탑, 돌아오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해외 인터뷰)
약 8년 전, 대마초 흡연 혐의로 인해 빅뱅의 전 멤버이자 배우인 최승현(T.O.P)의 화려한 커리어는 중단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2에서 강렬한 복귀를 알리며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오징어 게임>에서 '타노스'로 돌아오다
2024년 12월 26일, 넷플릭스의 인기작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공개되며 전 세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이번 시즌에는 독특한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했는데, 그중에서도 '타노스'는 단연 화제였다. 보라색 머리의 래퍼로, 가상화폐 사기에 돈을 날리고 약물 의존에 빠져 어설픈 랩을 하는 이 캐릭터는 절망과 죽음이 가득한 쇼의 분위기 속에서 독특한 유머를 선사했다.
타노스를 연기한 최승현에게는 이번 작품이 무려 7년 만의 활동이었다. 그는 2017년, 대마초 흡연 혐의로 10개월 형(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으며 한국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언론과 대중의 끊임없는 주목 속에 심각한 고립감을 겪었으며, 한때 의심스러운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20년, 그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더 이상 연예계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으로부터 연락을 받으며 뜻밖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
서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승현은 지난 어두운 시간을 회상하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20대에 정말 큰 사랑을 받았어요. 너무 과분한 사랑이라 내가 과연 받을 자격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요”라며 입을 연 그는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켰고, 너무나 어두운 시기를 겪었어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무거운 어둠이었죠"라고 말했다.
그는 음악 작업에 몰두하며 스스로를 치유했다. “그 당시 음악이 아니었다면 저는 살아갈 수 없었을 겁니다. 스튜디오에서 노래를 만들고 마이크 앞에 서 있을 때 비로소 숨을 쉴 수 있었어요”
<오징어 게임>의 출연 제안은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는 "타노스 같은 역할은 세계적인 시리즈 속에서 자칫 내 이미지를 고정시킬 수도 있다"며 부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의 신뢰가 그의 용기를 북돋았다.
“황 감독님이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셨어요. 연기 제안을 받은 것도 오랜만이었는데, 감독님의 믿음이 결국 제가 이 역할을 맡게 된 이유입니다”
연기 복귀, 그리고 음악에 대한 열정
최승현에게 연기는 익숙했지만, 오랜 공백 기간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촬영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두 지켜보는 그 순간, 비로소 제가 <오징어 게임>의 일부라는 사실을 실감했죠”
그는 타노스라는 캐릭터가 자신의 과거와 닮은 점이 많아 더욱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타노스는 약물에 의존하며 게임을 버텨나가는 캐릭터로, 최승현의 과거 실수를 떠올리게 한다.
“이 역할을 통해 나 자신과 과거를 직면해야 했어요. 감독님이 제게 보여준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거의 10년 만에 제 음악을 세상에 공유하려고 합니다”
현재 그는 연기보다 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가 맡고 싶은 캐릭터는 바로 뮤지션 T.O.P입니다. 이제 제 음악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어요”
그는 음악이 자신에게 치유와 삶의 이유가 되었음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가 지난 10년간 크게 변화했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많은 후회를 하며 제 음악적 우주가 풍부해지고 확장되었어요. 제 팬들이 이 점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의 말처럼 이번 복귀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른다. 타노스가 세상에 다시 나타난 것처럼, 뮤지션 T.O.P 역시 곧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개인적으론 잘 복귀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