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페이스, 소방관 - 초간단 후기
최근에 극장 갈 상황이 아니어서. 웬만하면 OTT나 VOD 공개되면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오래 저의 글을 읽어오신 분은 아시겠지만, 유기견 보호소에서 데려와 키우던 만두 녀석이... 생사를 좀 오가던 상황이라. 몇 달 떨어지지 않고 살피는 중이랍니다. 덤덤하게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조금씩 준비를 해야겠다, 그렇답니다. 늘 붙어있는 입장에서는 10년은 더 거뜬할 것 같은데 의사들이 겁을 주네요.
뭐 그건 그거고.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다 싶은, 에로티시즘에 서사를 결합해 문제작을 만드는 감독님입니다. 한국영화 걸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음란서생>의 유니크함을 아직은 스스로 뛰어넘지 못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한 김대우 감독님.
이번에 원작이 있는 작품을 들고 왔습니다. 쿠팡플레이에서 감사하게도 4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 터에, 부담없이 봤네요. 안 그랬으면 14,900원이었을 텐데. 물론 아깝다는 게 아니라 그 기회가 좋았다는...!
영화를 다 본 소감은, "만들다 만 것 같은 영화"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수연(조여정)과 미주(박지현) 사이에 성진(송승헌)이 끼인 영화인데, 성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수동적일 뿐이어서 이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여러 번 짓쳐들었더랍니다. 소위 캐릭터의 전사나 플롯의 진행에 따른 행위에서 수연과 미주에게 초점이 맞추어지는 게 응당 당연하지만 이들을 끌고 가는 시점은 결국 성진이었어서, 영화를 잘 만들었다, 라고 말씀하기는 어렵더라고요. 파격적인 박지현의 모습에 더해 그 반향이 영화를 감싼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의 기능적인 면에서 성진은 많이 부족했습니다. 연기와 주도적인 플롯의 진행 등에서 부족하다는 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송승헌이 연기를 너무 못했다!
영화 전체적인 완성도 역시 조금 아쉽지 않았던가.
영화가 오래 묵어 끓이고 끓인 사골 같은 느낌이 났으면 좋았을 텐데, 영화 러닝타임의 11분을 시작하고부터 거의 몽타주로만 채우는 통에 몰입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결론 또한 몽환적인 느낌으로 처리를 했던 터라 몇 번이고 재생해서 다시 보았더랍니다.
잘 만들었다, 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반면 실화를 소재로 했던 터라 약간만이라도 이 사건에 알거나 관계했다면 어마어마한 반향성을 가질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그래서 상당한 양면성을 지닌 것은 어쩌지 못하겠지요.
영화의 깊이감과 몰입도라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좋지 않았어요. 영화 전체가 몽타주 같은 느낌...!
음주운전이라는, 영화 외적인 사건이 영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는 원본을 모르기에 알 수는 없지만, 이만큼 흥행했으니 가급적이면 감독판 형태로라도 다시 개봉하거나 온전하게 관람할 수 있게끔 해주시는 건 어떨지요. 그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곽경택 감독님! 할 말 사실 꽤 있습니다만, 언젠가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영화 잘 만들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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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서생 정말 재미있었던... 마지막 동영상... 대사까지... ㅎㅎ
이번 영화는 많이 아쉬운가 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