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 프레슬리의 몰락과 부활 (2024) 간만에 보는 멋진 음악 다큐멘터리. 스포일러 있음.
가난한 시골청년이
어떻게 록스타가 되기까지에 이르렀나 하는 것에 기존 사람들의 관심이 머물렀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왜 그가 몰락하지 않고 영원한 록스타로 남게 되었느냐에 대한 것이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어릴 적부터 흑인교회 창문 곁에 서서 그들의 음악을 듣기 좋아했다고 한다.
다른 흑인음악가들처럼, 그도 흑인교회에서 음악을 배웠다.
흑인음악을 훔쳤다기보다, 그도 그 일원이었다 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도 사실은 인디언 혼혈이다. 백인들이 보기에 순수백인처럼 안 보였을 것이다.
엘비스영화가 좀 톰 파커대령에게 불공정했던 감이 있었다.
사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스타가 된 데에는 톰 파커대령의 공이 컸다.
엘비스 프레슬리에게는 제갈공명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젊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여기저기 공연을 가는 것을 따라다니며, 그의 잠재력을 눈치챈다.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텔레비젼에 자주 나오도록 공을 들인다.
소녀팬들에게 엘비스 프레슬리 굿즈를 팔기 시작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 사랑해요"라는 굿즈와 다른 한쪽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증오한다"라는
굿즈를 팔았던 것이 인상적이다.
야성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기성미국인들에게 어필하도록 순화시키고, 모범적인 미국인으로 만들고, 아이돌화한 것이
톰 파커 대령이었다고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영화에 대뷔시킨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그는 부지런히 그를 위해 뛰어다녔다. 플레이밍 스타라는 영화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는
백인과 인디언들 사이에서 갈등하는 혼혈청년역을 맡았는데, 상당히 작품성 있는 영화였다.
그런데 흥행에는 실패했다. 톰 파커대령은 이것을 보고, 이후 엘비스 프레슬리가
작품성보다는 인기 위주의 뮤지컬에 나오도록 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이덕분에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특히 엘비스 프레슬리가 군대에 입대해서 서독에 주둔할 때, 톰 파커대령은 그에게 노래를 많이 녹음해놓으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엘비스 프레슬리가 독일에 있을 때, 그의 녹음된 노래를 음반으로 계속 발매해서
그가 잊혀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군대에서 제대하면, 그가 잊혀져 있지 않을까 무척 걱정했는데,
톰 파커대령은 묘안을 냈다.
연예계 대부 프랭크 시나트라가 호스트를 하는 쇼에 등장해서 그와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이것은 프랭크 시나트라가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마에 "프랭크 시나트라의 사람"이라는 도장을 찍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이후, 엘비스 프레슬리는 연예계에서 무사통과되는 신분을 얻었다.
부도 주고 명예도 주고, 톰 파커대령은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모든것을 주었지만, 하나를 빼앗아갔다.
야성적이고 거칠고 반항적인 그의 카리스마였다.
가난하게 자랐던 엘비스 프레슬리는, 다시 가난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를 갖고 있었는데,
이때문에 톰 파커대령의 말에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자기 야성과 반역성 그리고 카리스마를 억누르고 지내면서
아이돌가수를 계속하던 엘비스 프레슬리는 점점 약발이 떨어지게 된다.
영화도 흥행실패하고, 몇년째 히트곡 하나 못내고,
엘비스 프레슬리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리게 된다.
톰 파커대령과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것도 이때다.
톰 파커대령은 아이돌 엘비스 프레슬리를 계속 이어가게 하려고 했다.
여기저기 콘서트를 다니면서 몸을 미친듯 흔들어대는 반항아 엘비스 프레슬리는
상품성이 없다고 여겼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어차피 이런 거, 자기 자신을 마음껏 발산하자 하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1968년 전설적인 컴백 콘서트를 한다.
톰 파커대령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컴백콘서트를 방해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쓰지만, 엘비스 프레슬리의 카리스마는 이런것들을 뛰어넘어 엄청난 반응을 일으킨다.
"아, 오랜만에 하니까 쑥스럽네. 뻘리 뭐라도 해야지."
"내 입술이 또 말려올라갔죠? 이거 너무 자주 이런다니까."
"하트브레이크호텔을 노래해달라구요? 이거 하도 오래 안해서 까먹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해보죠.....
(노래하다가) 거봐요. 실수했네. 자, 다시 시작해야지."
대중을 마음대로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야성적이고 거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자기 데뷔초기 그 거칠고 자유분방한 카리스마를
마음껏 펼쳐보임으로써 대중의 환호를 다시 받게 된다.
그리고, 이후 수백번의 공연을 계속 하면서 죽기 전까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굉장히 재미있는 다큐멘터리였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톰 파커대령의 관계는 확실히 영화화하기 좋은
소재이지만, 톰 파커대령에게 좀 불공정했던 것도 있는 듯하다.
그는 확실히 사업의 귀재였으며, 그가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해준 것도 많았고,
엘비스 프레슬리는 톰 파커대령에게 신뢰를 보냈던 적이 많았던 듯하다.
영화적 과장된 드라마화가 좀 있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