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 미츠루와 이토이 시게사토의 대담 - 7
1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1168
2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2301
3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3274
4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4040
5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5587
6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6720
7화 [밥 딜런이 돼버렸어]
이토이: 『터치』는 야구만화인데도 연습을 거의 그리지 않는다고 편집자와 옥신각신하지 않으셨나요?
아다치: 그야말로 이전 시대가 스포콘(스포츠 근성)이나 열혈 시대였으니까요. 카지와라 잇키 씨의 세계라거나 그런 걸 저도 정말 좋아했는데 막상 제가 그릴 단계가 되니 그 반동이 꽤 있었어요. 이미 한 일은 하지 않는다. 땀이나 눈물도 일단 생략하자고
이토이: 결국 시합조차 안 그리고?
아다치: 하하하 그건 안되죠(웃음).
(일동 웃음)
이토이: 이제 와서 말씀하셔도(웃음)
아다치: 모두가 할 거라고 생각한 건 가급적 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배신해주고 말겠다' 이런 느낌은 연재하는 내내 있었어요.
이토이: 아다치 씨 안에는 일관되게 '아무 생각도 없었다'라고 하는 부분과 '뭔가 다른 것을 해봐'라고 하는 부분 양쪽 모두가 항상 있네요.
아다치: 기본적으로 삐딱해서요.
이토이: 그건 굉장히 탄탄하게 느껴집니다. 모두가 히트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별로 나는 맞히지 않아도 돼'라거나
아다치: 그건 어쩔 수 없어요. 성격이네요.
이토이: 그걸 여기까지 통하게 할 수 있다는 건 역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배우들조차 경력을 쌓으면서 각자 주거를 바꿔가잖아요.
아다치: 제멋대로 하면서 여태까지 사라지지도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 그건 조금 자랑할 수 있는 일이네요.
이토이: 비유를 못하겠는데 굳이 말하자면 밥 딜런이 그런 사람이죠.
아다치: 그런 대단한 사람을 내면 안 돼(웃음)!
(일동 웃음)
이토이: 어쩔 수 없어요(웃음). 떠올라 버렸으니까
아다치: 밥 딜런이 돼버렸어(웃음).
이토이: 요컨대 밥 딜런을 보고 "변했다. 변했어."라고 하는데, 사실은 전혀 변하지 않았어요. 얼마 전 일본 방문 공연에 갔었는데 요즘은 큰 모니터를 회장에 두지 않아요. 멀리 있는 사람은 무대 위의 아주 작은 밥 딜런을 볼 수밖에 없어요.
아다치: 오~
이토이: 이 사람은 이걸 계속 통하게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면 "이젠 두 손 들었다"죠. 그 생각이 좀 났어요.
아다치: 확실히 임기응변이 아니면 융통성을 발휘하는 타입은 아닐까? 뭐, 그런 저 자신이 좋지만(웃음).
이토이: 그건 엄청 밥 딜런이거든요.
아다치: 아뇨 아뇨
이토이: 모두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다른 것이어야 한다’고 하는 의식이 있는 건 삐뚤어져 있다기보다는 모두와는 다른 요령이 1개 있다고 하는 것일까요?
아다치: 하하하하
이토이: 거의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고 여기까지 통할 수 있었던 것도 그렇죠. 그건 꽤 의식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다치: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생각하는 걸 애드리브로 자꾸 얘기하다 보면 나중에 후회할 때가 많아서요. '이런 식으로 할걸' 이런 생각을 나중에 하게 돼요.
이토이: 공식적인 아다치 미츠루라는 인간을 다들 알고 싶어서 물어보니까요. 평소의 본인과는 다르죠.
아다치: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로 나온다면 말씨부터 신경이 쓰이네요.
이토이: 그건 저한테도 있다 생각해요. 저는 ‘100점 같은 건 낼 수 없다’는 점에서 포기하고 있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어쩔 수 없어서
아다치: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 결국에는 편하다고 생각해요.
이토이: 아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건 제 본업이 그쪽이기 때문이겠죠. 요컨대 제가 만약 누군가로부터 ‘마음대로 만화를 그려봐‘ 같은 말을 들으면 분명 딱딱하게 그려질 거라 생각해요.
아다치: 하하하하
이토이: 아다치 씨가 만화를 그릴 때는 마감이 오면 낼 수 밖에 없으니까 ‘더 좋은 게 나올 때까지’라거나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거죠.
아다치: 마감이 없으면 올라갈 수 없어요. 만화 같은 건 말이죠.
이토이: 그렇게 생각하면 감사하네요. 마감이라니
아다치: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특히 주간지는 점점 등을 밀어주기 때문에 이제는 할 수밖에 없어요.
이토이: 그러다 보니까 '나중에 후회하겠지' 같은 생각은 안 하고 내는 건가요?
아다치: 그거는 각오하고 있어요.
이토이: 역시 본업은 그렇군요.
아다치: 만화는 분명 100%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니에요. 그래도 자신 있어요. 설령 60%라고 해도 그 정도의 점수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요. 하지만 만화 외에는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가 없네요.
이토이: 오래 하다 보면 '60%지만 자신 있다'는 말을 꽤 할 수 있게 되겠죠.
아다치: 말할 수 있죠. 지금까지 계속 먹고 살았으니까 앞으로도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지금도 하고 있죠.
이토이: 그거를 신인에게는 말할 수 없겠죠(웃음).
아다치: 하하하 말 못하죠.
이토이: 그걸 말할 수 있게 된 순간이 아다치 씨 안에도 있었던 거군요.
아다치: 그렇네요, 어느샌가요.
원문
https://www.1101.com/n/s/adachi_itoi/2024-02-21.html
마침 밥 딜런 전기 영화가 곧 공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