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치 미츠루와 이토이 시게사토의 대담 - 2
1화 https://extmovie.com/movietalk/92581168
2화 [읽기 쉽죠?]
이토이: 10년간 히트작이 없다고는 해도 계속 프로로 그려왔죠?
아다치: 그때는 거의 원작이 있었죠. 편집자가 가져온 일을 별 생각도 하지 않고 그림으로 그렸을 뿐이에요. 스스로 무언가를 그리고 싶다거나 원래 그런 건 전혀 없었던 사람이니까
이토이: 원작이 있다고는 해도 그림을 그리며 먹고 사는 거니까 그건 이미 프로예요.
아다치: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에서는 프로지만 그런 자각이 없었어요.
이토이: 만화가가 되고 싶은 아이로 치자면 어떤 점에서는 ‘잡지에서 그린다’는 게 ‘만화가가 되었다’잖아요.
아다치: 그렇군요
이토이: 당시 이미 몇 개나 연재하고 있었는데 그 자각이라는 건…
아다치: 없죠(웃음)
이토이: 허~
아다치: 우리 세대는 3년 정도 위가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그 꼬리쯤에 우리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사람들이 여러 일들을 먼저 다 해놓은 덕분입니다.
이토이: 네(웃음)
아다치: 베이비붐 세대라는 것은 숫자를 힘으로 해서 문화를 바꿔버린 사람들. 만화도 그 사람들이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가능성을 점점 넓혀주었습니다. 그런 걸 3년 늦게 보고 공부해서 저는 다소 안전한 길을 따라가며 “아, 저렇게까지 하면 안되겠네” 같이
이토이: 만화에 나오는 애들도 다소 그런 느낌이 있죠. ”별로 그런 건 생각 안해“ 같은 거요. 차가운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아다치: 뭐, 뜨겁지는 않았네요.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뜨거워지고 있던 것을 비교적 냉정한 눈으로 보고 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이토이 씨 세대일 거예요.
이토이: 아다치 씨 입장에서는 저는 이전 세대가 되는군요. 항상 좌충우돌해요. 우리는(웃음).
아다치: 하지만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심야를 젊은이에게 해방시킨 것도 그 세대고 잡지나 영화도 그렇습니다. 특히 그 시절의 만화는 당시의 문화 중에서도 꽤 앞섰던 것 같아요.
이토이: 그 무렵에는 출판이나 편집도 이미 교제가 있던 건가요?
아다치: 쇼가쿠칸에 있긴 했어요. 당시에는 소녀만화도 그리고 학습지도 그리고 오는 일을 자꾸 맡아서요.
이토이: 편집자라고 해야 하나?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 녀석, 있으면 좋네.’ 같은 사람이군요.
아다치: 몇 번이나 방치되어 있었습니다만(웃음). 나이도 30 가까이 됐었기 때문에 딱히 기대받지 않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기분상으로는 아주 편했어요. 아무 생각도 없이 『터치』를 시작해버렸고
이토이: 그런 이야기는 지금이야 웃으면서 할 수 있지만…
아다치: 네, 모두 결과론이죠.
이토이: 내가 만약 당시의 친구였다면 “너 지금 이대로 괜찮아?” 같은 얘기잖아요.
아다치: 만화가는 그런 친구들뿐이니까요. “괜찮아?”가 주변에 많이 있더라고요. 앞일이라고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어요.
이토이: 하지만 『소년선데이』에 연재를 하고 있다니… 당시라면 100만부 이상이잖아요
아다치: 그렇죠
이토이: 즉 “괜찮아?“라는 사람들이 그린 만화를 전국의 엄청난 수의 소년소녀들이 매주 읽었으니
아다치: 하하하 그렇네요
이토이: 그거 굉장한 거네요.
아다치: 원래 만화는 돈을 버는 게 아니였어요. 코믹스(단행본)도 안나오던 시절에 원고료로 생활하던 것이기 때문에 설령 생활할 수 있어도 빠듯해요. 처음부터 그런 세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원래 그런 각오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먹고 사는 시점에서 행복한 거예요. 그 이상은 저도 바라지 않았어요. 그게 갑자기 양지에 올라와서 당황스러웠죠.
이토이: 『터치』의 연재가 시작되었을 때도 아직 그런 상태였나요?
아다치: 당시로 말하자면 『터치』의 시작 전에 『미유키』를 연재하고 있었고, 그쪽이 엄청 성공했어요.
이토이: 그건 맞았네요.
아다치: 엄청 성공했죠. 그거랑 병행하는 식으로 『터치』가 시작되는데요 당시에는 『미유키』에 빠져있었죠. 『터치』의 경우에는 흐름에 따라 시작해버린 연재여서 딱히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서요(웃음).
이토이: 엄청 좋아해요, 그런 얘기(웃음)
아다치: 하하하하
이토이: 그야 좋잖아요. 목표다, 목적이다, 노력이다 라는 게 아니라
아다치: 읽어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힘이 빠진 만화죠
이토이: 제가 1권을 읽고 생각한 것은 ’이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만‘ 라는 게 처음부터 이해가 아주 잘 돼요. 아이가 그림책을 읽을 때와 같은 편안한 즐거움이 있었어요
아다치: 저희 만화, 읽기 쉽죠?
이토이: 네, 읽기쉬워요!
아다치: 하하하하. 저희 만화는요, 읽기 쉽도록 주의하고 있어요.
이토이: 그건 이제 기술도 가지고 있군요, 분명
아다치: 여러 사람의 작품의 영향으로 일단 읽기 쉽지 않으면 안될 거라는 건 계속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이토이: 당시에는 주간 연재죠.
아다치: 주간이죠.
이토이: 잡지가 나온 후의 반응이라던가 만화가분들도 엄청날 정도로 “어때?” 하고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아다치: 그런 게 전혀 없어요(웃음).
이토이: 어째서죠?
아다치: 30대의 그쯤에서 별로 고민한 기억이 없어요. “앞으로 어떻게 하지?” 라던가 그런 것도 생각을 못해서요.
이토이: 주위에서 별 기대도 안하고
아다치: 정말 그랬네요. 그래서 분석할 생각도 안했는데, 왜 이렇게 성공했는지 저도 잘 몰랐어요
이토이: 허~
아다치: 정말로 『터치』에 관해서는 주인공들이 잘 움직여준 거라 생각하네요.
원문
https://www.1101.com/n/s/adachi_itoi/2024-02-16.html
그.. 아오이 호노오라는 만화 보면 주인공이 아다치 미츠루를 엄청나게 의식하고 열등감 느끼는 게 나오더라고요.^^
갑자기 그 생각 나네요.
영상 감독으로 나섰어도 성공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