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을 보고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이자 올해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여한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인 <괴물>을 보고 왔습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오리지널 각본이 아님에도 초반부에 남겨진 가족 같은 설정이나 사실적이면서도 세심한 톤앤매너 등 극을 장악한 고레에다의 연출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 아무래도 관람하면서 사카모토 유지의 작법을 떼어놓고 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는 사실상 3장 구조로 되어있는데, 1장은 남겨진 가족에게 찾아 온 상흔과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 답답함이 있습니다.
1장에 45분 정도 소요 됐을 정도로 빠르게 1장에서는 중요한 문제는 크게 다뤄지지 않고 해결되지도 않은 채로 끝나버립니다.
영화의 결이랑 조금 상이하게 미스터리가 동력이 되는데 제대로 작용된다기보다는 답답한 인상이 사실 컸네요.
- 2장에서 주인공의 시점을 달리하며 (<라쇼몽>이나 <아가씨>처럼) 1장과 동일한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라쇼몽 효과’로 추가적인 정보들을 더 제공합니다.
사실 언론에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했거나 영화의 암시를 빨리 캐치했다면 2장까지만 보면 미스터리라는 장치의 사용이 의아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 3장까지 보고서야 올해 칸영화제 각본상 수여에 절로 수긍한달까요.
그러니까 미스터리라는 이질적인 장치가 주는 답답함과 ‘라쇼몽 효과’ 등 사카모토 유지의 작법은 사실 텍스트와 화법의 일치인 셈인 겁니다.
사람의 이해라는 것은 결국 개인의 제한된 시각의 폭이 있어 결국엔 오해에 갇히는데, 그걸 영화의 플롯으로 하여금 오해가 이해에 이르는 영화적 체험을 시켜줍니다.
2장까지는 다소 작위적이라고 느껴진 부분들이 3장에서는 트럼펫 소리의 사용 등 굉장히 따뜻하고 뭉클한 감동을 안겨줍니다.
- 예술은 형식으로 말한다는 점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사카모토 유지의 이번 협업은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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