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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소년 선데이는 어떻게 적자위기를 극복했는가

중복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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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가쿠칸 <주간 소년 선데이(이하, 소년 선데이)> 편집장을 10월 13일자로 퇴임한 이치하라 타케노리 씨. 2015년 편집장 취임 당시, <소년 선데이>는 1959년 창간기 이후, 첫 적자 전락이 예상되었다.

 

취임 직후, 이치하라 씨는 이 잡지의 38호(2015년 8월 19일 발매)에 '독자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게재. 신인 육성을 절대적인 사명으로 하는 '선데이 개혁'을 표명했다. 그리고 퇴임할 즈음하여 자신의 트위터에서 "유례없는 위기에 처한 소년 선데이도 6년 3개월의 재임 중에 극적으로 실적 개선되어 무사히 차세대로 물려줄 수 있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라고 중얼거린 것처럼 <소년 선데이>는 위기를  벗어났다. 내외에 큰 반향을 불러들인 그 개혁 표명의 진의는 무엇이었는가? <소년 선데이>라는 전통 브랜드를 어떻게 해서 다시 세웠는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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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개혁 따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치하라 씨가 취임 직후에 낸 선언문은, 독자로부터는 '선데이의 비상사태 선언'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치하라 '개혁'이라는 부분이 크게 주목을 받고 말았습니다만, 그냥 하면 된다는 것도 아닙니다. 우선, 정말 개혁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별할 필요가 있지요. 움직이지 않아도 될 때 움직이는 리더는 최악입니다. 리더의 에고로 행해지는 개혁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으니까요.

 

애초에 편집장이라는 것은, 무슨 트러블이 생겼을 때 책임을 지거나, 작가와 엇갈렸을 때 현장을 대표하여 의논하거나, 팀 전체의 방침을 정하거나 하는 것이 역할이며, 스스로 땀을 흘리며 가장 전선을 뛰어다니는 건 큰 비상 사태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개혁 따위 하고 싶지 않았어요. 피곤하니까(웃음). 제가 편집장이 된 시점에서 <소년 선데이>는 개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알려주세요.

 

이치하라 창간기 이후 큰 적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다만, 그것은 어제 오늘에 발생한 문제가 아닙니다. 20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소년 선데이>는 쇠퇴해 갔습니다.

 

내가 입사해서, <소년 선데이> 편집부에 배속된 것은 1997년. '제3차 황금기'라고 불렸던 시대였습니다. <명탐정 코난>(아오야마 고쇼)이 시작된 무렵이네요. 그 밖에도 <이누야샤>(타카하시 루미코)나 <메이저>(미츠다 타쿠야) 등이 연재되고 있었습니다.

 

 

――매우 많은 히트작이 나온 시대네요.

 

이치하라 저는 편집자의 일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르고 이 업계에 들어와서, '여기가 네 자리다' 하고 안내받았을 때 "아다치 미츠루 선생님은 어느 자리에서 그리고 있나요?" 라고 물었을 정도입니다(웃음). 다만, 1년이나 일을 하다보면 편집부의 찌꺼기가 보입니다. 저에게는 게임이에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이 소년 만화의 세계에도 규칙이 존재해요. 진리'라고 해도 좋어요. 어떻게 하면 이 게임을 이길 수 있을까? 저는 인생 전반에 걸쳐 줄곧 게임의 근간을 이루는 것에 관심이 있었고, 그 핵심을 찾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쇼가쿠칸의 창고에 가서, 창간호부터 훑어보았습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과거를 모르면 미래를 내다볼 수도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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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육성에서 멀어지면 이길 수 없다

 

――거기서 이치하라 씨가 알아차린 핵심이란 무엇인가요?

 

 

이치하라 신인 육성입니다. 우수한 편집자를 육성·배치하고, '여기는 매력적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팀을 만들면 거기에 재능이 풍부한 화가가 모여들어요. 그러한 화가를 제대로 키워서 한 사람의 작가가 되게 하고 히트작을 낸다. 이 루틴만 어기지 않으면 이 게임은 절대 지지 않아요. 그런데 <소년 선데이> 편집부는 신인 육성에서 멀어지려고 해요. 이래서는 이길 수 없겠다 싶었죠.

 

――그게 아까 말한 '편집부의 찌꺼기'입니까?

 

이치하라 그렇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위기감을 품고 있었습니다.

 

――<소년 선데이>의 경우, 매출을 지탱하는 대간판과 잡지의 '양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분을 담당하는 작가가 둘 다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타카하시 루미코 선생님, 아다치 미츠루 선생님, 아오야마 고쇼 선생님 등등. 그래도 이길 수 없다고요?.

 

이치하라 네. 그만큼 신인 육성은 중요합니다. 영구적으로 강력한 만화 브랜드로 있기 위해서는 올바른 신진대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입사 2년째 젊은이의 말 따위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실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그런 소리 할 시간에 일해라' 같은 말을 듣고 말죠. 그래서 빨리 발언력을 손에 넣고 싶었어요. 발언력이라고 할까, 실력이네요. 자신을 단련해 나가야 하죠. 그러는 동안에도 <소년 선데이>는 점점 쇠락해 갔어요. 정말 답답한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입사 6년째인 28세 무렵에는 <소년 선데이>의 에이스 편집자라고 불리게 되어, 상층부에서는 '신인 육성의 전문가'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가장 스파르타였던 'MAJOR' 미츠다 타쿠야 선생님

 

 

――그 편집술은, 어떻게 배웠나요?

 

이치하라 음...... 열심히 생각했죠(웃음). 특히 배울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것은 즉, 편집부에 신인 편집자를 육성하는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입니까?

 

 

이치하라 옛날에는 제대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에는 흩어져 있었네요. 저의 경우, 담당작가에게 단련받았습니다.

 

가장 스파르타였던 사람은 미츠다 타쿠야 선생님이네요(웃음). 제가 담당했던 당시 미츠다 선생님은, <메이저>의 인기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기라서 지금 바로 인생을 개척하고 성공하느냐 마느냐의 벼랑 끝에 걸려있었습니다. 협의는 항상 진지한 승부. 항상 따끔따끔했습니다. 공중전화로 협의했을 때는 7시간이 걸린 적도 있습니다. 도중에 키오스크에서 1만엔 지폐를 꺼내서 껌을 사고 잔돈을 만들거나..... 좋은 의미의 따끔따끔한 느낌으로 단련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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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일을 하면서 자동적으로 편집자를 육성할 수 있는 것이 이상적이죠.

 

이치하라 그건 정말 이상적이고 그래야만 해요. 하지만, 내가 28살 무렵의 <소년 선데이> 편집부에는 그런 편집자 육성의 풍토 같은 것이 완전히 없어져 있었어요. 게다가 신인 작가를 키우는 자리도 줄어들었습니다.

 

 

신인 육성을 위한 매체

 

 

――신인 작가의 작품을 올릴 매체가 없어졌다?

 

이치하라 그런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월간 증간호(<주간 소년 선데이 S>)가 신인 작가를 육성하는 곳으로 기능하고 있었습니다만, 그것을 없애게 되었어요. 대체로 편집장은 3년의 임기이기 때문에 증간호를 줄여서 비용을 절감하면 표면적인 실적은 상승하고 사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 출세합니다. 바보 같은 이야기죠. 도대체 어떻게 신인 작가를 키우면 좋을까 싶죠. 그래서 저는 상층부와 크게 싸웠습니다. 그 때 '신인 육성을 위한 월간지'라는 기획서를 서문과 함께 회사에 제출했어요. 2002년의 일이네요.

 

그것이 나중에 <겟산>으로 이어집니다. 뭐, 그때는 30분 만에 묵살당했지만....... "너는 에이스로 신인 육성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런 짓을 할 때인가!" 라는 말을 듣고요. "아니, 신인을 육성해도 어디에 올리는 건가요? 올릴 장소를 점점 부숴버리고 있잖아요. 월간지를 만들지 않으면 선데이는 끝나요"라고 말했는데요.

 

 

부수나 매출만으로는 호조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2005년 시점에서의 <소년 선데이>는, 그래도 실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치하라 숫자(매출)로는 겉으로는 호조였어요. 왜냐면 <메이저>가 애니메이션화되어 터무니없는 이익을 내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때 편집부에 있던 제가 보기에는 <소년 선데이>는 2004년부터 2009년에 걸친 5년간 사실상 괴멸했습니다. 내부는 이미 엉망진창. 신인 작가를 전혀 키울 수 없어요. 애초에 신인 작가의 육성에는 대략 6~7년은 걸립니다. 그래서 신인 작가의 육성은 그 편집장의 임기 중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손을 대지 않으면 후세의 부채는 쌓여갑니다. 부수나 매출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는, 그 잡지가 진정한 의미로 호조인지 아닌지는 실제로는 알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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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겟산> 창간

 

 

――<겟산>이 창간된 것은 2009년. 창간호의 인사문은 이치하라 씨에 의해 적혔습니다.

 

이치하라 그래요(웃음). 당시의 나는 아무런 역할도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편집장 대리'라는 직함이었죠. 실제 편집장 업무는 처음부터 내가 하고 있었어요. 드디어 염원이 이루어져 신인 작가를 육성할 곳이 만들어졌습니다.

 

――'애프터눈 사계절상'(※주: 고단샤 '애프터눈'에서 연 4회 실시되는 신인상. 수상작은 별책 부록에 수록되었다)과 같은 신인 작가를 육성하는 자리는 역시 필요하죠.

 

이치하라 그래서 <겟산>에서는 같은 일을 했습니다. <애프터눈>의 편집장을 맡은 유리 코이치 씨는 존경하는 선배 중 한 명입니다. <겟산> 창간을 매우 기뻐해 주셨고 항상 응원해 주었습니다.

 

――창간호의 별책 부록에 게재된 이시이 아유미 선생님(대표작 <노부나가 콘체르토>)의 낭독은 굉장히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이치하라 그녀는 혼자 그리기 때문에 주간 연재의 페이스에는 맞지 않았어요. 하지만 편집부에 주간지밖에 매체가 없다면, '주간 연재할 수 없다면 필요 없습니다' 하고 그 정도의 재능을 놓아버리게 됩니다. <소년 선데이>의 브랜드력을 높여 나가려면 반드시 월간지가 필요했습니다.

 

――그 시절의 <소년 선데이> 본지는.......

 

이치하라 상층부는 "너는 직접 만든 자가용 크루저로 즐겁게 뛰어다니고 있는 것 같은데, 바로 옆에서 침몰해가는 전함 야마토를 그저 쳐다보고 있는 것이 너의 남자다움인가!?" 라고 고함을 질렀지만요. 아니, 저는 <겟산>의 편집장이라 이쪽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라고 답했죠. '돌아오라'고 말해도, 돌아가는 이상은 편집장이 아니면 의미가 없죠.

 

 

'절대 폐간된다'고 걱정하면서 <소년 선데이> 편집장으로

 

 

――그리고 2015년에 <소년 선데이> 편집장으로 취임합니다.

 

이치하라 그때까지도 곁눈질로 계속 선데이를 관찰하고 있었습니다만, 예전에 제가 재적했던 당시보다 훨씬 병태는 악화되어 제가 돌아가지 않으면 확실히 폐간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친근하게 지내고 있는 작가들은 '절대 폐간되니까 돌아가지 않는 편이 좋다'라든가 '망했을 때 편집장이라면 당신의 책임이 된다'라든가 '이런 큰 배가 가라앉는 것은 만화 역사상으로도 처음이라 큰 사건이 된다'라든가 모두 걱정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서는 (편집장 취임의 사령을) 받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소년 선데이>랑 아다치 미츠루를 좋아해서 선택한 직업이기 때문에, 거절하면 거기에 거짓말을 하는 셈이 되죠. 게다가 소년 선데이적으로도 제가 했는데도 폐간된다면 선데이도 바라던 바일 것이라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장으로 취임하는 것이 결정되고 나서 먼저 주력 작가들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가 지금까지 20년간의 편집장들의 실정을 사죄하며 돌아다녔습니다.

 

 

――그렇게 나온 것이 '독자 여러분께'라는 선언문이었군요.

 

이치하라 모든 책임은 나 한 사람한테 있다. 나는 편집장 취임과 동시에 사직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 언제든지 보여줄 수 있도록 해 두었습니다. 그 선언문을 낸 이상 안 됐을 때는 사퇴할 수 밖에 없어요. 어차피 실패해도 샐러리맨이니까 안전하잖아 같은 생각이 들게 하면 개혁 따위는 할 수 없어요. 연재종료=해고인 작가들과 대등해지려면, 자신의 퇴로를 끊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뭐, 그런 제 진의를 백전연마의 작가분들은 간파해주셨네요. 아다치 미츠루 선생님은 "이제 네가 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하며 배웅해 주셨습니다. "네가 실패하면 소년 선데이는 이제 끝이야"라고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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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하라 타케노리 편집장 취임 당시 아다치 미츠루의 축전

 

 

'선데이 개혁' 1탄 편집자와의 면담

 

 

――이치하라 씨의 '선데이 개혁'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착수한 걸까요?

 

이치하라 3가지 포인트로 좁혀서 정밀 조사했습니다. 우선은 편집자. 구체적으로는 편집부원 전원과 면담을 했습니다. ' 어떤 만화를 만들고 싶은가' 같은 건 물어보지 않았어요. '인생 최고의 영화는? 라든지 '동아리 활동 뭐 하고 있었어'라든가. 저쪽은 '이 사람, 왜 이런 소개팅 같은 걸 물어보는 걸까?'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만요(웃음). 인간성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던졌어요. 그러한 면담을 반복하여 쓸모있는 젊은이가 몇 명인지를 정밀 조사했습니다. 사전에 상상했던 것보다는 많았기 때문에 그다지 절망하지는 않았네요.

 

――선언문에는 '소년 선데이의 '만화'에 관련된 모든 의사결정은 편집장인 제가 혼자 합니다. 나의 독단과 편견과 미의식이 전부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치하라 그것은 독재 체제를 구축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아직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능력이 없어요. 완전히 미숙한 상태. 기회를 받을 자격조차 없는 너희들의 수치야, 라고 편집부원에게 말했습니다. 다만, 편집자를 키운다는 전통이나 풍토가 끊어져 버렸기 때문에 그들의 책임이 아니지만요.

 

그래서 매주 매주 만화 스터디 모임을 열었습니다. 그것은 편집 기술을 가르치기 전의 단계이며 왜 만화 편집자가 필요한지, 만화란 무엇인가, 이야기란 무엇인가를 반년 정도에 걸쳐 전했습니다. 이것은 신입사원이 배속될 때마다 하고 있었습니다. 5년째 정도까지는 계속했나? 힘들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편집자는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했어요. 스터디 모임은 피곤하니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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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스핀오프 스타트 이유

 

――두 번째 포인트는?

 

 

이치하라 작가진의 정밀 조사입니다. 가장 절망한 것은 신인 작가진의 층이 얇다는 것입니다. 전혀 제로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큰 잡지를 움직여 나가기에는 압도적으로 재능군이 부족했어요. 미래에 대한 씨앗이 없었어요. 육성 체제도 너덜너덜했고요. 제 편집장 시절에 황금시대가 도래할 일은 절대 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신인 작가의 육성에는 최소 6~7년은 걸립니다. 나는 버리는 패가 될 수 밖에 없다, 초석을 쌓는 대가 되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다만, 신인 작가가 자라기를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습니다.

 

――그 사이에도 수익을 올려야 하는 거고요.

 

이치하라 그렇죠. 괴멸적인 경영 상황 속에서 제로 베이스부터 신인 육성하는 셈이니, 제1기생이 다 자랄 때까지 최소 5년. 그 사이에 잡지가 망해 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죠. 그 때 번쩍인 아이디어가 <명탐정 코난>의 스핀오프였습니다. 당시의 <소년 선데이>에서는 <명탐정 코난>이 절대 챔피언이고, 아오야마 고쇼 선생님이 그토록 열심히 해주시고 계신데, 그 만화를 하나 더 하면 회사적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을까, 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판매부나 선전부를 모아 '지금까지의 3배, 아니 5배 <명탐정 코난>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자'고 말하고, 스핀오프 작품 <명탐정 코난 범인 한자와 씨>(작화: 칸바 마유코)와 <명탐정 코난 제로의 일상>(작화: 아라이 다카히로)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오야마 선생님은 "재미있네"라고 말해 주셨고, 칸바 선생님도 아라이 선생님도 <겟산> 시절에 제가 눈여겨본 신인에 둘 다 아오야마 선생님을 좋아했기 때문에 "꼭 하고 싶어요"라고 말해 주셨습니다.

 

무책임한 관계자들로부터 '선데이는 코난에게 의지해서 신인을 육성할 생각이 없다'는 뒷담화를 자주 듣지만, 때려줄까 생각했어요(웃음). 2년 정도로 신인 작가가 자랄 리가 없으니까요. 소년 선데이의 말기 증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간이 아무도 없는 가운데의 고독한 싸움이었기 때문에 매우 괴로웠네요.

 

 

――<소년 선데이>의 연재진은 상당히 대폭 교체되었네요.

 

이치하라 첫 2년간 6할 정도가 연재를 종료했습니다. 무심한 관계자로부터 자주 '장르가 편중되어 있다'라든가 '더 이런 만화를 늘리는 게 어때?' 라는 말씀을 듣지만, 착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저는 사무라이 재팬(일본 야구 국가대표팀)이나 올스타의 감독이 아니라는 겁니다.

 

마음대로 골라잡을 수 있는 작가진 중에서 내 취향에 따라 픽업해서 라인업을 정한 것이 아니라, 부족한 기존 전력으로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게릴라전을 해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저 스스로도 뛰어다니며 어떻게든 매년 신연재 공세의 횟수를 맞춰 갔으니까요. 그것을 5년간. 마지막 1년간은 거의 치프들에게 맡겼지만, 정말 피곤했어요(웃음). 전혀 사치스러운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돈을 쓰는 곳을 틀리면 안 된다

 

 

――그럼 세 번째 포인트는?

 

이치하라 <소년 선데이>의 경영 상황이네요. 이건 이제 논외 중의 논외.

 

――어머.

 

이치하라 취임 당시에 전대미문의 대적자가 될 전망이었지만, 결국 첫 반년간 폭주하여 전부 막았습니다. 그 대신, 그 만큼의 경영 자원은 신인 작가의 육성에 할당했습니다. 신인 작가의 육성 자금은 제가 <소년 선데이>로 돌아온 당초에 비하면, 현재는 17배 정도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라이벌에 비하면 아직 밀리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신인 작가의 육성에는 돈이 듭니다. 하지만, 거기에 얼마를 쓸 수 있는지가 승부이기 때문에 돈을 들이는 곳을 틀려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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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하라 씨의 <소년 선데이> 편집장의 재임 기간은 역대 2위(2015년 35호~2021년 45호)였습니다. 그 사이에는 <선데이 웨브리>(만화 앱/2016년 개시)도 시작되었습니다.

 

이치하라 웹이라면 연재 페이스는 월 1번이든 연 1번이든 괜찮기 때문에 작가님의 페이스에 맞춘 연재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신인 작가의 단편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이 디지털의 강점이죠. 다만 저는 방침을 내렸을 뿐, 실제 출범&운영은 오시마 카즈노리(현 편집장)가 전부 해 주었습니다. 저는 인재 육성과 만화에 관련된 의사결정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이치하라 씨의 '선데이 개혁'에 의해, 편집부는 어떻게 변화했습니까?

 

이치하라 처음 3년간은 선언문에서 말한 대로, '만화 스터디 모임'에서 편집자를 단련하면서 제가 신인 작가의 작품 전부를 훑어보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러면 내 몸이 버티지 못합니다(웃음). 처음에 주목한 3명의 편집자가 비교적 빨리 자라주었기 때문에, 4년차에는 그들을 치프로 임명하고 편집부를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치프를 중심으로 해서 팀으로 만화를 만든다는 체제를 만들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남녀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

 

 

――이치하라 씨 취임 후의 신연재 중에서는 <아오자쿠라 방위대학교 이야기>(니카이도 히카루/2016년 22·23호부터 연재), <마왕성에서 잘 자요>(쿠마노마타 키기지/2016년 24호부터 연재), <코미 양은 커뮤증입니다>( 오다 토모히토/2016년 25호부터 연재) 등의 히트작이 탄생했습니다.

 

이치하라 '소년지에는 이런 만화를 실어야 한다' 같은 사고방식은 저는 싫어요. 장르의 제약은 없고, 여자가 주인공이어도 좋아요. 내가 유일하게 강조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남녀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면 소년만화다'라는 점 딱 하나. 참고로 중학교 2학년 남녀 '밖에' 읽을 수 없는 게 아니에요.

 

――13살이나 15살이 아니라 14살이라는 것은 이유가 있나요?

 

 

이치하라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14살 무렵이 가장 감성이 풍부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일에 예민하게 반응했던 시기로, 그 이전에는 어린이죠. 14살이 사춘기의 입구고 거기서부터 소년이 된 것 같아요. 14세의 남녀가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이라는 방침은 <겟산> 창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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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완성 원고를 읽기 때문에 그 작품이 재미있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만, 콘티나 신인 작가의 투고작은 어떤 점을 보고 판단하나요?

 

이치하라 인간을 그릴 수 있는지 아닌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인간을 그리는 것이니까요. 표정, 몸짓 손짓을 포함한 액션, 눈빛, 행동, 그리고 대사. 할 수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본능적으로 할 수 있어요.

 

'이제부터는 디지털 시대다'나 '종이 잡지의 위기다'라고 말해도 그것은 판매 방법의 이야기지 우리 창작 현장은 0차 산업입니다. 어디까지나 '인간을 그리는 것'이 중요해요. 예전에 휴대폰 소설이 유행했을 때 '앞으로는 소설의 본연의 모습이 바뀐다'는 말을 들었는데 바뀔 리가 없죠. 왜냐하면 독자가 인간인 이상 그 부분은 변하지 않아요. 인간이 진화하면 다르겠지만요.

 

――'인간을 그린다'는 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세요.

 

이치하라 작가가 각 캐릭터의 인격을 이해하지 않으면 3명, 4명의 캐릭터를 움직여도 대화가 틀에 박힌 문장이 되는 사람이 많죠. '해냈어'라든가 '우오오오'라든가 누가 말해도 똑같은 대사를 써 버려요. 그러면 인간을 그릴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죠. <철야의 노래>의 코토야마 선생님 같은 경우, 정말 대사가 대단하죠. 마치 인간이 정말로 대화하고 있는 듯한 대사를 씁니다.

 

――그렇군요.

 

 

중간색의 표정 <장송의 프리렌>의 페른

 

이치하라 <장송의 프리렌>(원작: 야마다 카네히토, 작화: 아베 츠카사)은 이쪽의 표정(※주: 단행본 1권 P.60의 페른의 표정)을 봐주길 바랍니다. 나는 이것을 봤을 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인간의 감정은 희로애락이 있지만 어느 쪽이든 100%인 상태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항상 무언가와 무언가가 섞인 상태. 100 중에 슬픔 35, 조바심 15, 불안 20......라든지, 여러 감정이 항상 섞여 있죠. 그 중간색의 감정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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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표정이 있으면 '이 사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하고 독자의 해석에 맡길 수 있는 부분이 생기네요.

 

이치하라 그렇죠. 아다치 미츠루라 하면 그야말로 그 궁극에 도달했죠.

 

 

――<장송의 프리렌>은 2021년 만화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치하라 정말 다행이네요. 그 작품은 치프제를 도입한 새로운 체제의 2년째에 나온 작품이고 치프 중 한 명이 시작한 연재입니다. 연재 획득까지 5년 정도 걸리는데, 빠른 출세네요. 신생 선데이의, 말하자면 신인 작가 제1기생이 아닐까요?

 

――새로운 치프제에서 신인 작가의 히트작이 나온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이치하라 매우 중요합니다. 처음 <장송의 프리렌>의 콘티를 읽었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내가 개입하지 않아도 이런 기획이 나오는 현장이 되었구나, 라고요. 그 기쁨밖에 없었네요. 한 컷도 나는 손을 대지 않았어요. "빨리 연재해시켜라" "주간 연재 외에는 싫다"라고 밖에 말하지 않았네요. <소년 선데이>의 뛰어난 신인 작가가 데뷔작부터 영상화도 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의 메가히트를 낸 것은, 아마 30년 만이죠. <오늘부터 우리는!!>(니시모리 히로유키) 이후의 쾌거예요.

 

――현재의 <소년 선데이>를 상징하는 작품인가요?

 

이치하라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팀 선데이'에 투고작을 가져오는 작가님과 자립한 편집자가 이인삼각으로 함께 성장해, 좋은 만화를 만들었어요. 이제 내가 고생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라고 생각했죠. 안심하게 된 게 제일 기쁜 일이에요(웃음).

 

 

――옛날에는 '지하철 선반의 점프, 라멘가게의 매거진, 만화 연구 동아리의 선데이'라고 불렸습니다. 차분히 침착하게 읽는 <소년 선데이>의 분위기가 돌아온 것 같습니다.

 

이치하라 어쨌든 양질의 만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다만 지금의 선데이를 비유한다면, 터무니없는 중병에 걸려 죽을 위기에 처해, 다시는 달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선고된 달리기 선수가 긴급 수술을 하고 어떻게든 다시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상태로 돌아온 것에 불과합니다. 올림픽에 나가서 라이벌을 꺾고 금메달을 쟁취하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전력으로 노력해도 앞으로 15년은 걸립니다. 편집부에는 방심하면 또 곧 폐간 위기가 올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를 잘못해서는 안 됩니다. 당초에는 10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개혁의 제1장은 끝났지만,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됩니다.

 

IMG_3492.jpeg.jpg

 

――지금의 입장과, 향후의 방향은?

 

 

이치하라 직함으로는 '프로듀서'입니다. 한마디로 차장이네요. <소년 선데이> <겟산> <월간 선데이 GX> <선데이 웨브리>를 총괄하는 입장입니다. 이 '선데이 그룹'의 브랜드력을 높여가는 것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SSC(소년 선데이 코믹스)를 충실하게 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소년 선데이> 편집부에 한마디.

 

이치하라 나처럼 비참한 일을 당하는 편집장은 다시는 나오게 하지 마(웃음).

 

 

 

프로필

이치하라 타케노리

1974년 도쿄도 시부야구에서 태어나 아다치구에서 자랐다. 외식 산업에 취직을 희망한 시기를 거쳐, 97년 쇼가쿠칸 입사. <주간 소년 선데이> 편집부에 배속되어 아다치 미츠루, 니시모리 히로유키, 미츠다 타쿠야, 타나베 옐로우, 모리 타이시 등을 담당. 월간지 <겟산> 창간을 기획하여 2009년 창간 시에는 편집장 대리, 이듬해 10년 편집장으로 취임. 2015년 7월에 <주간 소년 선데이> 편집장으로 취임. 2021년 10월 13일자로 편집장을 퇴임하고, 현·쇼가쿠칸 제2코믹국 프로듀서. 역사상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월나라의 군사 범려. 인격 형성에 영향을 준 것은, '<터치>의 우에스기 타츠야가 6. <타올라라 검>의 히지카타 토시조가 3. <대부>의 말론 브란도가 1'. 오릭스 버팔로스의 팬. <수요일 어떠신가요> 번사(팬). <고리파라 견문록> 하드 키즈(팬).

 

원문

https://bunshun.jp/articles/-/50246

 

 

참고로 이 에세이에서 여러 번 보이는 이름인 이치하라가 바로 이 사람입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92668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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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아직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군요.
17:29
6일 전
잠본이
확실한 히트작이 하나 나오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니까요
17:39
6일 전
profile image 2등
장송의.프리렌... 오랜만에 접한 훌륭한 판타지 만화였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55
6일 전
golgo
요즘 유행하는 뜨거운 배틀물들이랑은 전혀 다른 차분한 감성인 게 특이했죠
23:04
6일 전
profile image 3등
재밌게 읽었습니다. 만화방을 가지 않은게 벌써15년은 넘은듯 ㅎ
06:31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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