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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2022) 수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0426 8 12

정우가 주연한 이 영화를 얼마 전에 보았다. 

서사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주제의식도 선명하다. 걸작수준이라고까지는 못해도 수작은 너끈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조폭영화에 대해 나는 긍정적인 편이다. 나는 우리나라 조폭영화가 미국 서부영화, 일본 야쿠자영화와 사무라이영화에 해당한다고 본다. 어느 특정 분야 영화가 축적되면 쟝르가 된다. 미국 서부영화도 시대극, 사회극, 부조리극, 멜로드라마 등 다양한 영화들이 그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나 친구, 아수라 등은 한 시대를 생생하게 포착한 걸작으로 남을 것이다. 다른 쟝르 영화들로는 포착할 수 없는 힘과 에너지 생생함을 갖고 있다. 이 영화 뜨거운 피도 마찬가지다. 이 영화 내용은 상당히 정치적인 것이라 본다. 

조폭영화 틀 안에 정치영화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조폭영화 공식으로 잘 전환되어서 말이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정우는 작은 항구마을 구암에서 힘깨나 쓰는 격투 달인이다. 시라소니같은 전국구는 아니지만 구암의 어깨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구암의 주인 손영감의 믿음직한 해결사가 되어 영향력을 발휘하며 산다. 거만하거나 자기 영향력을 과시할 법도 하건만, 

굉장히 친숙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힘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우에게 믿고 의지한다. 정우의 이런 격투능력과 친화력은,

구암을 다스려야 하는 손영감에게 굉장한 무기다.  

 

정우에게 딱 들어맞는 배역이다. 굉장히 친숙하면서도 마초적인 데가 있는 역 말이다. 어느날 정우에게 제의가 들어온다.

성인오락실을 함께 열어보자는 것이다. 나이가 40 되어 가는데, 손영감 밑에서 뒤치닥거리나 하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던 정우는 

독립해 나가서 뭐라도 사업을 해보려고 한다. 만류하는 손영감을 뿌리치고 성인오락실을 시작한다. 그런데 오락실 영업권을 두고 

큰 도시 조폭 남회장과 자꾸 갈등이 생긴다. 정우는 일단 싸움을 시작하면 얼마나 큰 비극을 가져올 지 알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려 

하지만, 정우의 동업자는 칼을 들고 나가서 남회장 식구들을 쑤셔 버린다. 그리고 정우는 남회장 조직과 항쟁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들어간다. 

 

여기까지는 조폭영화에서 늘 보던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반전이 일어난다. 남회장은 정우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돈이라면 썩을 정도로 많았지만, 마약 밀매할 항구가 필요했다. 남회장은 이 항구를 손에 넣고자 현재 주인인 손영감을 제거할 생각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의 가시인 정우를 떼어놓아야 한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보던 것이다. 

도시 조폭인 남회장이 이 좁은 시골구석 구암으로 항구를 손에 넣으려 온다는 것은, 부동항을 찾아 조선으로 손을 뻗은 구한말 러시아와 비슷하지 않은가? 남회장의 목적은 작은 잇권이 아니다. 그의 목적은 항구 그 자체다. 구한말 조선에서 잇권을 얻어가려는 것이 아니라 

조선 그 자체의 주권을 노렸던 외부세력들이 그랬듯 말이다. 항구에는 어부들도 있고 숙박업 종사자들도 있다. 남회장이 항구를 불법적인 마약밀매 플랫폼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들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작은 항구도시 구암은 이제 존재하지 않게 된다. 

남회장은 이 어부들을 제거하려고 한다. 그는 계략을 꾸며 정우를 이용한다. 정우는 이것을 모른다. 그냥 자기 오락실 운영권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남회장의 계략에 따라 움직이며, 그의 주권 침탈 (?) 선봉장으로 항구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나중에 이를 안 정우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어디서 많이 보던 이야기다. 구암을 집어삼키기 위해 구암 내 굳건한 결속을 하고 있는 손영감과 정우 간 동맹을 약화시킨다. 그 다음 하나 하나 각개격파한다. 정우를 만신창이로 만든 다음에 남회장이 지배하는 구암 항구에 바지사장으로 앉힌다. 물론 실무는 남회장측 사람들이 와서 차지한다. 항구는 다양한 사람들을 잃고 남회장의 마약밀매 플랫폼으로 전락한다. 

 

이 영화에 나오는 남회장은 정우 입장에서 보면 빅브라더같은 사람이다. 정우 주변의 친구들을 포섭해서 조종한다. 주변인물들이 모두 남회장 지시대로 계획적으로 행동하는 데, 정우 혼자서 바보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정우는 자기 생각에는 주체적으로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남회장이 보라는 대로 보고 행동하라는 대로 행동해 온 것이다. 

 

학생 때부터 사랑해 온 여학생과 이제는 동거하던 정우는 동거녀의 아들과 부자같은 관계다. 아버지가 없던 동거녀 아들은 정우에게 

특별한 정을 느낀다. 정우가 잘못 되면, 동거녀 아들은 두 말 없이 칼을 들고 친구들과 함께 남회장에게 쳐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동거녀 아들 여자친구가 폭행을 당하고 동거녀 아들은 거기 쫓아갔다가 칼로 난자당해 살해당하고 만다. 

술집에서 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살해당한 것 같지만, 실은 남회장이 함정을 파놓고 위협이 될 세력을 제거한 것이다. 

 

정우는 이제 무력하다. 마을은 초토화되고, 동거녀 아들로 자기 아들같던 청년은 살해당하고, 자기도 칼로 난자당해 불구가 되고, 구암의 주인 손영감은 무력하게 밀려서 식물인간이 된다. 남회장 측 사람들이 밀려와 구암을 거의 점령한다. 정우는 분통 터지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 영화 주제가 여기서 나온다. 아들이 살해당한 것을 안 동거녀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마라"하고 말한다. 

"아들이 죽었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절대 받아들이지 마라." 정우의 주저하는 모습을 본 동거녀는 정우를 떠난다. 

아무리 남회장이 각개격파로 구암을 접수하고 모든 사람들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구암의 주민들은 포기해선 안된다.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포기해선 안되는 것이 있다. 정우는 동거녀 아들을 자기도 친아들처럼 사랑해 왔기에 갈등한다. 

그리고 그는 혼자서라도 남회장과 싸우기로 결심한다. 

 

정우가 총을 들고 혼자 남회장측을 찾아가 모두 쏘아죽이는 장면은, 과하게 말하면 영웅본색에서 주윤발이 총으로 조폭들을 쏘아죽이는 장면과 비슷하다. 연출만 잘 되었으면 이 장면은 우리나라 영화사에 남을 명장면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기도 죽을 생각으로 정우는 총으로 남회장이며 그동안 구암을 접수하는 데 빅브라더 수족 노릇을 한 모두를 쏘아죽인다. 굉장한 정치적 함의를 가진 사건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주윤발 느와르에 나왔던 혹은 대부에 나왔던 총격전이 되었을 수도 있고, 와일드 번치 마지막에 나오는 처절하고 비장한 총격전이 될 수도 있었다. 이것도 다 그 전에 영화 내내 치밀하게 이 마지막 장면을 위해 갈등을 구축해 온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판을 치밀하게 깔아놓고도, 연출이 좀 부족한 탓에, 이 마지막 장면은 평범해졌다. 참 아깝다. 

정우는 죽음을 각오하고 남회장측을 혼자 살해했지만, 뜻밖에 구원을 받는다. 그 자리에 있던 경쟁조직 두목이

이때를 놓치지 않고 정우를 도와 남회장측을 소탕해 버린 것이다. 그 두목 입장에선 하늘에서 떨어진 느닷없는 기회다. 

정우와 경쟁조직 두목은 서로 영역을 갈라갖기로 하고 헤어진다. 정우는 구암을 차지한다. 그의 밑에서 구암은 옛모습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식물인간이 된 손영감이 아직 침대에 누워있다. 정우의 치세를 위해서는 명분상으로 절대위협이다. 

정우는 "복수는 했습니다. 이제 편히 가십시오."하고 그를 죽여 버린다. 정우는 폐허가 되어 버린 구암 항구에 서서 

막막하게 바다를 바라본다. 

 

상당히 동시대적인 정치적 함의를 가진 정치드라마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분명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조폭드라마 가면을 뒤집어 쓴 정치드라마로 보아선 안된다.

그러면 이 영화는 수작이 될 수 없다. 조폭영화로 보아도, 현실적이고 생생한 암흑가 묘사, 정우라는 조폭 일원의 캐릭터 구축과 

개성이 분명하다, 암흑가 투쟁으로 이어지는 사건 전개도 치밀하다. 마지막 정우가 총을 들고 혼자 남회장측 사람들을 몰살시켜 버리는 장면은 홍콩 느와르에 못지 않은 명장면이 될 수도 있었다. 만일 거장급 감독이 연출했다면

이 영화는 걸작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P.S. 정우는 자길 배신한 30년지기 친구를 총으로 쏘아죽이면서 다음생에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길 빈다 하고 말해준다. 

흙수저 친구가 계층 사다리를 오르는 길은, 독재자 남회장의 밑에서 같은 친구를 배신하고 죽이는 길뿐이었다는 말인가? 

흙수저 친구 캐릭터가 잘 구축되어있지 않았기에 일회성의 발언으로 그치지만, 영화 속에서 이 주제로 한번 발전시켜보아도

괜찮았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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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아직 못봤는데, 꽤 고전적인 조폭 느와르라고 얘길 들었습니다.

시간 내서 봐야겠네요.

22:06
22.08.17.
BillEvans 작성자
golgo
형식적으로는 고전적인 조폭 느와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꽤나 정치적 함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것을 다 잃어도 그 국민에게는 마지막으로 저항권이 있다 하는 메세지가 느껴졌습니다.
22:10
22.08.17.
BillEvans 작성자
펩시오리지날
저도 재밌게 보고, 수작이라고 느꼈습니다. 영화 중반 반전이 일어나면서 남회장이 빅브라더 비슷하게 표현되는 장면에서 전율이 일며 이 작품이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거장급 감독이 연출했으면 걸작입니다.
22:12
22.08.17.
3등

사투리가 많이 나오고 내용이 많이 꼬아나서 전개가 잘 이해가 안됐지만 재밌게 봤었습니다

22:10
22.08.17.
BillEvans 작성자
als
사투리가 아주 생생하죠. 이 영화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2:12
22.08.17.
디 오리지널버전으로 보셨나요? 극장판보다 디 오리지널이 설명도 그렇고 더 괜찮았네요
22:49
22.08.17.
BillEvans 작성자
카스미팬S
편집이 잘못 되어 좋은 영화를 망치는 일은 허다하죠.
22:58
22.08.17.
함의를 찾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흥미로운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촬영과 미술(색보정 포함)과 의상이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10:14
22.08.18.
BillEvans 작성자
valuev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평범한 작품은 절대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대작으로 3시간 정도 만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굉장히 크거든요. 큰 영화는 진리입니다.

20:46
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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