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를 보고(약스포)
스콜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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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경 감독이 연출한 <세입자>는 월셋집에서 쫓겨날 처지의 한 남성이 묘책(?)을 내서 눌러앉으려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물가 상승과 건물 리뉴얼을 핑계로 집주인에게 퇴거를 종용받는 신동은 친구의 조언으로 일명 '월월세'를 통해 한 부부와 함께 살게 됩니다. 이 부부는 화장실이 좋다며 이곳을 살겠다고 합니다. 집주인에게 월월세 부부 핑계를 대면서 계속 집에 살게 됩니다.
이후 신동 또한 회사에서 사택을 제공하는 전입 공고를 통해 이 도시를 합법적으로(?) 탈출할 기회를 잡게 됩니다. 하지만 화장실 위 환풍구에 살고 있는 사람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이게 여의치가 않습니다.
우리의 현실에 좀 더 심각한 설정을 더한 이 작품은 어쩌면 근 미래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까 두려운 이야기와 비주얼을 제공합니다. 사실 성인 두 명이 월월세로 화장실에 산다는 설정이 현실적으론 말이 되진 않지만 서울의 치명적인 물가를 생각한다면 이런 비유가 아예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진 않더라고요.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과 흑백의 비주얼로 만든 이 작품은 현실적인 이야기이지만 뭔가 드라마틱한 구성이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놓인 상황이 반전될 때의 디테일 같은 것이 살짝 아쉽더라고요. 그 부분만 잘 살려냈다면 좀 더 괜찮은 결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궁금해지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