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클럽>을 보고 나서 (스포 O, 비추천) - 소마이 신지 감독 작품

 모호함이 가득했다. 이 학생들이 왜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할까 ? 문뜩 생각이 났던 건 사춘기 소년 소녀들의 불안이었다. 청소년기에서 누구나 겪었던 불안을 표현하기 위한 행동들. 하지만, 다소 불쾌한 지점들이 있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할 필요가 있을까 ? 이런 이상한 행동들은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리고 불쾌하게 만들었다.
 
 다만, 영화에 나온 그 시절의 일본 음악 덕분에 귀가 즐거웠다. 그리고, 나온 배우들, 특히 학생 역할을 맡았던 배우들의 연기가 상당히 대단했다. 편집 없이 긴 시간 동안 쭉 이어지는 장면들이 많아 어린 배우들이 힘들었을 텐데, 그 결과물은 영화 내용이 어떻든 감탄이 나왔다.
 
 마지막즈음에, 학생들 중에서도 제일 생각이 깊고 모범생 이미지였던 미카미가 삶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죽음을 얘기한다. 그런 얘기를 했을 때 느낀 건, 미카미 역시 사춘기라는 것이었다. 남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불안을 표출하고 있을 때, 그도 그 무리에 끼고 싶었지만 계속 감춰 온 것처럼 느껴졌다. 결국, 폭발한 그 불안은 미카미를 자살의 길로 인도했다. 스스로든 누구 때문이든 참는다는 것, 무언가에 의해 억압된 다는 것에 대해서, 사춘기 시절의 미카미를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태풍이 끊임없이 휘몰아치고 불안하게 만들지만 언젠가 태풍은 잦아들기 마련이다. 그때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의 불안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