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목인방
진원룡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던 무명배우가 나유 프로덕션에 들어가서 성룡으로 개명했습니다.
그리고는 [신정무문] [유성검] 두편의 영화에 나왔는데 두 영화다 성적은 별로. 그래도 나유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성룡을 기용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세번째 영화는 [소림목인항]. 주연작으로는 두번째죠.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약간 먼저 나온 [소림사십팔동인]과의 관계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데, 둘 다 같은 전설에서 시작했습니다. 원래 전설상으로는 목인항이 더 유명했고 18동인은 영화가 나온 다음에야 유명해졌지만 영화의 영향 때문에 지금은 18동인이 훨씬 더 유명하죠. 비슷한 영화가 같은 시기에 나왔으니 한쪽이 다른쪽에 자극받아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크지만 어느쪽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를 다룬 다른 영화로 장철의 [소림사]도 있습니다.
[소림사18동인]이나 장철의 [소림사]는 소림사라는 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소림목인항]에서는 소림사가 그렇게 중요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제목에 나오는 목인항도 영화상에선 그렇게 큰 임팩트는 없어서 이 영화는 전통적인 무협스토리에 소림사가 배경으로 나온다는 느낌입니다.
글구 뭐 성룡이 주인공이다 보니 성룡영화 카테고리에 우선배정되어서인지 소림사 영화 대표작으로 이영화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어쨌든 시기상으로는 상당히 앞서는 작품이고 작중에 취권에 대한 언급도 살짝 나오고 있어서 나름 선구적인 면모가 있습니다.^^
성룡의 초기작들 중에서는 스토리도 나쁘지 않고 액션도 괜찮아서 인기가 있는편입니다.
지금이야 그렇지만... 개봉 당시에 홍콩에서는 쫄딱 망해서 흥행부도수표 성룡의 전설을 이어가게 됩니다.
한국에는 성룡이 유명해지고난 다음에 80년대가 되어서야 들어왔고, 수입업자들이 성룡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대히트작 [소림삽십육방]까지 끌고들어와서는 [소림목인방]이라는 이름으로 개봉했습니다.
80~90년대 소림 영화들도 서로 연관 없는데 제목 비슷하게 해서 후속작인줄 착각하게 만들어서 개봉하는 경우 은근 많은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