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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의 빌런 카시와바 에이지로에 대한 칼럼

중복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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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https://extmovie.com/movietalk/92642059

 

2편

https://extmovie.com/movietalk/92642459

 

오프닝에 대한 칼럼

https://extmovie.com/movietalk/92552091

 

원작과 애니메이션 최종회에 대한 칼럼

https://extmovie.com/movietalk/92643811

 

극장판 3부작에 대한 칼럼

https://extmovie.com/movietalk/92658397

 

애니메이션 팬들이 아사쿠라 미나미를 싫어하는 이유에 대한 칼럼

https://extmovie.com/movietalk/92686561

 

 

 오늘은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애착에 대한 이야기. 항상 개인적인 것을 쓰고 있지만, 이번에는 특히 개인적인 이야기. 왜 개인적인가 하면, 나 말고도 카시와바 에이지로에게 감정이입해서 <터치>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는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카시와바 에이지로는 타츠야 일행의 3학년 때, 니시오 감독의 대리로 메이세이 야구부의 감독이 된 남자다. 선글라스에 콧수염이라는 외모로, 아무리 봐도 건실한 사람은 아니다. 사실 니시오 감독이 대리로 선택한 것은 그의 형인 에이치로였지만, 실수가 있었는지 그가 부임해 왔다. 그도 형 에이치로도 학창 시절에 야구를 했고, 메이세이 야구부의 선배였다. 형이 오토바이 사고를 일으켜, 그 죄를 뒤집어쓴 것을 계기로 카시와바 에이지로는 고등학교 야구에서 은퇴. 야구를 싫어하게 된 것 같다. 감독 대리가 되고 나서는 메이세이 야구부 멤버들에게 엄격하게 대했고 시합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지휘를 했다. 타츠야와 야구부원들에게 카시와바 에이지로는 고시엔 출전을 가로막는 큰 벽이었다.


 카시와바 에이지로(이하, 카시와바라고 적는다)의 드라마는 <터치>의 후반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타츠야와 미나미의 드라마에 버금가는 정도의 취급이었다. 타츠야는 동생 카즈야의 꿈을 이어받아 고시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것을 포지티브로 생각한다면, 형을 위해 야구를 버린 후에 전락의 인생을 걸었던 카시와바의 드라마는 네거티브. 아다치 미츠루는, 타츠야 일행과 대조적인 카시와바를 그리는 것으로 작품의 주제를 강조했을 것이다. 그 점은 원작 연재 때부터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이해는 되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카시와바의 드라마가 삽입된 것이 연재를 연장하기 위한 분량 부풀리기처럼 느껴져서 조금 싫었다. 나는 타츠야와 닛타의 경기를 보고 싶었어. 아저씨 드라마 같은 건 관심 없어. 20세 전후의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애니메이션판에서도 본 방영 당시에는 카시와바의 드라마는 그다지 즐길 수 없었다.


 그런데 말이다. 몇 년 전에 CS에서 방영된 <터치>를 전편 봤다. 전편을 다시 본 것은 오랜만이었다. 그때, 카시와바의 드라마에 대한 인상이 확 바뀌어 버렸다. 해가 지나고, 내 나이는 타츠야 일행보다도 카시와바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때의 시청에서는 카시와바의 마음을 굉장히 잘 알 수 있었다.


 카시와바는 메이세이 야구부를 때려눕힘으로써 야구에 대해 복수하려고 했다. '야구에 열정을 쏟는 청춘'을 부정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인도 자각하지 못했지만 그의 안에도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남아 있었다. 타츠야 이외의 메이세이 야구부원들은 카시와바의 과거를 모른 채 그의 엄격함을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시합을 거듭하고, 자신을 동경하는 야구부원들의 마음을 접하는 동안 카시와바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했고, 타츠야의 서투른 설득도 있던 덕분에 마침내 스미공고와의 결승에서 이기기 위한 지휘를 하고 만다. 그것이 카시와바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였다. 결승전에서는 그가 메이세이 야구부 각 선수의 장점, 버릇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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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하게 메이세이 야구부원들을 대하고 있었던 줄 알았던 카시와바가 자신의 무름과 야구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쓸데없이 재미있었다. 우와, 왜 이렇게 재밌을까 하고 놀랄 정도로 재미있었다(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야구부 부장에게 '선수에게 상냥하다'는 말을 듣고, 허를 찔려 '헉' 하고 놀란 점). 그리고, 카시와바를 믿고 있는 코타로 일행이 엄청 귀엽게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카시와바에게 감정이입해서 보고 있었다. 나는 타츠야나 코타로 일행을 카시와바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반복하지만, <터치>에서는 못난 형이었던 타츠야가 죽은 남동생 대신 고시엔을 목표로 한다. 야구부원들의 마음도 하나다. 가족도 소꿉친구도 응원하고 있다. 좋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너무 좋은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타츠야 일행의 장애물이 되는 카시와바의 존재는, 리얼리티가 없는 것이 될 수 있는 <터치>의 이야기에 진실감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세상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카시와바가 등장한 셈이다.


 그리고, 카시와바는 우에스기 형제의 안티테제일 뿐만 아니라 일부 독자나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그림으로 그린 듯한 상쾌한 청춘을 체험한 인간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까 <터치>를 읽고 보면서 '이런 이상적인 청춘이 있을 리가 없잖아'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카시와바는 극중에서 타츠야와 메이세이 나인의 '밝고 한결 같은 청춘'을 부정하는 입장의 인간이며, 정반대의 입장인 '어둡고 우울한 청춘'의 대표이기도 했다. 밝은 청춘 이야기에서 주인공들 앞에 어두운 청춘이 장애로서 가로막았다고 하는 형태다. 카시와바가 타츠야 일행의 '매우 청춘다운 청춘'을 싫어했던 것은 스미공고와의 경기가 끝난 후, 병실에서의 타츠야 일행과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다.

 


 '어둡고 우울한 청춘'의 대표라는 것은, 즉 '이런 청춘이 있을 리가 없잖아'라고 독살하는 듯한 독자나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타츠야 일행은 카시와바를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긍정적인 것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통해 그 드라마에 결실을 붙였다. <터치>는 여러 드라마의 축적을 거쳐 '밝고 한결같은 청춘'이 '어둡고 우울한 청춘'에 승리하는 이야기이기도 한 셈이다. 그런 이야기의 구조에 대해서도 나는 원작 연재 중에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내 몸에 스며드는 느낌은 아니었다. CS에서 방영된 <터치>를 보고 내가 카시와바의 드라마를 재미있다고 느낀 것은, 중년이 된 내가 카시와바와 마찬가지로 극중에서 그려진 청춘을 '이런 건 현실과 다르구나'라 생각하고, 카시와바와 같이 그 마음을 무너뜨렸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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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와바의 드라마는 원작과 애니메이션판에서 별로 차이가 없다. 그렇지만, 왠지 애니메이션판이 훨씬 재미있다. 그것은 미디어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고, 애니메이션판의 내러티브 때문일 수도 있다.

 

 

원문

http://www.style.fm/as/05_column/365/365_263.shtml

 

차이가 없다고 적혀있긴 한데 사실 보다 보면 눈에 띄는 차이가 꽤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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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n님
  • golgo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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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였던 기억이 나네요. 

12:03
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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