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터치」의 오프닝에 대한 칼럼
일본의 애니메이션 평론가 오구로 유이치로가 2009년에 쓴 칼럼입니다. 작화나 연출에 초점을 맞춘 평론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터치」는 작품마다 다양한 연출 스타일을 보여주는 인재 스기이 기사부로만의 작품이었다. 뜨거워지지 않는 드라마도, 제작자가 캐릭터와 거리를 두고 있는 점도 그의 센스에 딱 맞아떨어졌다. 애니메이션 「터치」의 작화나 연출은 스타일리시하기도 하다. 스타일리시함은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에 이미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주워서 필름으로 살려내려 한 점이 대단하다. 그것을 함으로써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TV판 「터치」에서 스기이 기사부로의 재능이 알기 쉬운 형태로 발휘된 것이, 오프닝의 연출이었다. 「터치」는 오프닝이 5개 버전, 엔딩이 4개 버전으로 만들어져 있다. 크레딧을 보면 적어도 제3버전까지의 오프닝은 그의 연출인 것 같다. 「터치」의 오프닝은 완급을 조절하는 방법이 능숙하면서 전체적으로 스마트했다.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는 볼 수 없는 테크닉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오프닝이 첫 번째 버전이었다. 사용된 주제가는 프로그램 타이틀과 같은 곡명의 「터치」. 퍼스트 컷은 롱 쇼트에서 학교 건물을 카메라가 비스듬히 팬업(PAN-UP)하고 새가 날아 오른다. 첫 컷부터 선명하고 강렬했다. 우선 퍼스트 컷이 원경이라는 점이 쿨하고, 시작하자마자 스피디하게 카메라가 팬업하는 점도 의표를 찌르고 있다. 카메라의 움직임과 새가 날아오르는 움직임의 싱크로도 기분이 좋다. 이 컷은 무음이고 2컷째부터 주제가의 인트로가 시작된다. 두 번째 컷은 달리고 있는 선수의 발. 게다가 그 발의 움직임이 곡의 템포에 맞다. 쿨하면서도 무음인 퍼스트 컷과, 곡으로 흥을 돋우는 2컷의 강약이 기분 좋다.
그 이후는 타츠야의 복싱, 카즈야의 야구, 미나미의 리듬 체조, 서로 바라보는 타츠야와 미나미, 어릴 적의 우에스기 형제와 미나미 등 작품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거듭해서 보여준다. 천천히 팬(PAN)해서 구장이나 둑을 보여주는 컷도 있다. 어둠속에서 펀치, 코타로, 하라다가 점프한 다음 그걸 스포트라이트가 쫓는 컷도 세련됐다. 타이틀 로고가 나올 때 깡! 하고 공을 배트로 친 듯한 소리가 들어가는 것도 좋다.
이 오프닝에서 또 하나의 선명한 인상을 남기는 점은 미나미가 철교 밑에서 카즈야의 죽음을 슬퍼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작화로 움직이는 선로(달리는 열차에서 본 이미지), 철교 아래의 미나미, 슬퍼하는 미나미의 얼굴을 아래에서 비추는 장면 등 3컷으로 구성됐다. 철교 아래에 있는 미나미의 컷은 실사영화로 말하자면 철교 아래에 있는 카메라맨이 크게 카메라를 흔들고(머리 위의 선로를 찍고 있던 카메라를 엄청난 스피드로 정면을 향하게 하는 느낌), 선로를 찍고 나서 다리의 거더를 찍고, 한번 더 다리 거더 앞에서 울고 있는 미나미의 뒷모습에 줌 업하는 카메라 워크다. 대부분 커다란 배경과 카메라 워크만으로 성립하고 있는 컷이지만, 매우 다이나믹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영상이 되어 있었다. 완급의 급을 대표하는 컷이다. 나는 본방 당시 이 컷이 기대되어 참을 수 없었다.
이 미나미가 슬퍼하는 이미지에 대해 나는 오프닝이라서 때문에 텐션이 높은 영상이 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화수가 그 장면에 도달했을 때(27화 「너무 짧은 여름… 캇짱에게 작별인사를!」), 본편에서도 같은 컷 구성으로 미나미가 슬퍼하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었다(다만 마무리나 촬영은 다시 했다고 생각한다). 오프닝에서 텐션이 높았던 영상이 깔끔하게 본편에 사용된 점에 나는 조금 감동했다. 이런 걸로 감동한 사람은 전국의 시청자 중에서도 나 뿐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황홀했다.
제2버전 오프닝은 28화부터 사용되었다. 주제가는 「사랑은 외톨이」. 이번에는 야구를 하고 있는 타츠야, 리듬체조를 하고 있는 미나미의 영상이 중심이고, 두 사람의 컷에는 움직임이 잔상이 되어 화면에 남는 처리가 사용되고 있다. 스트로보 효과라고 불리는 기법인 것 같다. 포인트 컷뿐만 아니라 움직임이 있는 대부분의 컷에 그런 처리가 되어 있다. 처리 자체도 멋있지만 한 가지 컨셉으로 오프닝을 다 만들었다는 것이 멋있었다. 이 오프닝도 첫 컷이 눈길을 끌었다. 마운드에 선 타츠야의 발이 땅을 차는 컷인데 움직임도 잔상의 느낌도 터무니없이 멋있다. 어떤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멋진 잔상의 사용법은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본 적이 없다.
움직이는 스포트라이트와 프레임 드랍을 많이 사용한 제3버전, 천천히 팬하는 기법이 많이 활용된 제4버전, 하얗게 되는 컷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제5버전처럼 다른 오프닝들도 각각 다른 컨셉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 제4버전, 제5버전의 스토익한 느낌도 「터치」답다면 답다. 방영 당시에 '수수하네'라고 생각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렇지만 어느 것을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화려하고 텐션이 높았던 제1버전, 제2버전이 좋다.
원문
http://www.style.fm/as/05_column/365/365_260.shtml
추천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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