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블랙미러 시즌7 - 간단 후기

이번 블랙미러 시즌7을 총평하면, 가장 대중적이며 인간적인 시즌이었다고 적고 싶네요. 어떻게 보자면 자기만의 세계에 빠졌던 블랙미러 시리즈가 범대중적인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하는 게 맞을까요.
간단히 에피소드별로 적어보겠습니다.
모두 여섯 편의 에피소드였습니다.
보통사람들: 사랑하는 이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인간성과 비인간성에 관한 두 가지 질문을 심도 있게 다룹니다. 하나의 선택이 종국에 다다라 안타까운 결과에 다다르고 마는 과정을 내밀하게 보여줍니다.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지만 그 선택에 따른 결론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결국 선택한 이의 몫이겠지요.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베트 누아르: 과거에 알던 지인이 같은 직장에 입사, 라고 적힌 내용으로는 짐작하기 힘든 에피소드입니다. 학폭 가해자에게 학폭 피해자가 같은 직장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상한 일을 다룬 에피소드였습니다. 과거 환상특급이나 어메이징스토리 같은 에피소드에 어울릴 내용이었습니다. 결말 역시 그렇지 않았나 싶어요. 가장 평범한 내용이었습니다.
레버리 호텔: 와, 이 에피스도는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어도 나쁘지 않았을 낭만과 로맨스가 합쳐진 내용이었습니다. 역시 환상특급 같은 에피소드에도 어울릴 테고 블랙미러의 취지에도 잘 맞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에피소드는 가장 재미있었던 USS칼리스터 에피소드와 함께 추천합니다. 물론 너무 고전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오히려 그래서 더욱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장난감: 최근에 봤던 계시록이 떠오르기도 했던 에피입니다. 컴퓨터 속 게임과 공감하며 벌어지는 일인데 결말이 특징적이고 생각의 나래를 펼칠 만한 내용입니다.
율로지: 와 이 작품! 개인적으로 레버리 호텔과 함께 가장 감명 깊었던 작품입니다. AI를 이용해 사진을 통해 기억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토대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필립이라는 노인에게 이제 사망한 한 여인의 장례식 초대가 옵니다. 그렇지만 이미 기억에서 밀어내어 얼굴조차 기억 나지 않는 과거의 연인입니다. 너무나 미워해서 사진 속 얼굴을 도려내거나 지워버려 기억으로 떠올리기도 어려운 그 연인. AI와 필립의 공감을 통해 과연 그 기억이 되살아날지.
사실 이 에피에서 감명 받은 건 필립을 연기한 폴 지아마티의 연기였습니다. 하나 당부하고 싶은 건, 매우 민감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해서 이걸로 남녀 가리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거. 하긴 뭐 그만큼 화제가 되지도 않을 것 같지만요.
USS칼리스터: 인피티니 속으로: 이 에피는 누가 봐도 스타트렉의 한 에피가 아닐까 싶은 정도였죠. 물론 이야기가 점점 흥미진진해지며 까먹게 됩니다만. 가장 범 대중적인 에피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이를 통해 하나의 인간에 대해 다시 보게 되는 계기도 되는.
에피소드 전체는 AI나 컴퓨터 속 인격을 통해 인간을 다시 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 시즌으로 판단합니다. 가장 무난했고 특히 암울한 에피 없이 두루두루 쉽게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었나 싶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건 역시 레버리 호텔입니다. 내용의 특이점이나 유니크함보다는 플롯 자체가 가진 깊이에 푹 빠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번뜩 떠오르지는 않지만 플레전트 빌이나 환상특급의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지 않았던가 싶기도 해요.
보기 시작하면 훅, 시간 갈 시즌7이었습니다. 이번 시즌은 추천입니다.
추천인 4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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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로지가 땡기네요 ㅎㅎ


율로지는 제 얘기 같아서
뭔가 더 가슴 아픈것 같더라구요.
어릴땐 그냥 없애고 싶었지만,
아직 폴 지아마티 형님의 나이는 아니지만
그땐 참 어리석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사람들은 요즘 구독 서비스 및
강한 자극만 바라는 네트워크 세태를 비판해서 좋았습니다.
라시다 존스 누나 좋아하는데 새드앤딩이라 너무 아쉬웠어요
레버리 호텔도 샌 주니페토랑 이어지는 내용 같아서 좋았고,
장난감 역시 벤더스내치의 속편 역시 디지털 존재들이 만드는 종말적인 내용도 있어서 좋았고,
USS는 물리적으로도 세계관이 넓어지고, 특히 좋아하는 밀리오티 배우랑 플레먼스의 연기력은 역시 였다~
베트 누와르는 처음엔 와… 지난시즌처럼 또 오컬트인가.
했는데 양자 컴퓨터가 나오고 다중우주의 개념이 나오면서
역시 블랙 미러 에피소드라 생각했습니다.
긴 댓글이지만 결론은 정말 다 좋았다입니다 ㅎㅎㅎ

내용이 감정 기반 위에서 공감하게끔 잘 만들어진 시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율로지.
마지막 장면, ㅎ 정말 기억에 꽤 오래 남을 듯합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 잘 전달이 되지 않을 때 가장 아프거나 힘든 걸 건드려 그것으로 나를 보게 하려는...
그러나 또 그것 때문에 포기하거나 외면하게 되는...
안타까웠어요.
이번 시즌, 참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