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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터치>에 대한 칼럼 - 1

중복걸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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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는 아다치 미츠루의 동명 만화를 영상화한 TV 시리즈다. 방영 당시에도 대인기를 얻은 작품이며, 지금은 그리운 애니메이션 특집에서도 단골 작품이 되었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이제 와서 자세히 소개할 필요도 없을 거다. 주인공은 우에스기 타츠야, 우에스기 카즈야 쌍둥이와 아사쿠라 미나미로 3명. 야구부의 에이스였던 카즈야가 교통사고로 요절. 그 의지를 이어, 타츠야는 고시엔을 목표로 한다. 야구와 연애를 주축으로 하여 상쾌하게 청춘을 그린 작품이다. 총감독은 스기이 기사부로, 총작화감독은 마에다 미노루, 미술 감독은 코바야시 시치로, 음악은 세리자와 히로아키. 애니메이션 제작은 그룹 택. 방영된 기간은 1985년 3월 24일부터 1987년 3월 22일.


놀라지 말길. 스기이 기사부로는 이 작품과 동시 진행으로 <미야자와 겐지 은하철도의 밤>과 극장판 <터치>를 다루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감독과 시리즈 감독을 따로 세우고 있다고는 해도 대단한 파워다. 게다가 마에다 미노루는 총작화감독으로서 <터치>의 모든 에피소드를 체크하면서, 같은 시기에 <닥터 슬럼프 아라레짱>(종료 후에는 <드래곤볼>)도 모든 에피소드의 원화를 보고 있었으며, 극장판 <터치>와 <아라레짱>의 작화감독도 맡고 있었다. 초인적인 업무량이다.


방영 시간대는 <사자에상>과 <세계명작극장>에 끼어든 후지 테레비의 일요일 19시. 캐스트는 미츠야 유지, 히다카 노리코를 비롯해 딱 맞는 역할들이 모였다. 이와사키 요시미의 주제가도 히트했다. 작품 내용에도 주제가에도 메이저 작품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메이저한 프레임으로 방영된 메이저한 프로그램이었다.


아다치 미츠루의 원작은 드라마는 담담하고, 경쾌하고 기묘한 부분도 있다. 작은 에피소드를 쌓아가며 클라이맥스에서 제대로 감동시킨다. 그것은 <거인의 별>로 대표되는 고전적인, 뜨거운 스포츠 근성물에 대한 안티테제가 되었고, 야구에 연애를 엮고 있는 것을 포함하여 그야말로 1980년대적이었다. 애니메이션판도 원작의 그런 극 구성법을 답습하고 있었다. 이 칼럼 연재 중에 몇 번이나 1980년대 중반에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의 과장된 묘사나 드라마틱한 내용에 대해, 시청자가 '구리다'나 '촌스럽다'고 하며 바보 취급하는 풍조가 있었다고 썼다. 과장된 묘사가 안된다면,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에 호소하면 좋을까. 그 답변이 <터치>였다. <거인의 별>이 그랬던 것처럼 <터치>도 '시대의 작품'이었다.

 

 

 


드라마의 방향성 이외에 대해서도, <터치>의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스타일은 실로 특수했다. 캐릭터도 미술도, 색은 억눌러졌으며, 특히 미술은 리얼 터치. 유행하는 PAN 배경 등의 애니메이션 특유의 화려한 표현은 가급적 피하고, 화면 구성도 어느 쪽인가 하면 실사적. 즉, 수수한 작법이었다.


캐릭터가 없고 배경만 있는 컷을 BG온리라고 부르는데, 이 작품은 BG온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장면의 전환이나, 오프세리프(화면 밖의 캐릭터의 대사가 나오는 것) 컷에서, 교사, 아사쿠라 가문이 경영하는 찻집 '미나미카제', 구장 등의 전경, 혹은 길가의 초목 등에서 BG온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리얼한 공기감, 정서, 혹은 캐릭터의 감정을 교묘하게 표현 하고 있었다.


BG온리의 컷에서는, 흔히 'じわPAN(카메라를 천천히 회전시키는 기법)' 'じわ寄り(피사체에 천천히 접근하는 기법)'라는 테크닉이 사용되고 있었다. 즉, 천천히 카메라가 PAN하는 카메라 워크와, 천천히 카메라가 다가오는 카메라 워크를 말한다. じわPAN, じわ寄り를 사용함으로써, BG온리의 컷의 표현력이 더욱 향상되고 있었다. 이전에, '이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다'에서 본작의 애니메이션 감독을 맡은 마에다 츠네오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애니메이션 연출이란 기법 측면의 디렉터이며, <터치>에서의 테크닉 개발은 그가 중심이 되어 진행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じわPAN, じわ寄り는 이 작품에서 태어난 기법인 것 같다. <터치> 이전에도, 속도가 느린 PAN, TRACK UP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테크닉으로 확립되지 않았을 것이다.


필름의 흐름으로는, BG온리의 컷은 '여백'이 된다. 애니메이션 <터치>는 전례가 없던 수준으로 여백을 교묘하게 사용한 작품이었다. BG온리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대화, 야구 경기 장면에서도 효과적으로 여백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 사이의 부분은,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여백'의 많은 사용이 필름에 긴장감을 주고 있었다.


선곡을 포함해서 음향도 충실. 경기 장면에서 멀리서 들리는 응원단의 목소리, 관중의 성원, '미나미카제'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의 음성 등이 매우 예쁘게 틀어져 있어, 작품의 리얼감을 높이고 있었다. 극중에서 삽입곡이 사용되는 일도 많았지만, 삽입곡 사용법도 훌륭했다. 지금 다시 봐도 음향의 센스가 좋은 것에 감탄한다.


작법이나 BG온리, 선곡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도, 연출적으로 세련되어 있었다. 일정한 그림도 많았고, 완급을 조절하는 방법도 능숙했다. 전화 전컷이 완벽한 마무리는 아니지만, 연출적인 완성도는 높았다. 나에게 <터치>는 연출을 즐기는 작품이었다. 전에 이 작품에 대해 원고를 썼을 때 '생활감이 있고, 리얼한 작품이다'라고 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도 틀리지 않았다. 더 덧붙이자면, 연출이 멋진 작품이었다.

 

원문

http://www.style.fm/as/05_column/365/365_257.shtml

 

전에도 소개드린 평론가 오구로 유이치로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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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리뷰 잘봤습니다.
일본 애니 관련 분석글이나 부클릿의 제작기, 인터뷰 보면 업계에서만 통용되는 전문 용어들 나오는데 옮기기 참 까다롭죠.^^;
15:43
24.11.16.
golgo
혹시 한국 애니 업계인들 사이에서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게 있을까 싶어서 찾아봐도 없으면 이걸 어떡해야 하나 싶어지죠ㅋㅋ
15:47
24.11.16.
profile image 2등

잘몰랐는데 궁금해지는 글이예요. 한국에서 볼수있나요?

16:25
24.11.16.
kmovielove
한국에는 아직 애니 버전은 정식 수입이 된 적이 없더라고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건 팬들이 자막 달아놓은 버전이죠
17:20
24.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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