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2] 간략후기
올 여름 시즌 극장가의 포문을 여는 한국영화 <범죄도시 2>를 개봉 전 시사회로 미리 보았습니다.
영화가 최초로 일반 관객들에 공개되는 자리였던 데다 배우들의 무대인사까지 있어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2017년 추석에 개봉한 전편은 688만 관객을 동원하며 깜짝 히트작에 등극, 역대 청불 영화 흥행 TOP 3에 오르기도 했죠.
더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는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돌아온 <범죄도시 2>는 전편이 보여준 시원하고 통쾌한 매력을 고스란히 지켜 갑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제동 걸지 않는 재미, 또렷한 개성, 안정된 완성도로 프랜차이즈로서의 성공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동시에,
한층 더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활기 넘치는 연출로 전편 이상의 속편으로 완성된 영화는 올 여름 시즌 첫 한국영화 주자로 가히 적절합니다.
전편의 가리봉동 사건 이후 4년이 지난 뒤에도 금천경찰서 강력반은 지역의 강력범죄를 소탕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그 중 핵심 멤버인 마석도 형사(마동석)는 오늘도 명쾌한 판단력과 통쾌한 물리력(?)을 겸비한 든든한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죠.
그러던 어느날 어쩐 일인지 베트남 호치민에서 자수한 수배범을 인도해 오라는 임무를 전해 받고,
마석도 형사와 전일만 반장(최귀화)는 휴가 겸 다녀온다는 마음으로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그런데 가볍게 다녀오리라 다짐했던 베트남에서 두 사람은 현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의 기운과 맞닥뜨리고,
그 중심에 강해상(손석구)이라는 인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규모의 범죄 실태를 마주하면서
마 형사는 이번에도 반드시 놈을 잡아야만 한다는 촉이 발동하고, 강력반 식구들과 힘을 모아 추적을 돌입합니다.
마 형사와 전 반장을 필두로 팀원 중 맏형 동균(허동원), 막내에서 브레인으로 성장한 홍석(하준), 새로운 막내 상훈(정재광),
범죄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려는 장이수(박지환)까지 가세해 국경을 넘나드는 나쁜 놈 잡기 작전이 시작됩니다.
전편이 거둔 성공이 워낙 예상 밖으로 컸기에 <범죄도시 2>는 그 성공에 힘입어 나온 속편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마동석 배우가 밝힌 내용처럼 <범죄도시 2>는 철저히 계획하고 있었다는 듯한 모습으로 나와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범죄도시 2>의 가장 큰 장점은 관객이 전편에서 열광했던 영화의 매력을 그대로 지키면서 동시에 더욱 공고히 했다는 점입니다.
악당들을 그야말로 '조사버리는' 피지컬과 생각하기 전에 본능처럼 튀어나오는 듯한 입당을 자랑하는 마 형사의 개성은 더욱 또렷해졌고,
마 형사와 전 반장을 필두로 한 금천경찰서 강력반 식구들의 팀플레이는 더 능수능란해진 호흡으로 적재적소에서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마 형사가 마땅히 파워풀하게 응징해야만 하는 범죄의 실상을 자극에 치중하지 않고도 충분히 살벌하게 보여주는 한편,
현실 속 정의의 사도들이 보여주는 인간미와 유머러스함이 다른 한쪽에서 풍성하게 그려지며 매운맛과 단맛의 균형을 이룹니다.
적당한 러닝타임 속에 이야기가 늘어질 틈 없이 질주하는 중에도, 화면에 잡히면 절로 안심이 되는 마석도 형사의 활약은 여전히 굳건하죠.
주연은 물론 제작과 각색까지 참여한 마동석 배우가 보여주는 영화의 차별점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능숙한 개발,
전편의 조감독에 이어 이번 편의 감독으로 데뷔한 이상용 감독의 생기 있는 연출력이 더해져 영화는 단단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전편에 이어 이번 편까지 탄탄하게 다져진 특유의 매력 덕에, 이 영화는 시리즈로 계속될수록 믿고 봐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겨납니다.
그러면서도 <범죄도시 2>는 5년만에 등장한 속편인 만큼 더욱 진화된 재미를 선사하는 데도 충실합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영화의 중심 축인 마석도 형사와 메인 빌런 강해상 간의 캐릭터 밸런스입니다.
마석도 형사의 피지컬이 워낙 강력하기에 그와 대면한다면 강해상과의 승부는 너무나 쉽고 빤하게 흘러가지 않겠나 생각할 수 있는데,
영화는 마 형사와 강해상이 맞붙기까지의 추적 과정을 꽤 능수능란한 템포로 그리며 긴장을 늦추지 않습니다.
관객에게 정의 구현의 카타르시스를 주겠다는 목표에 충실히 임하는 영화의 성격상 결말이 정해져 있다 해도,
그 예정된 목표지점에 이르기까지의 변화구가 꽤 다채로워 빤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결국에 이르는 정의 구현의 쾌감도 더욱 강렬하죠.
여기에 황소 같은 마 형사의 에너지에 힘입은 액션 연출은 한층 다이내믹해져 보고 느끼는 재미가 더 강력해졌습니다.
원테이크에 가까운 호흡으로 전개되는 액션 장면은 편의적으로 이어붙여진 컷의 느낌 대신 거칠 것 없이 내달리는 힘과 속도가 느껴집니다.
또한 마 형사의 강력한 파워가 빛을 발하는 장면에서의 묵직하게 연출되는 청각적 효과 또한 그 힘이 강력해서,
보는 사람의 눈과 귀도 아찔하게 하는 마 형사의 활약은 진정 극장용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합니다.
마동석 배우가 <이터널스>에서 슈퍼히어로 길가메시로 활약하고 와서인지 마 형사의 파워 또한 초능력 못지 않게 진화한 듯 합니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압도적인 힘의 마석도 형사와 이에 필적할 만한 슈퍼 빌런의 대결 구도가 팽팽해야 제맛입니다.
마석도 형사 역의 마동석 배우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피지컬과 풍성해진 입담을 매 장면마다 번갈아 자랑하며 특유의 매력에 불을 지핍니다.
한국 경찰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베트남에서마저도 나쁜 놈들 잡는 것이 먼저임을 망설임 없이 실천에 옮기는 마 형사의 모습은,
힘과 노련미를 겸비한 마동석 배우의 연기에 힘입어 언제 쓸어버릴지 모를 긴장감과 우리 편이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동시에 안깁니다.
한편 2편에 새로운 빌런 강해상 역으로 합류한 손석구 배우의 야수 같은 연기가 기대 이상으로 대단해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벌크업된 외모와 무지막지한 행실, 그에 대비되는 차분하게 톤다운된 말투와 차갑지만 돌아있는 눈빛으로
그 어떤 사연으로도 합리화되지 않는 절대악의 장악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마동석 배우와 힘의 균형을 이루는 데 성공합니다.
두 배우가 맞붙는 장면에서 들끓는 에너지는 결과가 어떨지 짐작되면서도 손에 땀을 쥐며 압도되기에 충분합니다.
엄살 많지만 책임감은 확실한 전일만 반장 역의 최귀화 배우부터 동균 역의 허동원 배우, 홍석 역의 하준 배우, 상훈 역의 정재광 배우까지
오리지널 멤버와 새 멤버가 어우러진 금천경찰서 강력반 캐릭터 배우들은 더욱 안정된 호흡으로 영화를 든든하게 만들어 주며,
장이수 역의 박지환 배우는 전편에 이은 강력한 웃음 버튼이자 기대 이상의 변화구 역할로 돌아와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히어로와 빌런의 용호상박 존재감이 이루는 균형, 그럼에도 유효한 히어로의 압도적 능력이 주는 편안한(?) 즐거움,
아찔한 액션과 지칠 줄 모르는 웃음의 자연스러운 조화, 시종일관 유지되는 이야기의 속도감까지.
이 모든 것들은 누구라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 프랜차이즈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이자,
<범죄도시 2>가 모두 갖춤으로써 성공적인 프랜차이즈로서의 행보를 비로소 시작하게 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번 편이 개봉하기도 전부터 3편 이후의 제작 계획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있는데, 프랜차이즈가 시스템적으로 확립한
본연의 개성에 대한 확신으로 장기적 플랜을 자신있게 착수하는 이런 모습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주로 봐 온,
그리고 한국 영화 산업에서도 비로소 만나보고 싶었던 모습이라 영화 팬으로서 무척 반갑습니다.
전편의 깜짝 성공에 머물지 않고 성공할 수 밖에 없는 탄탄한 오락영화로 돌아온 <범죄도시 2>는,
그저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믿고 보며 오래 가는 프랜차이즈의 행보가 비로소 시작됨을 알리는 영화일 것입니다.
+ 아래는 무대인사 사진입니다. (화질에 너그러운 이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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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시리즈의 모범이 될것 같습니다
역시나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