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평론가,감독이 말하는 일본영화계의 한계
fuzoo111님이 링크해주신 글에...
<기생충>과 비교해서 일본영화 제작 현장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눈에 띄어서 그부분만 발췌해 옮겨봤습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54048625
원문은 아래고요.
https://miyearnzzlabo.com/archives/62625
마치야마 토모히로 – 일본의 유명 평론가. 한국계 혼혈임.
쿠도 칸쿠로: 일본의 유명 각본가 겸 감독. 봉준호 감독의 팬으로 <설국열차> 때 대담을 한 적 있음 (https://extmovie.com/movietalk/3619762 )
(한국, 일본 영화계의 차이점에 대해서...)
마치야마: 가장 큰 문제는 돈이죠. (중략) 일본에서도 지방의 가난한 지역과 우아하게 사는 사람의 비교를 다루는 것을 만들어도 이상할 게 없는데요. 하지만 일본에선 “그럼 그런 영화에 누가 돈을 내는데?”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기생충>의 경우 제작비가 12억 엔(약 130억 원)이에요.
쿠도: 그렇다고 하죠! 굉장해요. 제작비가 말이죠. 광고비가 포함되지 않은 현장의 제작비가 말이죠.
마치야마: 예, 그래서 순 제작비가 12억 엔. 일본에선 그 <킹덤>의 제작비가 10억 엔이죠. 그런 <킹덤>이 초초초대작이란 말이죠. 일본영화의 레벨에서 보면요.
쿠도: 그래, 맞아요!
일본영화계의 초대작이라는 <킹덤>(동명 만화 원작 액션 사극)
마치야마: 그래서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냐면, 일본은 영화가 흥행해 히트하는 상한이 대체로 30억 엔(약 323억 원) 정도로 보죠?
쿠도: 뭐, 잘 벌었다고 할 금액이라고 할까. 본전을 회수하고서, ‘굉장해!’라고 말을 들을 정도라고...
마치야마: 그렇죠. 대규모 개봉을 했을 때 대체로 30억 엔이죠. 그래서 30억 이라는 기준에서 제작비라는 것을 역산해보면, (제작비가) 10억 엔이 되죠. 대체로 원가가 1/3로 나오죠. 그래서 제작비 10억 엔이라는 게 일본영화 대작의 한계예요. 그 이상의 제작비를 들이면 회수를 할 수 없으니까 말이죠.
쿠도: 그렇게들 이야기하죠.
마치야마: 그래서 30억이라는 건 ‘대히트’니까. 그럼 ‘그럭저럭 히트’로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의 제작비가 일반적이냐고 한다면 5억 엔(약 54억 원) 정도죠. 독립 영화 쪽으로 가보면 그보다 더 내려가서 3억이나 1억이 되면서 점점 내려가는 식이죠.
쿠도: 게다가 (한국영화는) 촬영 기간을 반년 정도 가진다죠.
마치야마: 그렇다고 하죠. 그래서 (일본은)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고. 또 <기생충>은 전부 세트로 찍었대요.
쿠도: 맞아요. 맞아. 그렇게 들었어요.
아나운서 코사카 리카: 예? 그게 세트라고요?
마치야마: 전부 만든 거예요.
쿠도: 부잣집도, 가난한 집도, 거리도 만든 거래요.
마치야마: 현재 일본영화계에선 세트를 못 만들어요. 예전에는 촬영소가 있어서 세트를 크게 만들 수 있었지만, 이제 일본은 조그마한 세트 정도밖에 못 만들죠.
코사카: 와! 그게 세트였다니!
쿠도: 돈... 말씀하신 대로죠. 아마도 세트에 예산을 들이고 있지 않죠.
마치야마: 그렇죠. 그리고 비라는 요소가 있죠. <기생충>에는 비가 엄청 내리는 장면이 많잖아요.
쿠도: 인상적이죠.
마치야마: 일본영화에서 “비를 내리게 해줘”라고 말하면 프로듀서가 투덜거리면서 안 된다고 말하죠.
쿠도: “정말로 필요해요?”라고 말이죠. (웃음)
마치야마: 맞아요. (웃음) “정말로 필요하냐?”고. (웃음)
쿠도: “여기서 꼭 비를 내려야만 하는 건가요?”라고 말하겠죠.
코사카: 어, 돈이 들기 때문에 그러는 건가요?
마치야마: 돈이 들기 때문에 비를 싫어하죠.
쿠도: “정말로 비 내리는 날씨면 굳이 꼭 안 내리게 해도 되잖아요.”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요. 실제로 내리는 비는 사실 (카메라에) 찍히질 않아요.
코사카: 아니, 그런 건가요?
쿠도: 대량으로 비를 뿌리지 않으면 화면에 찍히지 않아요. 그래서 비라는 것은 거의 100% (인공적으로) 내리게 하는 걸로 생각해요.
마치야마: (비를 내리게 하는 데) 돈이 엄청 들어요. 그래서 이 <기생충>이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선 비가 중요한 요소인데요.. 주인공들의 감정이 고조될 때 비가 내리죠. 살인이 벌어지는 순간이라든가, 괴수가 나온다든가. 그렇게 봤을 때. 아마도 일본영화에선 좀처럼 그렇게 표현할 수가 없을 거예요.
코사카: <살인의 추억>에서도 비가 굉장히 내렸었죠?
쿠도: 그 영화에선 비가 내리면 살인이 벌어지니까요.
마치야마: 역시나 돈이 문제죠. (일본에) 퀄리티가 무척 높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더라도 그걸 살릴 수 있는 여유가 없다고 하는... 아 복잡한 표정을 짓고 계시는군요. (웃음)
코사카: 쿠도 씨가. (웃음)
쿠도: 맞아요. 말씀하신대로죠.
마치야마: (일본) 시장의 규모가 작게 형성돼 있고, 해외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있으니까 말이죠.
쿠도: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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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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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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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깔은 또 괜찮았었던.. 영화로 돈벌 생각을 아예 안하나봐요.
왜 《기생충》의 외형만을 보려 할까요?
모든 일본 감독들이 구로사와 아키라처럼 영화를 찍을 필요는 없어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나온 것은 한국의 사회적인 맥락이 가장 큰데...
당신들도 황금종려상 받았지만 정부에서 내친 그 영화 있잖아요.
그 영화가 왜 인정 받았는데...
일본 관객들의 선호도가 전세계에서도 유니크할정도로 독특해서
헐리웃 블럭버스터가 아닌 이상
일반 상업영화는 크게 히트하기 어려운점도 있는것 같습니다
인터뷰 내용대로 큰제작비를 투자하는 곳도 없을 뿐더러
감독들에대한 대우도 박하다보니 창의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자체가 없어 보이네요
기생충 자체가 제작비를 어마어마하게 들인 작품도 전혀 아니고... 그정도의 돈을 들여 과감하게 찍을 수 있었기 때문에 명작이 나올 수 있었구나, 식의 대화같아서 갸우뚱하게 되네요.
그리고 일본 국민들이 영화를 많이 소비 안하나봐요
영화가 흥행해 히트하는 상한이 대체로 30억 엔이라니 헐
전 그 감독님 영화도 좋아하고, 잔잔한 일본 영화도 B급 만화적 감성의 영화도 괜찮게 생각하는데...
어쨌건, 일본 영화 산업 환경에 전반적인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그냥 자기네들에게 강점인 영화를 잘하면 되는 거 아닐까요.
예전 고전 영화들 중에서도 괜찮은 작품들도 많았건만...
http://shingeki-kyojin.com/archives/45569229.html
진격의 거인의 1편당 제작비는 대략 18억 엔 정도고.. 두편 합쳐서 36억 엔.. 달러로 환산하면 3277만 달러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7500만 달러는 아닌 것 같네요.
특히 위 글에서 이야기하는 평론가 마치야마 토모히로가 <진격의 거인> 각본가로도 참여했다고 하니, 저 사람 발언이 영 틀린 건 아니겠죠.
http://www.junk-weed.site/entry/2018/09/15/170016
맞아요. 참 일본의 모든 인터뷰에서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답답함이네요. 해외를 노리고있지 않는다던가 이런말은 대체 웬 핑계인지.. 한국영화도 해외를 노리고 만드는게 아닌데 말이죠. 어떻게든 국내에서 성공하고 주목받으려고 애쓰는데..? 케이팝에 이어 한국영화도 이런식으로 왜곡을 시키는군요.. 한국시장에서 도태되면 해외시장까지 갈 것도 없이 자연도태인데 말이죠.
돈도 요즘이야 시장이 커지고 투자도 커졌으니 100억 대작도 연 몇편씩 배급사마다 나오는 수준이지, 보통은 텐트폴 아닌 이상 그정도 규모로 투자하는 영화 거의 없습니다.
돈을 많이 들이고 해외시장을 노리고 만들어서 한국영화가 발전했다는건.. 영 방향을 잘못 잡고 있는 것 같은데요..
창작자의 뜻은 아닐지라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 꾀하는 CJ의 전략이라든지, 영진위 지원 등을 크게 확대해석 하는 것 같더라고요. 일본인들에겐 그런 게 커보이는 건지..
https://extmovie.com/movietalk/54053146
애니도 돈 벌어봤자, 애니 감독보다는 그 애니 원작자(만화, 소설, 출판사)가 떼돈 번다던데 신카이는 원작자이기도 하니까요.
돈적인 문제만은 아닌듯. 사회적으로 영화에 대한 인식이 우리랑은 많이 다른듯해요.
80년대 90년대만 해도 일본 영화 제작비는 한국 영화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어서 천문학적이란 표현을 하는 작품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셋트 이야기하지만 90년대만 해도 쇼지쿠나 토호 스튜디오의 셋트는 정말 웅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다 어디 간걸까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역전된 것이지요.
이게 단순히 투자와 제작 여건의 문제일까요?
일본인들의 폐쇄성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장인정신 좋은 것이지만 시대에 뒤떯어진지 오래죠. 빨리 빨리 나쁘다고 했지만 새로운 기류에 빨리 올라타고 적응하는 한국의 큰 장점이 되었잖아요.
결국 일본인 스스로 변화를 거부하고 옛 영광에만 집착한 결과라고 봅니다.
사람이 변해야 영화도 변하는 것이겠지요.
세트라는데서 놀라는군요
팩트로 말하면 인구대비 영화시장은 우리가 더 큽니다 영화를 보는 인구는 오히려 우리가 더 많아요 멀티플렉스
영향도 있겠지만 영화보는데 접근하는 방식이 일본은 좀 그래요 기본적으로 우리는 인터넷으로 예매 하고 끝 근데 일본은 일단
영화표 예매하면 2 만원 정도 할거에요 거기다 팜플렛도 돈주고 사야하고요 거기다 극장에 가서 봐야하는 영화들이 어떤분들 말처럼
애들 코스프레 하는 영화들인데 사람들이 극장에 안가죠 어쩌다 100 억을 들인다고 해서 꼭 해외 시장을 바라본다 ? 내수시장도
단단하고 해외시장도 바라보고 두가지 효과가 있겠죠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아보고 한국은 해외시장이 아니면 안된다는식으로
접근하는 저들 방식이 안타깝네요 국책 , 해외시장 딱 이 두가지 그냥 단순합니다 일본도 미국도 어느나라나 공통적이에요
각본이 좋고 , 연기가 좋고 재밌으면 사람들이 돈주고 극장가서 보는거에요 그리고 평가는 뒤따라 오는거고요
근데 국책이 어쩌고 등등 고레에다 히로카즈 , 구로사와 기요시 등등 지금도 일본에는 능력있는 감독님들
또 일본만이 할수 있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훌륭한 배우들도 있고요 그럼에도 다른곳에서 헛다리 집고 이상한 소리를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