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eneko: A Vengeful Spirit (1968) 범작이지만 군데군데 일본고전영화의 힘이 느껴진다.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범작이다.
영화 처음에는 어느 성의 성주가 부하의 반란으로 살해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잔인한 부하는 성주를 산 채로 세우고 그 위에 벽을 쌓는다. 에드가 앨런 포우 소설을 카피한 것이다.
그리고 성주의 아내를 강제로 자기 아내로 만들려 한다. 성주의 아내는 성 바깥의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성주의 아내가 평소 애지중지하던 고양이와 함께 말이다.
이후 호수는 저주받은 호수로 사람들의 두려움을 산다.
영화 처음부터 클리셰와 다른 영화의 카피다. 에드가 앨런 포우의 소설에다가 빈센트 프라이스가 등장하는 히트 호러영화의 카피다. 좀 뻔뻔스러운 장면들이다.
하지만, 한가지 관객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있었다.
성주 아내 역할을 맡은 여배우가 아주 미인이다. 역적에게 강간을 당하느니 호수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 장면이
쓸 데 없이 고퀄이다. 음산하먄서도 애절하고 그로테스크하다.
이 여배우가 이후에도 주인공으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쉽게도 주연은 따로 있다. 이 여배우는 여기서 끝이다.
저주받은 호수의 묘사도 아주 훌륭하다. 음산하면서도 소름이 끼치도록 묘사가 잘 되어있다.
유감스럽게도 영화의 무대도 이 호수가 아니다. 몇 장면 나오는 것이 다다.
그렇다면 주요 사건은 무엇인가 하면, 다음과 같은 재미 없는 것이다.
시간이 훌쩍 지나서, 새 성주가 된 역적이 권력을 휘둘러서 폭정을 펼친다.
그는 자기 권력을 이용해서 하렘을 만들어서 미인들은 모두 다 여기 집어넣는다.
늙은 성주가 아내로 맞겠다고 해도 젊은 여자들이 싫어할 판인데, 하렘에 집어넣겠다니 여자들이 차라리 죽으려 한다. 유키지라는 처녀는 조노스케라는 사무라이와 장래를 약속한 사이인데, 하필이면 성주의 눈에 띈다.
유키지를 하렘에 집어넣으라고 성주가 명령하자, 유키지는 조노스케와 함께 도망가려 한다.
유키지가 도망가면 유키지의 부모는 물론이고 일족이 가 몰살당한다. 하지만, 그래도 성주의 하렘에 가는 것은
싫다고 조노스케와 도망가는 유키지는 좀 이기적인 것도 같다. 결국 유키지의 아버지 그리고 조노스케의 어머니가 죽는다. 하지만 잠시 슬퍼했다가 금방 싹 잊고 유키지와 조노스케는 자기들의 사랑만 생각한다.
이 매력 없고 동정심도 안 가는 커플이 주인공이다.
둘이 도망가려 하다가 결국 성주에게 붙잡혀서 조노스케가 죽는 과정이 영화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정말 재미 없고 따분하고 공감도 안 가는 사건이 영화의 상당부분이라니...... 정말 이해가 안간다.
그렇다면 이 사건이 쭈욱 이어져서 이후 영화의 전개를 결정하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사건은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성주 아내가 데리고 물 속으로 뛰어들었던 고양이귀신이 진짜 주인공이다.
그냥 앞의 에피소드들 다 빼고 여기부터 영화를 시작해도 무방할 정도로, 앞의 영화 전개는 일관성 없는 누더기다.
재미도 없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즈음, 영화는 몇장면 정말 대단한 효과를 내는 것들이 나온다.
영화로서 걸작을 찾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전호러영화 애호가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장면들이 이 영화에 존재한다.
고양이 귀신은 성주의 아내로 변신해서 낮에는 성주의 아내로 위장하고 밤에는 고양이귀신이 되어 돌아다닌다.
정체를 들킨 고양이 귀신이 밤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은 아주 대단하다.
그냥 와이어 달고 조금 날아오르는 정도가 아니다. 밤하늘 속으로 높이 높이 올라가는데, 그 효과가 강렬하다.
그리고, 고양이 귀신 여배우는 진짜 성의 벽 위를 달려간다. 이거 셋트가 아니다. 이것을 멀리 있는 카메라가 아래에서 찍는다. 아주 실감난다. 그리고, 고양이 귀신 여배우가 성에서 진짜 뛰어내린다. 뒤이어 고양이귀신을 따라온 군사가 나오는데, 그 군사들의 키로 미루어보아, 고양이 귀신은 엄청난 높이에서 뛰어내린 거다. 섬찟하고 현실적인 호러장면이다.
역적이었던 새 성주가 미쳐서 칼을 휘두른 다음, 정신을 차려 보니, 십여 명 여자들의 목이 방바닥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 장면도 아주 소름끼치는 공포스런 장면이다. 성주가 도망가려 하자, 그 중 한 여자의 시체가 성주의 옷을 입으로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 물론 고양이귀신이 보여주는 환각이다. 성주는 도망가려고 자기 다리를 검으로 잘라내려 한다. 그의 다리가 피투성이가 된다.
시종일관 음산한 저주받은 호수의 묘사도 훌륭하다. 몇장면 안 나와서 애석하다.
이외에는 다 재미없는 범작이다. 안타까운 생각도 안 든다. 감독의 역량이 이 정도라는 것이 눈에 분명히 보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영화에 나오는 훌륭한 장면들은, 감독의 역량이라기보다 당시 일본고전영화 황금기의
힘에서 오는 것이리라.
결과적으로 들인 시간만큼 재미는 주었지만, 다른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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