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히어로무비는 마케팅전략의 영상화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거장급 감독들이 이야기했듯
레고무비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수퍼히어로들 -> 가치 있는 자산들임. 수퍼히어로무비는 결국 이 자산들로부터 수익 (return on an asset)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수퍼히어로무비. 영화를 만들려기보다는, 이 수퍼히어로 자산을 어떻게 포장하고 포지셔닝해서 수익을 극대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영화를 디자인함. 마틴 스콜세지가 로버트 드니로의 브랜드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영화를 조립해서 만드는 격임.
세계관 팔이 -> 마케팅 전략인 끼워팔기. 각각의 수퍼히어로무비를 따로 따로 판매하는 것보다 묶어서 판매하는 것이 수익이 높다는 것이 끼워팔기 전략. 끼워팔기가 성공하려면 유명한 히어로와 별로 안 유명한 히어로가 있어야 함. 끼워팖으로써 안 유명한 히어로의 가치도 덩달아 오를 수 있어야 함.
계획적 진부화 (planned obsolescence):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갈아 엎어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도록 함. 안 그러면 사람들이 하나의 상품을 산 후 오래오래 그냥 그것만 씀. -> 수퍼히어로무비를 3부작으로 만든 후 갈아엎고 다시 시작함.
빌런 -> 새로운 빌런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의 빌런 (이것도 자산)을 가져와서 수퍼히어로자산과 결합하여 시너지가 가장 큰 것을 선택함.
세계관, 멀티버스 -> 이런 것들이 등장해야 할 예술적 필연적 이유가 없음. 그런데도, 여러 영화에서 자꾸 써먹음. 영화가 자산으로서의 수퍼히어로를 극대화하는 것에 있기 때문에, 영화 전체를 생각하기보다 조립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기 때문임.
"수퍼맨은 양어머니를 시골에 모시고 있는 외계인으로 엄청난 초능력을 가지고 있음" "배트맨은 부모님을 악당에게 잃은 뒤 트라우마로 악당들을 사적제재하는 다크히어로임" -> 자아, 이번에는 이것들을 어떻게 조합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결합을 만들어 볼까? 요즘 경기가 안 좋지? 사람들의 마인드가 이러이러할 거야. 소비자의 수요가 이러이러하니까 이번에는 이렇게 만드는 것이 수익이 더 나겠어. 그러려면 악당 캐릭터는 이것을 가져오는 것이 좋겠어. -> 영화가 아니라 레고 맞추기임. -> 이런 공식이나 이런 어프로치가 안 먹히면, 창조적 프로세스로 영화를 만들어낼 능력이 마블에게는 없을 것임.
문제는, 마블식 영화 만들기가 너무 성공한 나머지, 마블식 영화 만들기가 무너지면 영화계가 다 무너질 것이라는 위험임. 코폴라감독의 현 영화계 비난이 이런 맥락이라는 생각이 듦. 김기덕감독의 강렬한 자기고백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현 영화계 상황을 보면, 이것이야말로 영화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듦.
이것이 영화인지, 이것을 창조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인지 요즘 회의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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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50년대 60년대 70년대 80년대 영화들이 훨씬 더 창의적입니다
요즘 영화 보느니 60년대 고전 영화 보는게 낫습니다 ^^
영화가 선과 악의 대결, 히어로와 빌런의 대결을 기본 구성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소재가 고갈되었습니다
주인공과 빌런의 대결이 아닌 다른 구도의 영화는 나오기 어렵거든요
또한 극장 산업도 사양 산업입니다. 요즘 트렌드에 안 맞습니다. 좁은 의자에서 2시간 동안 부동 자세로 영화 보려는 젊은이들이 별로 없습니다
오락 영화 산업의 위기입니다. 아마 10년 동안은 비전이 없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극장 지점 수를 현재의 2/3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극장 지점이 너무 많습니다. 극장 경영자들이 너무 낙관적으로 전망을 했었죠
예를 들면, 킨텍스 메박에 아주 좋은 M관이 있었습니다. 경기도에서 가장 큰 스크린을 가지고 있었고 마이어 시스템이 있었죠
그런데 관객이 너무 없으니까 몇달 전에 M관을 폐관해 버렸습니다
근 10년 가까이 마블이 영화계를 지배했는데 이제 끝나가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