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을 잃은 두 여인, 퓨리오사와 영자의 생존분투기
올해 5월에 개봉한 <퓨리오사, 2024>와 한국 고전 <영자의 전성시대, 1975> 속
각 주인공인 퓨리오사와 영자를 소개해본다.
팔을 잃게 된 두 여인에겐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 스포주의 ※
해당 글은 영화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팔을 잃은 두 여인
먼저 황무지 속 그녀 퓨리오사,
선배이자 전우 잭과 함께 가스타운에 기름을 실으러 갔다가
가스타운의 보스 디멘투스의 급습을 받는다.
잭은 오토바이에 묶여 강제 뺑뺑이를 돌게 되고,
그녀는 체인에 왼팔이 묶인채 잭을 바라보게 된다.
한참이 지나자 잭은 죽어있었고
그녀는 모래폭풍이 분 사이 자신의 팔을 끊고 오토바이를 탈취하여 달아난다.
그녀는 복수를 위해 훗날을 도모하게 된다.
다음은 도회지 속 그녀 영자,
가난한 시골집 맏딸로 태어난 그녀는
무작정 상경하여 하숙집 식모살이를 하다가 그 집 아들한테 범해지고 되려 쫓겨난다.
아는 언니한테 간 그녀는 언니가 하는 밤일을 따라하긴 싫어서
버스 안내양을 하다가 마주 오던 버스에 부딪혀 왼팔을 잃게 된다.
기술을 배우겠단 희망이 사라진 그녀는 웃음과 밤일을 팔게 된다.
희망에 대한 태도
삭막하기 그지 없는 세계에서 두 여인이 희망을 대하는 태도는 사뭇 다르다.
이는 두 캐릭터의 성격의 차이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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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는 전투적이면서도 희망을 갖는다.
디멘투스로 피랍될 때 오토바이 호스를 끊는 것부터 단신으로 차를 몰고 복수하기까지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잭에게 총구를 겨누다 되려 차에서 떨어지기까지한 그녀는 분노의 고함을 토한다.
그녀의 강인한 정신력을 높이 산 잭은 그녀에게 필요한 갖 기술들을 전수하고
배신과 살생이 난무하는 황무지를 탈출하자는 희망을 공유한다.
"The stars be with you."
그녀가 희망하는 건
생명력이 풍요로운 고향으로의 귀환이다.
사과를 따다 디멘투스 일파에게 납치되어 황무지로 내던져진 그녀는
생명을 상징하는 씨앗을 입안에 품고는 복수를 다짐한채 머리를 자른다.
디멘투스에게 복수할 때도 생명의 위대함(?)을 알려주는 그녀만의 방식대로 복수한다.
그러고는 녹색의 땅을 향해 임모탄의 아내들과 탈출하는 것으로 끝난다. (임산부를 포함해서)
생명을 낳는 존재들과 함께 살생의 땅을 떠나려는 그녀는
살아남기위해 전투적이었지만 공생의 희망을 품은 캐릭터라 할 수 있다.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민폐는 끼치지 않으려는 영자
반면 영자는 갖가지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비극적 운명을 타고났기에
희망에 대해 비관적일 수 밖에 없다.
하숙집 주인의 비뚤어진 아들사랑, 남아선호가 남아있던 그 시기에 영자는 항변 한번 하지 못한다.
쫓겨난 영자에게 '홀에 나가자'는 아는 언니의 제안을 뿌리치는 그녀에게선
자기존중의 태도와 희망이 아직은 남아있었다.
"기술 배울 자리가 없을까? 만날 남의 집에서 밥이나 짓고 빨래를 하다간 진짜 멍텅구리가 되겠어"
그러나 앞서 말한 버스 사고로 팔도 잃고 희망도 잃은 그녀는 운명을 탓하면서도,
민폐를 끼치기보다 차라리 자기희생을 택한다.
버스 사고로 얻은 보험금은 전부 가족에게 보낸다.(사고 소식은 숨긴채)
어쩔 수 없이 호스티스일을 하며 자존감을 버린 그녀지만
그런 자신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며 의수를 선물한 창수에게
고마워하면서도 자신이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창피와 회의를 느낀다.
그러고는 자신과 비슷한 형편인 절름발이의 가난한 남자를 택한다는 점에서도 말이다.
"하느님,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어요.
빨리 푹푹 곪아 썩어 죽어버릴래
창수한테 미안하지만 이 술 마셔야겠어요."
"창수 때문인가봐. 창피함을 알게 된 게"
무조건적인 창수의 사랑이 고맙지만 되려 부끄러움이란 독이 싹트는 것일까.
이렇듯, 영자는 비극의 주인공이지만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자기희생적인 캐릭터라 볼 수 있다.
조력자, 잭과 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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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인을 각각 돕는 두 남자, 잭과 창수
두 영화에서 두 쌍의 커플은 안타깝게도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한다.
잭에게는 퓨리오사와 탈출을 기도하다 죽음으로 전우애의 면모가 보인다면,
창수에게는 영자가 자격지심에 다른 남자를 택했음에도 복을 빌어주는 순애의 면모가 돋보인다.
(참고로 영자가 택한 그 남자는 이순재다!)
두 관계의 끝을 비교해보니
각각 울분과 안쓰러움이 묻어나온다 볼 수 있겠다.
맺으며
황량함과 고독함이 더해진 외국 액션 영화와
고전의 애틋함이 묻어나오는 국산 드라마 영화를 비교해보니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매드맥스의 후속작과 영자의 전성시대 리메이크작이 나오길 기대한다.
별들과 함께있는 퓨리오사와 희망을 꿈꾸는 영자의 모습이 나올지 재밌는 상상이 든다.
조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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