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후기.. 흥미로운 소재를 잘 활용 못한 스포츠물
<드림> <리바운드> <아마존 활명수> 등 한국 영화계에 요즘 자주 보이는 언더독 스포츠팀에 관한 영화입니다. <1승>이 다루는 분야는 여성 프로 배구이고, 실력있는 주전 선수들이 이적되면서 꼴지가 된 팀을 초라한 경력의 감독(송강호)이 이끌며 1승이라도 하려고 애를 쓴다는 얘기에요.
초반에 괴짜 구단주(박정민)가 선수 트레이드를 제멋대로 하며 팀워크를 망치고 궁극적으로 팀을 팔아치울 꿍꿍이를 드러내는데, 이는 1980년대 할리우드 스포츠 코미디 영화 <메이저 리그>를 연상시킵니다. 팀 주장 장윤주가 노안이 왔다는 설정이 딱 찰리 쉰 캐릭터 판박이 같죠. 그밖에도 깡패 같은 폭력 선수, 한국말에 서툰 일본인 선수 등 오합지졸 팀원 구성도 딱 <메이저 리그>고요. 그 영화를 잘 벤치마킹한 본격 코미디면 꽤 웃겼을 수도 있는데, <1승>은 피식하게 만들 정도의 가벼운 코미디에, 한국 스포츠계의 병폐까지도 지적하려는 욕심을 품습니다. 팀원들과 사이 나쁜 쌍둥이 선수, 팀내 괴롭힘 왕따 문제 등도 나오지만, 그 부분을 깊게 파고들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네요. 그 결과 큰 웃음을 주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진지한 스포츠 드라마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이에요.
<1승은> 또 사용료가 꽤 비쌌을 법한 유명 팝송, 유명 영화 음악을 가져다 썼는데, 특히 유명 영화 음악이 영화의 대미를 장식할 때, 원래 그 곡이 쓰였던 걸작 영화의 명장면과 비교하면 어울리지 않게 오버스럽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네요. 굳이 꼭 그걸 썼어야 했는지... 아쉬운 부분입니다.
배구 팬인 분들이라면 특별 출연한 카메오, 그리고 영화 중간에 나오는 원컷 랠리 장면 등은 볼거리가 될 것 같네요.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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