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Las Vegas (1964) 엘비스 프레슬리의 최고작. 스포일러 있음.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기영화도 나왔는데, 확실한 것은 그 안에 엘비스 프레슬리가 없다.
1960년대,
힙하고 미친 듯 오도방정을 떨고 자기 노출을 하는 데 거리낌이 없던 그 광기가 없다.
그 시대정신이 바로 엘비스 프레슬리를 아이콘으로 올려놓았는데 말이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멍청한 B급영화에만 나온 줄 아는 사람이 있는데, 그도 작품성이 있는 도전적인 영화에도
나왔다. 재미만 추구하는 대중적 오락영화에도 나왔다.
둘이 적당히 조화된 것이 바로 이 영화다.
노래와 춤을 보여주기 위해 스토리는 적당히 뼈대만 세운 것이 아니고, 발랄함과 트위스트 그리고 유머와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를 잘 구축하였다. 동시에, 정신 나간 자기 노출적인 춤과 불멸의 히트곡 비바 라스 베가스를 집어넣었다.
피식하는 웃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폭소가 터질 정도의 유머가 있다. 놀랍게도 엘비스 프레슬리는 이런
코믹연기를 아주 잘 해낸다. 잘 생기고 뺀질뺀질하고 두뇌회전 빠르고 민첩한 자기 이미지를 역이용한다.
뺀질뺀질하고 두뇌회전 빠른데도, 결과는 이상하게 실패에다가 망신만 당하는 역을 맡는다. 이것이 웃기다.
자신만만한 춤과 노래로 대중을 막 휘어잡는다. 본인도 뽐을 내며 자신만만하다. 그런데 그다음 나오는 것이,
망신과 실패다. 그는 당황해서 어벙하게 행동한다. -> 이런 식이다. 이게 잘 먹힌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환락과 화려함의 도시 라스 베가스에서 자동차경주선수다.
실력이 대단해서 레이스를 휘어잡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유일한 (작지 않은)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 경주용 자동차를 가질 수 없다. 그는 돈을 한 푼 한 푼 모아서 자동차부품을 사다가 조립을 한다.
용이 언제 여의주를 물고 승천할 수 있을까?
엘비스 프레슬리는 자동차 정비소를 찾아온 앤 마가렛을 우연히 만난다.
한 눈에 반한다. 자동차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여자에게 혼이 빠질 정도로 사랑에 빠진 것도 처음이다.
저런 여자는 라스베가스에서 쇼걸로 일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앤 마가렛은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우연히 재회하는데, 앤 마가렛은 수영강사였다.
화려한 라스베가스를 선전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들은 라스 베가스의 화려함 속에 묻힌 가난한 사람들이다.
라스 베가스에서 웨이터로 일하고, 수영강사로 일한다.
그들은 데이트도 수상스키, 놀이동산, 헬리콥터 투어 이런것을 한다. 라스 베가스에서 도박이나 화려한 볼 거리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둘 다 엄청 화끈하다.
자기 노출증이라고 해야 할 춤동작들은 당시 시대정신을 보여준다. 이런 자기노출증과 뻔뻔한 열정으로 영화 반을 채워놓는다. 엘비스 프레슬리를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다. 우아하거나 세련된 댄스영화만 보던 사람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영화니까 안 보여주었지, 평소 콘서트에서는 엉덩이까지 오도방정으로 흔들어댔으니.
하지만, 영화가 방방 뜨지 않은 것은, 함께 보여지는 가난한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활 때문이다.
자기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힘겹게 나아가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습이 나머지 반을 채운다.
가난함과 고난 속에 코메디가 있다. 페이소스가 섞인 코메디다.
앤 마가렛이 엘비스 프레슬리에게 빠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매력덩어리에 똑똑함과 어벙함이 한 몸에 공존하는
엘비스 프레슬리이니까.
돈이 없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위험한 자동차 경주를 하는 것은 용납 못한다.
결혼하자 마자 과부가 되기는 싫다.
그렇다고 해서, 엘비스 프레슬리가 "그래, 자동차 경주 그만둘께."할 사람이 아니다.
그에게는 인생 그 자체이니까. 둘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 사랑해서 사랑싸움을 하는 거다. 둘이 깨질 일 없다.
중산층 앤 마가렛의 아버지가 퇴직금을 전액 투자해 주는 바람에,
엘비스 프레슬리는 꿈에도 그리던 자동차를 얻는다.
앤 마가렛의 아버지는 딸의 장래도 장래지만, 자기 자신이 자동차에 푸욱 빠진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자동차 경주에 나가서 우승도 하고, 앤 마가렛과 맺어지고, 앤 마가렛의 아버지는 무척 기뻐하고,
완벽한 헤피엔딩이다.
"왜 이런 영화는 꼭 해피엔딩인가?"하고 불평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해피엔딩이 없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이런 영화에서라도 해피엔딩을 경험하면 좋지 않은가?
엘비스 프레슬리와 앤 마가렛이 60년대를 풍미한 그 매력을 잘 볼 수 있다.
놀랍도록 활기차고, 미래를 향한 희망에 풍선처럼 부풀고, 가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감 넘쳐서 나아가는
그 청춘의 모습들도 60년대의 모습들인가? 그럴 지도......
미국경제가 발전하고 중산층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희망에 차 있던 시절이었으니.
추천인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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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만 아는 영화였는데. 그 시절 청춘의 애환도 담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