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2가 진짜 짜증나는 이유(스포)
조커 1의 마지막 장면에서 필립스는 아서가 깨진 유리조각으로 얼굴을 찢어 일명 글래스고 스마일(Glasgow Smile)을 새기길 원했으나, 당시 워너에 있었던 놀란 감독이 이는 오직 자신의 조커(히스 레저)만이 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이 선택에 반대했다고 하죠.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아는, 아서가 추종자들 앞에서 피로 미소를 그리는 장면이 탄생했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느냐. 필립스는 애초부터 아서를 확정적인 조커의 원형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당시엔 정말 단편으로 끝낼 생각이었다는 증거일수도 있겠죠. 기사에 의하면 필립스나 피닉스 모두 속편에 대해 확신이 없었으며, 이를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각색하는 방안도 모색했으나 레이디 가가가 합류하면서 속편에 비로소 그린라이트가 켜졌다는 점...(심지어 속편 아이디어도 호아킨 피닉스의 꿈속에서 착안했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가끔 들려오는 "1편에서부터 속편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같지도 않은 소리이며 있었다고 해도 관객의 반응을 보고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놀란 떠나니까 바로 속편에서 글래스고 스마일을 쓰는 것도 졸렬한데, 심지어 원래 계획대로 아서가 아닌 무명의 캐릭터가 그 맨틀을 이어받게 했다는 것이 더더욱 짜증납니다. 차라리 비슷한 웃음소리를 낸다던지, 아서의 피로 또 다시 얼굴에 미소를 그린다던지 새로운 조커의 탄생은 얼마든지 다른 식으로도 연출할 수 있었을텐데요.
결말 자체에 대한 분노보다도 애초부터 전했던 메세지가 명확하거나 일관되지 않았고, 그저 평단과 대중을 의도적으로 두둔하고 폄하하는 느낌까지 들어서 굉장히 불쾌합니다.
게다가 조커의 흥행 참패의 가장 큰 요인으로 스튜디오의 개입 없이 감독에게 전권을 준 점이 꼽히고 있는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그 어떤 내부 시사회나 테스트 스크리닝이 없다는 후문이 들려오면서 많은 이들을 당황케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수장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은 조커 2에 대한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으며, 제작단계부터 아예 터치를 안했다고 하죠. 둘은 대신 맷 리브스 감독의 <더 배트맨> 속편과 HBO 시리즈 <펭귄>, 그리고 메인 유니버스에 속하는 작품들에 전념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유투버 John Campea가 이 상황을 빗대어 설명하길,
"당신이 돈을 내고 인테리어 업자한테 일을 시켰는데, 그 업자가 당신에게 그 어떤 중간 과정이나 작업물도 보여주지 않고 본인에게 전권을 주라고 생각해보세요. 내 가 내 돈을 투자했는데 말이죠!!!"
애초에 DC 엘스월드 프로젝트가 세계관 확장을 고려하지 않아서 감독에게 많은 권한을 준다고 해도, 2700억을 쏟는데 테스트 스크리닝 한 번 없었다뇨...이런 계약을 한 워너가 욕 먹어 마땅하다고 봅니다.
토드 필립스야말로 정말 권위의식에 가득 찬 신념 없는 가짜 아티스트라는 말을 감히 해봅니다. 이번 작품에 대한 제 의견이 어떻든 이 두 비하인드 스토리만 놓고 봤을때 정말 정이 뚝 떨어지네요.
빼꼼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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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너무잘돼서 감독한테 전권을 줬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