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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카니발 Cannibal Apocalypse (1980) 색다른 월남전 영화.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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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지옥의 카니발은

당시 유행하던 Cannibal과 Apocalypse를 결합한 소위 시류에 편승하려는 영화다. 

그래서, 엉터리 B급 이탈리아 막장영화인가?

막장영화이고 B급 영화는 맞다. 하지만, 엉터리가 아니다. 바로 일급배우 존 색슨이 주연했기 때문이다. 

존 색슨은 이소룡의 용쟁호투에서 공동주연을 맡은 배우다. 한동안 그는 주연배우를 맡아 했고, 

말론 브란도의 영화에도 비중 있는 (주연에 가까운) 조연으로 출연했었다.

그가 섬세한 내면연기를 보여주는 바람에, 이 영화는 실제보다도 더 일급처럼 보인다. 

존 색슨에게 출연료로 얼마를 주었는지 모르겠으나, 그는 받은 것보다 몇배는 더 이 영화에 기여했을 것이다.

(그리고, 주연여배우가 쓸 데 없을 정도로 미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영화는 수준작으로 소개 개봉되었었다. 바로 존 색슨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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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전에 참전하여 소대장으로 부하들을 이끌던 존 색슨은 아직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사회적으로는 중산층에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다. 아내와 서로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비밀이 있다. 월남전 참전 도중 그는 부하를 잃었었다. 월맹군 기지를 습격하다가, 그는 

부하들이 지하감옥에 갇혀 반정신병자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들은 굶주림에 시달리다가 

식인을 하고 있었다. 사람도 못 알아본다. 존 색슨은 그들을 구하려는데, 부하들은 존 색슨의 팔을 물어뜯는다. 

무슨 드라큘라처럼, 몸을 그들에게 물어뜯기면 식인충동이 전염된다. 이것은 무슨 상징같다. 

전쟁의 공포, 굶주림, 비참함, 자기 모멸, 죄의식같은 것들이 자학으로 이어지고, 이 자학은 다시 타인에 대한

식인충동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식인을 하는 부하들을 보면서, 존 색슨의 내면에 존재하던 이 불안함들이 

갑자기 일깨워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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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존 색슨은 밤마다 이 꿈을 꾸며 식인충동을 강렬하게 느낀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식인충동은 말이 안된다. 사회적 지위도 있다. 요조숙녀 그 자체인 아내에게 이 

혐오스런 충동을 들켜선 안된다. 하지만, 그의 이런 위태위태한 생활은, 옛부하들이 찾아오면서 깨지게 된다.

존 색슨과는 달리, 옛부하들은 사회에서 루저로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존 색슨을 원망한다. 

식인충동을 간신히 억누르던 존 색슨은, 부하들로 말미암아 자기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거기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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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가장 터부시되는 것이 식인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의 가장 어둡고 금기시되는 곳으로 굴러떨어진다. 

이제 루저 정도가 아니다. 반드시 처단해야 하는 악마 그 자체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체했다.). 식인을 하는 월남전 참전용사들은, 

악마로 태어난 것이 아니다. 

미정부가 전쟁으로 몰아넣었기에, 악마가 되도록 강제된 것이다. 어디까지가 정부와 사회의 책임인가? 

 

존 색슨은, 자기 식인충동을 억누르지 못한 것도 있지만,

부하들에 대한 책임의식도 느낀다. 그들이 비참한 죽음을 향해 질주해 가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책임감에서 자기도 거기 동참한다. 루저들이었던 옛부하들이 자살에 가까운 폭동을 벌이는 동안,

그는 어쩔 수 없이 거기 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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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섬찟한 장면이 있는데, 존 색슨은 살해당하러 가기 전에 자기 옛군복을 가지러 간다. 

폭도로 살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군인으로 살해당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들의 죽음은 당신들이 그들에게 강제한 것이다" 하는 것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거기에서 아내를 딱 마주친다. 식인 충동을 막 열어제껴 걷잡을 수 없던 남편과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의 조우 - 남편은 가까스로 아내를 밀어내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이 장면 연출이 엄청 긴장감을 자아내면서 아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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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쥐떼들이 돌아다니는 하수구로 도피한다. 경찰에 둘러싸인 그들은 쇼핑몰로 들어간다. 절망적인 상황이다. 그들은 하나하나 총에 맞아 비참하게 죽는다.

사회에서 보기에는 타부를 건드리는 괴물이고 추악한 변태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사회에 남기는 어두운 추악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들에게 물린 사람들은 

식인충동이 옮아서 식인을 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결코 죽지 않았다. 

 

저예산에 스토리도 평범하지만, 그럴 듯한 상징 묘사나 일급배우의 명연 등으로 말미암아 

일급처럼 보이는 B급영화가 되었다. 주제의식도 아주 선명하게 영화 내내 구축하고 있어서, 

영화가 산만하지 않다. 애초에 사건의 범위를 줄이고, 컨트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건을 충실하고 설득력있게

구축해낸다. 현명한 선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당시, 일급배우가 나오는 일급영화로 선전되었던 때문도 있고,

식인충동을 다룬 충격적인 영화였던 때문도 있고,

미국우월주의를 비판한 수준 높은 영화라는 평론가들의 과대광고 때문에 

흥행에 성공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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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미노커
    타미노커
  •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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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Evans 작성자
golgo
당시에는 이런 소재가 유행했었습니다. 이런 소재를 가진 영화들이 범람했었죠. 주로 이탈리아에서 B급 영화로요.
10:29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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