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독재자]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해본 인간 김정일
0. 독재자 김정일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2천만의 생명을 담보로 끝없는 무력, 사상 독재를 3대째 이어오고 있는 김씨 3대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서할 수가 없죠.
다만, 영화를 통해서 본 영화인이자 인간으로서 김정일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1. 영화광이었던 김정일의 센스를 인정합니다. 영화가 무슨 장례식장도 아니고 울기만 하느냐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벌써 그 시절, 그는 한국(남북 포함) 영화가 신파로만 치닫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불편함과 분노를 나타냅니다. 정확한 진단과 할리우드를 추구하는 그의 큰 그림은 같은 영화팬으로서 인정할 만합니다. 김정일이 한국에서 지금 우리와 같이 숨쉬고 있다면, 익무인이 되어 [덕혜옹주][부산행] 등을 같이 까주고 있었을 거란 확신이 있어요.
2. 무기가 아닌 영화라는 문화산업으로 경쟁을 해보겠다는 판단은 상당히 시대를 앞서간 듯합니다. 물론 이건 그가 잘나서는 아닌 듯합니다.운이 좋았죠. 김일성이라는 전쟁, 독립, 혁명의 영웅이 갖는 카리스마와 상징을 전혀 따라갈 수 없었던 김정일(심지어 덩치도 작은). 왕좌를 잇기 위해 자기만의 무기가 필요했겠죠. 그리고 우연히 본인의 취미인 영화. 이 두 개를 묶어 문화산업이란 걸로 무언가로 해보려고 했던 듯합니다. 이것은 마치 삼성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으며 자신만의 무언가를 하고 싶었던 것과 비슷하겠죠. 결과적은 자동차는 망하고 반도체는 흥했지만요.
3. 왕족의 피를 이어받아, 자신을 그저 김정일로 받아주고 상대해주는 사람이 없이 자라서 그런지 김정일은 성장을 못한 사람 같았습니다. 사건을 지시한 것도 지시한 것이고 그의 육성을 들어보면 아이처럼 좋아하는데, 뭔가 정말 아이 같았어요. 그저 그 아이의 한 마디에 사람이 죽고 살고 납치될 뿐이죠.
4. 이런 맥락에서 보면 신상옥 등이 탈출했을 때, 김정일은 엄청나게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요. 아이처럼 순수하게 그들을 믿었으니까요. 물론 감시는 했지만. 거기에 간부들이 그를 엄청나게 조롱했을 것 같습니다. 뒤에서 말이죠. 그래서 그를 계승한 김정은은 그런 아버지보다는 카리스마와 혁명의 영웅으로 더 상징적인 김일성을 따라가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찌보면 김정일은 실패한 후계자일 수도 있으니까요.
5.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북한의 독재는 더욱 끔찍합니다. 독재 베이비, 독재 차일드들이 멋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마음가는 대로 하는 모든 것들에 의해 저 많은 생명들이 움직이여한다니. 최소한 생각이란 게 있는 녀석들이라면 좋았을 텐데요.
아 그리고 이 사건 배경의 파랑지붕 그분의 아버지가 또 한 몫 하신 듯하네요. 민주주의라고 간판 달고 독재를 엄청나게 했죠. 영화판은 더 심했을 거고요. 대단한 부녀에요.
영화는 추천입니다 :D
이상 [연인과 독재자] 감상 후, 주절주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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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맛배기만 봐서.. 막내리기전에 봐야 될텐데,. 장기상영 할것 같은 분위기인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