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이 부족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덕혜옹주 평입니다]
항상 전기영화가 나올 때 마다
저는 "왜 이 시대에 OOO인가?"를 고민합니다.
덕혜옹주 영화가 제작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왜 이시대에 덕혜용주인가?"를 생각하고 고민했었는데요.
그 답을 전혀 못 찾았었습니다.
그런데 언론시사회에서 어떤 기자분이 제가 궁금하게 여겼던 걸 허진호 감독과 손예진 씨한테 정확하게 물으시더라고요?
"이 시대의 덕혜옹주의 영화제작적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말이죠.
손예진 씨가 대답했었습니다.
"망해가는 나라와 그 운명을 같이 하면서 한 사람의 비참했던 삶에 대해 같이 관객들이 아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말에 제가 무릎을 탁 쳤습니다. 오!!!
제 자신을 돌아보건데 그동안 살면서 남의 아픔에 공감을 잘 못하였던 것 같았었습니다.
인제 그 제작의도를 알았으니 영화가 새롭게 보일 것 같더라고요. 한 번 더 영화를 볼 생각입니다,.
영화는 정말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요즘 졸작들 엄청 찍어내는 롯데엔터테인먼트이니까요. 인제는 믿고 거르는 롯데라는 선입견까지 생겼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기획될 때 "덕혜옹주가 독립군의 구심점 역할로 나오는 플롯"이라는 걸 어디서 듣고
덕혜옹주가 암살의 전지현 씨 캐릭터를 합성해서 역사왜곡으로 무슨 재미를 보려고 하나? 아주아주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영화를 감상하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짠했습니다. 제가 그 덕혜옹주의 아픔에 공감이 되었던 걸까요.
손예진 씨는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많이 흘려서 화장을 다시 고치느라 기자간담회가 10~15분 지연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걸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뭔가 짠하였습니다.
옛날 저도 덕혜옹주를 소재로 한 재연다큐멘터리 드라마 2부작을 아주 어렸을 때 본 기억이 있거든요.
그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덕혜옹주가 경복궁에 들어오다가 경비한테 제지를 당하면서 끝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비슷했습니다.
역사가 스포이기는 하지만
덕혜옹주가 귀국하면서 경복궁을 둘러보는 것으로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영화 <마지막 황제>도 비슷하게 끝나죠.
청조 황제 푸이가 궁궐 구경나온 꼬마애한테 용상을 가리키면서
"난 한 때 저길 앉았던 사람이야" 하면서 푸이가 용상에 올라앉아 회한을 돌이키면서 웃으면서 끝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비슷비슷하네요.
한국판 <마지막 황제> 였습니다.
<마지막 황제>를 한국적 역사감수성을 버무리면서 만들었던 영화였습니다.
* 기자간담회 때 허진호 감독이 윤제문 씨를 언급하면서 "차를 팔고 반성중인 윤제문 씨..." 할 때 다들 빵 터졌습니다.
윤제문 씨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워낙 악역을 많이 해본 베테랑이어서 그런 걸까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흥행이 잘 될 거냐 누가 물어보면
글쎄요 모르겠어요.
올해 롯데배급 영화들 중에서 좀 많이 나은 영화이기는 하지만 워낙 볼 영화들이 많다보니까요
부산행부터 제이슨본, 그리고 터널, 국가대표2 등등...
손익분기점이라도 넘어서 손예진 씨 제작에 투자한 돈이라도 건지셨으면 좋겠네요.
짠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전문 영화 평론가들의 관점에서는 그다지 성이 차지를 않을 영화같네요.
웬지 박평식 평론가 평점 5점 줄 거라 생각하고
씨네 21 평균평점은 5점에서 6점 사이인데, 5점대 후반 나올 거라 예상됩니다.
추천인 11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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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전기영화 차승원 주연의 <고산 김정호>가 개봉이 되는게 그것의 기획의도는 무엇일지 지금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덕혜옹주는 저뿐만 아니라 각박한 현대 시대에 공감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사람들한테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이십니다. 날이 갈수록 강팍해지고 메말라가는 우리 현대인들의 마음이 옛 선조님들의 혜안을 거울삼아 조금씩 남을 배려하고 안아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어여..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이었나? <마지막황제>가 주말영화로 나와서 강시영화로 착각하고
런닝타임도 무지 길어서 깨어나보니 어머니 팔을 베게로 삼고 잤던 기억이 있네요.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DVD로 빌려서 보니 정말 짠했던 영화였습니다. 추천합니다.
[단, 런닝타임이 3시간 짜리라 오래 앉아있는 거 싫어하고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이라면 패스요...ㅋㅋ]
덕혜옹주가 결국 8월 장악할 수도 있겠네요.
장악까지는 너무 드라마가 잔잔하고 역사가 스포인지라...
그래도 응원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롯데... 그동안 얼마나 졸작공장이었습니까. 덕혜옹주마저도 졸작 영화였다면 롯데배급 영화는 절대 안 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생각을 다시 한 번 바꾸게 되었네요.
사냥이 여기였죠? ㅠㅠ 젠장 ㅠㅠ
괜찮게 나왔나 보네요 ^^ 내일 확인 해 봐야 겠어요
추천과 비추천 둘 중에 하나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추천입니다.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그렇다고 영화 시상식 때 어느 부문을 거머쥐기에는 아가씨와 곡성이 너무 쎄서...하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덕혜옹주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봐봐야겠네요!!
글 잘읽었습니다,,,공감할수있기위해 영화를 만들었다라,,공감이 마구 되네요 ㅠㅠ
영화를 보고 손예진 씨 말대로 공감이 되었기 때문에 영화의 만듦새는 평균 이상을 달성하였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후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손예진씨가 말 참 똑똑하게 잘 하시네요 ^굿^ 덕혜옹주의 흥행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