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터치>의 만화사적 의의
나고야 예술 대학에서의 만화 강의를 '꼭 어른용으로'라는 취지로 이번 호부터 연재하게 되었다.
1회는 총 발행부수 1억부가 넘는 스포츠 만화의 걸작 <터치>를 다루며 이 작품이 만화사에 새긴 큰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주간 소년 선데이에서의 연재 시작은 1981년. 소년지가 스포츠 근성물의(이른바 스포콘) 전성시대일 무렵이다.
당시, 소년지 스포츠 근성물에서는 여성은 부수적인 존재였다. 예를 들면 카지와라 잇키 원작의 <거인의 별>. 주인공인 호시 휴마의 어머니는 처음부터 병상에 누워 있는 설정으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등장하는 누나만 해도 엄마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스테레오 타입의 오래된 여성상으로 그려졌다. 그런 가운데 어린 휴마가 아버지의 맹훈련을 받아 거인군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스포츠 근성물을 초, 중, 고, 대 남자들은 열광하며 읽었다. 그리고 전국의 남자들이 따라하게 만들어 버려서 히트작이 나올 때마다 그 만화가 다루는 종목의 운동부에 신입생들이 몰렸다.
남자 중심으로 읽혔던 이 스포츠 근성물 시대에 큰 구멍을 낸 것이 <터치>다. 남자 고교생이 주역인 학교 스포츠물(고교 야구)인데, 매력적인 여고생 아사쿠라 미나미가 준주역으로서 유지된다. 그리고 주역인 타츠야와 카즈야 2명의 캐릭터를 먹어치우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현실 사회의 아이돌 수준의 인기를 얻는다. 스포츠 근성물 방정식에 있어서는 안되는 이 취급은, 후에 애니메이션화 되어 한층 더 가속된다. 그때까지 남자들의 읽을거리였던 소년지의 스포츠 만화가, 처음으로 여성들에게도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는 역사적인 작품이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인기를 얻었다고 해서 스포츠 만화의 본질을 벗어나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니다. 고시엔을 목표로 하는 경식 야구부의 연습 풍경, 시합 풍경은 어떤 스포츠에도 지지 않는 리얼리티와 감촉이 있었다. 거기에 여주인공을 핵심으로 하는 삼각관계의 미묘함이 그려지고, 나아가 죽음이라는 무거운 테마를 정면으로 다루어, 끝까지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쉴 틈이 없다.
이 작품은 인생을 근성만으로 이야기하는 세태에 대한 작가 아다치 미츠루의 강렬한 카운터였다. 그리고 남녀가 읽는 만화가 사회적으로 나누어져 있던 시대에 대한 카운터이기도 했다. 일본 만화는 <터치>를 경계로 진정한 의미에서 남녀 장르를 뛰어넘어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세계가 되어 발전해 간다.
원문
https://www.nikkan-gendai.com/articles/view/book/367341#google_vignette
마스다 도시나리라는 작가의 글입니다.
여기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이 작품의 영향으로 야구부 매니저 지원자 수가 폭등한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오사카 쪽에서는 야구부원의 수보다 매니저의 수가 더 많은 학교도 있었다고 합니다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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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별은 괴물 같았던 인기 만큼이나 영향력이 상당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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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자이언트'라는 제목으로 해적판이 돌았던걸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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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별로 대표되는 스포츠 근성물의 시대를 끝장냈다고 알고 있어요.^^
거인의 별이 끼친 해악이 좀 심했나 보더라고요. 한국 야구계의 몸 망가트리는 트레이닝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