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1982) 책받침 여신 피비 케이츠의 대표작. 스포일러 있음.
1980년대 아동들의 책받침에 등장했던 미녀 3인방이 브룩 쉴즈, 피비 케이츠 그리고 소피 마르소였다.
그 중 브룩 쉴즈는 배우로서 평범, 소피 마르소는 대배우 그리고 피비 케이츠는 가정주부가 되어 배우계로부터 은퇴하였다. 젊었을 적에는 모두 절세미녀였는데, 이후 행로는 아주 다르다는 것이 흥미롭다.
피비 케이츠의 대표작은 파라다이스라고 할 수 있다. 피비 케이츠가 주제가를 불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하였다. 주제가는 야한 것도 같고 안 야한 것도 같은데, 곰곰 주제가를 곱씹어 보면 이상야릇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
사실 스토리는 아주 아동틱하다. (하지만, 아동들의 심금을 울릴 내용이다.)
19세기쯤 되는 시대, 영국 귀족의 딸 피비 케이츠는 카라반을 따라 바그다드로부터 다마스커스까지 가다가 악명 높은 인신매매단 재칼의 습격을 받는다.
피비 케이츠와 미국인 목사의 아들 데이빗만 남기고 다 살해당한다. 둘이 간신히 도망쳐서 어느 환상적인 오아시스까지 도달한다.
(피비 케이츠는 미국인이지만, 동양인의 피가 섞였다. 그래서, 한국인들의 눈에 더 친숙해 보였다. 미모가 대단해서,
이 영화가 개봉도 하기 전, 신문에 "요즘 피비 케이츠란 여배우가 뜨고 있다" 하는 기사에 실린 사진만으로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엄청 일으켰던 여배우다. 이런 여배우가 나와서 벗었으니 화제가 되고도 남았다.)
자, 아름다운 풍경과 깨끗한 물, 눈부신 햇빛, 환상적인 파라다이스에 피비 케이츠와 미남소년만 남았다. 그 다음에는 뭐가 벌어질까?
이런 일이 벌어진다. 지금 보면 피식할 수준이지만, 당시는 지금처럼 성인물이 난무하지 않았다.
말로는 두 소년 소녀가 성에 눈뜨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렸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면 그 의도가 그렇게 고상하지 않다.
절세미녀 피비 케이츠를 막 벗겨서 영화 흥행을 성공시키자 하는 의도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의도는 불순하지만, 화면은 아름답고 청순하고 화사하다. 피비 케이츠가 절세미녀이지만,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가 바로 이 영화 파라다이스다.
당시로서는 상당히 충격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피비 케이츠와 데이빗은 서로 정신적으로 친밀해지다 못해 육체적으로 끌리기 시작하는데, 서로 말은 못하고 상대가 먼저 시작하길 기다린다. 그들은 침팬지와 함께 사는데, 침팬지가 어느날 대놓고 두사람 앞에서 자위행위를 한다. 얘는 동물적인 육욕에 솔직하다. 남 눈치 안 본다. 피비 케이츠와 데이빗 - 두 사람은 침팬지의 행동에서 큰 깨달음(?)을 얻는다.
에로영화에도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이 영화는 자위행위를 대놓고 보여줌으로써 이 도리를 깨뜨렸다. 졸지에 피비 케이츠같은 절세미녀 하이클래스 여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포르노가 되어 버린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이유가 있다. (피비 케이츠가 이 영화를 보고 엄청 화를 낸 데에도 이유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아주 성실(?)한 사람들이기에, 두 식구가 세 식구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 그런데, 눈치 없이 재칼이 쳐들어온다. 애초에 재칼은 피비 케이츠에게 눈독을 들여왔다. 영화 시작 무렵에, 엄청난 수의 낙타를 줄 테니 피비 케이츠를 첩으로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다가, 피비 케이츠의 아버지에게 이미 거절을 당했던 자다.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한다. 촬영장에서 영화에 참여했던 베두윈 족장이 낙타 수백마리를 줄 테니, 피비 케이츠와 결혼하도록 해달라는 고집을 부렸다고 한다.) 데이빗은 평소 익혀왔던 무예로 재칼을 쓰러뜨린다. 데이빗은 이것으로 확실한 가장의 위치를 확보한다.
그리고, 둘은 파라다이스를 떠나 함께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간다.
영화 스토리를 요약하면 이렇게 짧지만, 요약 안하고 모든 스토리를 다 이야기해도 별로 길어지지 않는다.
성인이 보면 피식할 내용과 수준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아동들의 책받침모델로 피비 케이츠는 큰 인기를 얻었다. 아동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 (단지 이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만으로 이 영화를 평가하는 것은 이 영화를 저평가하는 것이다. 주고객(?)들이 수익에 전혀 기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피비 케이츠는 이 영화 이후 본격적인 배우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무진 노력을 했다.
하지만, 등장한 영화들이 신통치 않았다. 영화 보는 눈이 없었는지, 아니면 그런 영화밖에 차례가 안 돌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더군다나, 피비 케이츠가 이후 등장한 영화에서는, 파라다이스에서 보여준 그 미모와 청순함 아우라가 보이지 않았다.
화려한 미모를 단기간에 찬란히 꽃피우고 장렬히 타 버린 미소녀 계열에 피비 케이츠도 포함된다.
하다가 하다가 때려치우고, 피비 케이츠는 케빈 클라인의 아내가 되어 여배우에서 거의 은퇴해 버렸다, (지금까지 수십년 간 해로하는 것을 보면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도 같다. 케빈 클라인은 대배우에다가, 수십년 동안 헐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 스캔달 한번 없는 성실한 사람이다.)
브룩 쉴즈는 연기력이 탁월한 여배우다. 피비 케이츠는 딱히 그런 것 못 느끼겠다. 연기력이 없다기보다, 연기력을 개발하거나 발휘할 기회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파라다이스는 빈 말로라도 훌륭한 영화라고는 못하겠지만, 에로틱하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묘한 매력이 있다.
아무튼 피비 케이츠는 1980년대를 살았던 한국소년들에게 실제 이상으로 거물급 미소녀로 기억되는 여배우다.
** 지금 보면 이 영화가 어떻게 보일까 하는 호기심에 이 영화를 다시 보았는데, 애들 장난으로밖에 안 보인다. 호기심으로라도 보고는 후회할 영화가 되어버린 과거의 명작을 보는 내 감정이 씁쓸하다. **
추천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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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 쉴즈의 <푸른 산호초> 아류로 만든 거 같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