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의 토크쇼 - 간단 후기
레트로 빙의물이라고 해야 할지. 공포영화로 치면 혼종입니다. 공포영화의 활황기라고 할 1970년대 중후반, 또는 '80년대 초반의 향수를 간직하면서 이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최대치의 효과를 위해 영화는 모큐멘터리라는 형태를 취합니다.
실제 있었던 현실의 상황을 관객에게 주입하며, 영화 속 프로그램 역시 정말로 있었던 토크쇼인 것마냥 가장합니다. 그리고 생방송으로 진행하던 토크쇼가 폐지된 필름이 발견되어 이를 복원해낸 것처럼 영화는 꾸며집니다.
토크쇼라는 형태가 일단은 장점입니다. 큰돈을 들여 바꾸고 만들어 갈 배경을 세트장 하나로 퉁치고, 여기에 인물이 모여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주 쉽게 감정이 중첩되고 이야기가 쌓입니다. 웬만큼 엉뚱하게 전환하지 않는 한은 플롯을 차곡차곡 진행하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는 간단하게 집중도를 유발합니다. 관객이 보기 쉬운 영화로 바뀝니다. 그리고 결말에 다다르기까지 특별한 무리 없이 극이 나갑니다. 쉬우면서도 굉장한 장점을 가진 드라마가 된 겁니다. 아마 한국 영화로 치면, <더 테러 라이브>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접근이 쉽고, 몰입도 좋으며, 공포영화의 활황기를 배경으로 삼은 터라 여러 모로 만족스러운 감정을 촉발합니다.
그럼에도 아주 좋은 공포영화다, 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결말부 때문입니다. 이는 확연히 호불호가 갈릴 게 뻔합니다. 레트로에 어울리는 픽셀형태의 영상으로 4K 시대 빈틈없는 화면을 메우기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부족했다고 할까요. 빙의물인 줄 알고 봤는데, 환상특급에나 어울릴 듯한 외계인 결말 같은 당황스러운 감정으로 마무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서 결말을 위한 암시를 주기는 합니다만.
무엇보다 가장 큰 아쉬움은 딱히 무섭지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주인공 데이빗 다스트말치안의 드라마로는 나쁘지 않았겠지만요.
공포영화의 미덕은 결국, 어떤 식으로 극이 진행된다고 해도 그게 무서우냐, 그렇지 않으냐로 평가 받기 마련입니다. 아쉽지만 공포가 없다는 점에서 악마와의 토크쇼는 가장 큰 장점을 갖지 못한 공포영화였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공포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장르를 바꾸어 보면 꽤 괜찮은 작품이 아닌가, 하게 됩니다.
악마와의 토크쇼! 레트로를 통해 감정의 이식에는 성공했으나, 공포의 배양에는 실패했다!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어쨌든 흥미로웠고 마지막까지 영화를 집중해 보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거듭 말하지만 아쉽다면 공포, 그것 하나이겠네요.
추천인 8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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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가서 힘이 빠진...
결말이 역시 호불호가 갈리나봐요
그래도 집중력 좋고 재미있는 영화였어요.
분위기나 흑백의 반전도 인상적이고~~그 당시 그 느낌도 잘살렸고~~
그래도 호러 공포영화에서 이정도 완성도면 머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되는 영화네여ㅎㅎ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오.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