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빌 워> 아이맥스 관람 후기
일단 <엑스 마키나>나 <어나힐레이션>에 비해선 영화적 언어가 직설적이고 명쾌한 작품입니다. 본연의 소재 탓에 논란이나 논쟁을 피하긴 어렵겠지만 또 거기에 너무 매몰되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갈랜드의 소망이 엿보이는데, 특정 정치색을 띠며 선동영화로 낙인 찍히기 좋은 위험천만한 주제이지만 풍자에 집중하기보단 저널리스트들을 비롯해 인류의 역사를 기록해온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존경과 헌사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됩니다.
카메라를 마치 총처럼 파지하고 방아쇠 대신 셔터를 누르며 거침 없이 전장 속으로 들어가는 저널리스트들의 모습은 군인들과 다를 바가 없으며, 무슨 일이 벌어지든 터지는 감정을 꾹 누르고 앞으로만 전진해야하는, 군인보다 더 차갑고 잔인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를 연기한 커스틴 던스트도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담담하고 절제된 멋진 연기를 펼쳤습니다만, 남편 제시 플레몬스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을 멱살 잡고 캐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탓에 아주 살짝 묻힌 경향이 있습니다.
제목과는 달리 전투씬의 분량이 아주 크진 않습니다만, 후반부에 벌어지는 도심 전투부터 백악관 내부에서 벌어지는 CQC까지 모든 연출들이 기가 막힙니다. <지옥의 묵시록> 등 몇몇 전쟁 영화에 대한 오마주도 눈에 띕니다만 그 중에서도 비글로의 <제로 다크 서티>를 가장 많이 연상케 하는, 한 여성의 무거운 고뇌와 현대전을 잘 버무린 작품인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론 제가 예상했던 특정 정치색을 띠는 대체역사극의 느낌보단 저널리스트들의 처절한 전투를 묘사하고 그들의 사명의식과 개인적 고뇌에 집중하는 느낌이 훨씬 큽니다. 가능한 가장 큰 스크린과 N차관람이 필수인 작품이며, 국내 개봉일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부디 좋은 시기에 나와서 아이맥스 상영이 꼭 성사되었으면 좋겠네요!
빼꼼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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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먼스는 와이프 추천으로 대타 출연한 걸로 아는데... 씬 스틸했나 보네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