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2
  • 쓰기
  • 검색

SF 영화 속 의문점들에 대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답변

golgo golgo
5731 11 12

와이어드 사이트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불러다 진행한 Q & A 영상입니다.

일본어 자막을 가지고 번역해봤어요.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SF 서포트 시간입니다. 그럼 첫 질문을 살펴볼까요?


Q: 왜 SF는 가장 비관적인 장르인가요? 제트팩으로 하늘을 날아다녀도 독재를 못 이기는 거로 나오잖아요.


사회제도를 비관하는 SF가 많은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종말론적인 성질은 그 시대에 대한 비판에서 유래되는데, 현대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을 수 없죠.


Q: SF 영화에 꼭 등장하는 트랙터 빔은 대체 뭐죠?


제 작품에는 아직 안 나왔죠. 트랙터 빔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물체를 끌어당기는 가공의 기술이에요. 실제로는 없지만 말입니다. “플럭스 피닝(Flux pinning)” 효과 이야기를 해보죠. 두 개의 초전도체가 강력한 자기장에 있을 때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가 발생해요. 그걸 통해 초전도체를 움직일 수 있죠. 어떻게 보면 근거리 버전 트랙터 빔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구의 토니” 좋은 닉네임이군요.


Q: 인공지능은 좋지 않게 끝날 텐데. 기술자들은 <터미네이터>도 안 보나?


봤을 테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죠. 군 관계자들은 스카이넷 같은 걸 가능한 한 빨리 만들고 싶어 하죠. <터미네이터>가 만들어진 1984년 당시에는 살인 드론은 완전한 픽션이었어요. 인공지능에게 살인할 수 있는 권한을 언제 줄 것인지가 다음 단계죠. 사람들은 윤리적인 논의를 하고 있어요. 국내에서 도덕의식을 높인다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요. 범용 인공지능의 개발이 나쁜 생각일지라도, 다른 나라가 한다면 군은 개발을 정당화할 거예요.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범용 인공지능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해요. 늦어도 50년 이내에, 빠르면 10년 이내에 실현된다고 하죠. 그렇게 되면 인간의 존재의의가 크게 바뀔 거예요. 빌어먹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요. (웃음) 인류는 망했어요. 


Q: 왜 모든 SF물에서 안드로이드는 인간스럽게 나오는 거죠?


거꾸로 말하자면 원래부터 인간스러운 안드로이드는 인간화되지 않죠. 우리는 “인간스러운 기계”를 계속 추구해왔어요. 로봇 공학의 미래에 관해 불안감을 갖고 대처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과거의 작품은 인간에 대한 불신감을 그려왔어요. 즉, 그 핵심에 있는 건 서로 믿지 못하는 인류의 역사인 거죠.


Q: 20세기 중반의 SF 인기가 21세기 로봇 개발에 대한 집착을 낳게 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죠?


아주 지적인 질문이군요. 로봇을 다룬 20세기 SF 작품들 덕분에, 로봇이 있는 사회를 상상하기 수월해졌어요. 우리는 지금 그것이 실현되길 고대하고 있죠. 기술의 진보는 여러분들이 보시는 바와 같아요. 이미 SF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Q: SF에 묘사됐던 태블릿과 로봇, 드론은 실현됐죠. 에이리언도 나타날까요?


SF가 재밌는 건 정확하게 예측한 것이 있는 한편, 그러지 못한 것도 있다는 거예요. 에이리언에 관해 말하자면... 영화 <에이리언>에 등장하는 괴물 얘기라면, 그 에이리언과 마주치려면 우주에 나갈 필요가 있어요. 인류와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적대적 생물체 이야기죠.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갈 수 있는 곳은 목성까지일 거예요. 유인 우주비행의 진보는 그렇게 빠르지 않아요. 그래서 이른바 에이리언과 만날 위험성이 가까운 시일 내에 생길 것 같진 않네요. 그리고 흥미롭게도 지구 밖에 생물체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어요. 모두가 그 증거를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Q: 왜 SF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못 타는 거죠? 


제 말이요! 의상과 특수 분장 분야에선 매년 최고죠. 영화 팬이었던 시절에 깨달았어요. 개인적으로 당시 궁극의 SF 영화라고 생각했던 <스타워즈>가 <애니 홀>에게 져서 아카데미상을 못 탔어요. 깜찍한 로맨스 스토리에게 말이죠. “대체 뭔 짓거리냐?”라고 생각했어요. SF는 인간미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풍조가 있어요. “진짜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라고요. 좋은 드라마를 보여주는 SF도 있어요. 개념적으로 중요하고 사회적 메시지도 있고 캐릭터가 훌륭한 작품 말이죠. 하지만 아카데미상에서는 간과 당하고 주요 부문이 아닌 기술상을 타는 데 그치고 말죠. 그린 스크린 앞에선 인간 드라마를 못 찍는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하지만 영화는 인공적인 거예요. 녹화하는 거니까요. 대본을 바탕으로 연기하고 여러 테이크를 찍고 편집하는 거라서 본질적으론 인공물인 거죠. 인공물의 밑바탕에 있는 진실이 관객과 연결되는 것이 중요해요. 다른 장르와 마찬가지로 SF에서도 가능한 것인데 간과 당해요.


Q: 시간여행은 말도 안 돼요. <터미네이터>의 카일 리스가 어떻게 존 코너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거죠?


“할아버지 역설”이라는 게 있죠. 타임머신을 만들어 과거로 돌아가서 할머니와 만나기 전의 할아버지를 죽이면, 나는 존재하지 않고 타임머신도 만들어지지 못하죠. 할아버지를 죽이지 말아야만 내가 존재하니까 말이죠. 그렇게 무한한 재귀적 인과 루프를 해결한 SF 작가는 없습니다. 그리고 물리학자들도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죠. 하지만 그러면 재미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시간여행을 그리는 거고 “닥쳐라”가 제 대답입니다. 그래도 엄밀하게 해석하고 싶다면... 가상의 미래가 여럿 존재하고, 각각의 미래가 모두 펼쳐지고 있는 거죠. 그중 하나가 성공했을 때 나머지 다른 미래는 거기에 사람들이 살아 있더라도 그냥 사라져버리는 거예요. 


오덕스러운 이야기를 재밌게 즐겨주셨다면 감사하겠습니다.
 

golgo golgo
90 Lv. 4067673/45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1

  • ReMemBerMe
    ReMemBerMe
  • FutureX
    FutureX

  • 비둘기야밥먹자꾸꾸
  • BeamKnight
    BeamKnight

  • 알로이
  • 호러블맨
    호러블맨

  • 진리z

  • ayo
  • 마이네임
    마이네임
  • 카란
    카란
  • Kaz
    Kaz

댓글 1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카란
답변 재치있게 잘하신 것 같네요.
17:21
23.01.14.
3등
“닥쳐라” 감독님 답변에 박수를 ㅎㅎㅎ
17:33
23.01.14.
터미네이터 시간역설이 참 궁금했는데 이미 답변한바 있네요 감독 오피셜은 처음봐요…귀합니다
18:04
23.01.14.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진리z
공식 답변의 수위가 좀 세죠?..^^
18:05
23.01.14.
profile image
역시 답변이 시원시원 하네요 그래서 터미네이터 미래 전쟁 배경으로 다시 만들어 주셨으면 ㅎㅎ
18:39
23.01.14.
profile image
호러블맨
T4와 T5 초반에 다뤄서 승산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9:57
23.01.18.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4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개막식 행사에 초대합니다. 7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3:34 1277
공지 '드림 시나리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49 익무노예 익무노예 24.05.10.09:31 4168
HOT 마틴 스콜세지 감독, 티모시 샬라메 BLEU DE CHANEL 광고 2 시작 시작 51분 전08:43 189
HOT 개인적으로 최고의 인물전기 영화들 5 Sonachine Sonachine 9시간 전00:27 748
HOT 누미 라파스,마더 테레사 수녀 전기 영화 <마더> 출연 3 Tulee Tulee 1시간 전08:17 194
HOT '더 에이트 쇼' 로튼토마토 리뷰 4개 3 golgo golgo 1시간 전08:13 389
HOT 란티모스 감독 '지구를 지켜라' 리메이크 주연,제... 2 golgo golgo 1시간 전07:56 648
HOT 크리스 헴스워스 퓨리오사 London premiere 1 e260 e260 1시간 전07:37 227
HOT 고윤정 MARITHÉ 24SUMMER 2 e260 e260 1시간 전07:36 359
HOT 허광한 sulwhasoo 1 e260 e260 2시간 전07:30 239
HOT 런던을 방문한 스파이 패밀리 작가 마지막 3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02:14 485
HOT 지금 생각나는 명장면 2 Sonachine Sonachine 9시간 전00:05 466
HOT 2024년 5월 18일 국내 박스오피스 golgo golgo 9시간 전00:01 1151
HOT 왕가위의 미학 Sonachine Sonachine 9시간 전23:45 610
HOT [애비게일] 예고편 스포 들어간 후기 2 뚠뚠는개미 9시간 전23:36 579
HOT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 '파리 이즈 버닝' (19... 1 Sonachine Sonachine 10시간 전23:12 455
HOT 코폴라 감독이 '메갈로폴리스'를 OTT 회사에 안 ... 5 golgo golgo 10시간 전23:10 1598
HOT 란티모스 감독 '카인즈 오브 카인드니스' 로튼토... 5 golgo golgo 10시간 전22:44 1152
HOT 피셔킹(1991) 리뷰 3 해리엔젤 해리엔젤 11시간 전22:29 450
HOT <프랑켄위니>를 보고 나서 (스포 O) - 팀 버튼 감독 작품 6 톰행크스 톰행크스 11시간 전21:49 330
HOT 제이쵸 낼 수 없다에는 이유가 있다 블루레이 개봉기 3 카스미팬S 12시간 전21:21 255
HOT 신혜선, 변요한 배우 팬서비스 너무 좋네요..! (+사진/영상) 6 IMAX익무 13시간 전19:51 1898
1137102
image
NeoSun NeoSun 12분 전09:22 59
1137101
image
golgo golgo 34분 전09:00 202
1137100
normal
golgo golgo 40분 전08:54 151
1137099
image
시작 시작 51분 전08:43 189
1137098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8 119
1137097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8 110
1137096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8 118
1137095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7 105
1137094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7 194
1137093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6 114
1137092
image
Tulee Tulee 1시간 전08:15 129
1137091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08:13 389
1137090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07:56 648
1137089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7 227
1137088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6 158
1137087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6 359
1137086
image
e260 e260 1시간 전07:35 132
1137085
image
e260 e260 2시간 전07:30 239
1137084
normal
그웨 2시간 전07:10 244
1137083
image
Pissx 3시간 전05:52 183
1137082
image
중복걸리려나 7시간 전02:14 485
1137081
normal
클랜시 클랜시 8시간 전00:49 425
1137080
image
Sonachine Sonachine 9시간 전00:27 748
1137079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00:18 302
1137078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00:16 167
1137077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00:14 244
1137076
normal
루아방 9시간 전00:13 440
1137075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00:11 160
1137074
image
Sonachine Sonachine 9시간 전00:05 466
1137073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00:04 163
1137072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00:01 179
1137071
image
golgo golgo 9시간 전00:01 1151
1137070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23:59 338
1137069
image
hera7067 hera7067 9시간 전23:52 154
1137068
image
Sonachine Sonachine 9시간 전23:45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