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mk2 극장 방문기 +<노스맨> 짧은 후기(약스포)
오늘은 파리 13구에 있는 mk2 Bibilothéque에 왔습니다
mk2는 작가주의 예술영화, 고전영화에 대한 제작 및 배급을 중점으로 하는 프랑스의 영화 제작사인데
자사명으로 극장도 프랑스 여러 곳에서 운영합니다
유럽 쪽 고전영화 보시는 분들께는 아마 많이 익숙한 제작사일 거예요
최근에는 mk2가 넷플릭스와 계약해서 트뤼포 영화들을 비롯한 유명한 프랑스 고전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는...
여기도 영화 참 많이 트네요
여기에 제가 온 이유는 <노스맨> 프리미어 상영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프랑스에서 특이하다고 느꼈던 건 영화가 개봉하기 하루 전날 저녁에 프리미어 상영을 자주 해준다는 거!
프랑스에는 <탑 건 : 매버릭>이 5월 25일 개봉이네요
극장 안에 5월 24일 저녁에 프리미어 상영이 예정되어 있다는 안내가 있었습니다(물론 예매 필수)
극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전경
사람들 빼면 생각보다 휑합니다.. 키오스크도 조촐하고요
여기가 바로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팝콘 판매하는 매점입니다
저기 보이는 남자 캐셔 분 혼자 표 검사하고 안내하고 팝콘 팔고 다 하고 있었어요..ㄷㄷ
저도 입장할 때 저분에게 QR코드를 보여주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여기는 전자티켓이 아니고 실물 표를 줍니다!(개인적으로 영화 표는 아날로그 선호해요)
표에는 상영 타입(VOST:원어 상영), 영화 제목(The Northman인데 잘렸네요), 상영관(Salle 5: 5관),
상영날짜와 시간, 그리고 티켓 가격(4.9유로)이 적혀있습니다
저는 27세 미만 표로 해서 일반표보다 싸게 봤어요(대신 환불 및 변경 불가ㅠ)
좌석번호가 안 적혀있는데 비지정석입니다! 들어가서 좌석 빈 데 앉으면 그게 내 자리예요
Avant-premiére! 프리미어 상영 기대하면서 입장했어요
입장을 위해 지하로 내려왔습니다
상영관 입구입니다
문 위의 전광판에서 상영하는 영화 정보와 시작까지 몇 분 남았는지 상영이 종료되었는지 정보가 나옵니다
그렇게 상영관에 입장하고 좌석에 앉았습니다
저는 늦게 들어간 편이었는데 상영하기 직전까지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요
상영관이 정말 꽉 찼었습니다
여기서 프랑스 극장 문화를 체감했던 게
연인끼리 온 사람도 있고 나이 든 부부끼리 오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3~7명 정도 친구들끼리 와서 이런 영화를 같이 보더군요
한국에서는 거의 보기 드문 풍경이라 너무 신기했어요
불이 꺼지기 직전까지 프랑스 관객들은 계속 같이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말이 많아요.. 상영관에 인터넷이 안 터져서 그런가..?)
그러다가 불이 딱 꺼지면 서로 "쉿'"하면서 그 시끄러웠던 관객들이 다 완전히 조용해집니다(?!)
다 죽은 듯이 소리를 안 내고 영화를 봐서 저는 자연스럽게 긴장을 하면서 영화를 봤어요 ㅋㅋ
아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저도 간간히 유머코드가 보이긴 했는데 이상한 타이밍에 관객들 웃음바다가 되더라구요??
이 극장은 크레딧이 다 올라가기 전까지 상영관 불을 안 켜줍니다
그래도 퇴장할 분들은 나가기는 하는데 그래도 관객 분 중 절반은 크레딧 다 올라가시고 불 켜지고 나가시더라고요
(전광판과 같이 나오게 찍고 싶었는데 포커스가 계속 안 맞아서 나온 처참한 결과물..)
<노스맨>..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중세가 배경이라 일상적이지 않은 영어가 쓰여서 대사는 안 들렸고 불어자막도 생소한 어휘 투성이였지만
그래도 웅장한 미장센과 사운드로 붙들어매는 분위기는 정말 탁월했습니다
영화 안의 세계의 습도와 온도가 그대로 화면에 새겨져 있는 듯 했어요
(다행히 불친절했던 <라이트 하우스>보다 훨씬 친절하고 대중적입니다)
야만과 증오의 복수극이 계속 붙들어내는 운명론적인 딜레마와 거기서 오는 인물의 광기(?)를 밀어붙이는데
자연의 광활한 대지와 그를 덮는 먹구름이 인물들의 비극적 운명을 계속 짓누르는 듯 합니다
그 복수극이 실로 장엄하면서도 한편으로 정말로 처절하고 고통스러워요
이야기는 어렵지 않아 단순하고, 초현실적이고 신화적인 색채도 정말 강한 이야기이지만
영화는 인간의 폭력성과 야생성을 파고들며 관객의 턱밑까지 그것을 들이밀어요
야생에 가까운 육체 사이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상황이 계속 연출되는데
그 폭력이 날 것 그대로 연출되거나 또는 높은 수위로 표현되고 있면서 그 폭력의 고통이 뼈저리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신화나 전설을 모티브로 하여 자신의 개성을 인장처럼 새기는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작품 중에서 대단히 인상적인 작품이었어요
저는 <라이트하우스>보다 <노스맨>이 더 좋네요
감독의 개성과 야심, 신화적 이야기가 대중적인 방향으로 잘 조화된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점은 ★★★★(5개 만점)을 주고 싶네요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화가 제법 잔인한 편인데 프랑스에서는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당연히 청불
추천인 30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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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프랑스 극장은 저렇군요.
감사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한글 자막이 보고 싶어져요 ㅠㅠ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는데 국내외 예술영화에 큰 제작지원을 하는데도 꽤 극장 체인 운영 규모가 큰 거 같더라고요
부러운 후기 잘 봤습니다.
《노스맨》 우리나라에서도 보고 싶네요
영화보러 또 다른 나라로 가야하는 건가...
최근에는 mk2가 넷플릭스와 계약해서 트뤼포 영화들을 비롯한 유명한 프랑스 고전영화를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는...
→ 꼭 이런 건 우리나라만 쓰루패스네요 참놔...
감사합니다!
저는 6월되면 한국 관객분들이 부러워질 거 같아요
여기는 <브로커>가 12월 개봉입니다 ㅠㅠㅠ
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후기글 감사합니다~ 😉
영화 <노스맨>.. 더욱 더 궁금해지네요!! +_+
프랑스라길래 더빙판으로 보시나 했는데 자막이 나오기도 하나 보군요. 잘 봤습니다.🥺
불어더빙으로는 볼 자신이 도무지 안 나요😂😂
한국도 빨리 개봉일이 확정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일 노스맨을 보러 가는데 폭력성 걱정하다가 다른 익무님이 남겨주신 링크 보고 들어왔어요!!
혹시 잔인한 장면은 예상하고 눈을 가릴 수 있는 정도일까요..? 아니면 그냥 쉴새없이 잔인한가요?ㅠㅠㅠ 평도 좋고 출연진도 화려해서 극장에서 보고 싶은데... 쫄보라서 후기 보니까 더더욱 걱정되네요🥺
다행히 쉴새 없이 잔인하진 않습니다!
폭력의 강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게 잔인해서만 그렇다기보다 좀 거친 장면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간혹 가다 ‘어후’ 싶은 장면들이 세네 장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잔인한 것도 웬만하면 잘 봐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려워도 제 옆에 앉았던 여성 분은 고개를 여러 번 숙였다는 걸 말씀드려요ㅎㅎ 그분도 끝까지 다 보셨습니다
저 극장에서 센 강 바로 맞은 편에 시네마테크 프랑세즈가 있는데 거기는 70mm 필름 상영도 가끔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