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로 배역을?" 에단 호크 부녀, 영화계 트렌드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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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산업 전반에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홍보 모델이나 추천 코멘트를 넘어, 더빙 캐스트 혹은 직접 영화에 출연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일본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뚜렷한 경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마야 호크는 명배우 에단 호크와 우마 서먼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영화 제작 현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892만 명에 달하는 그녀지만, 최근 팟캐스트 Happy Sad Confused에서 “인스타그램엔 관심 없다. 솔직히 최악이다”라고 단언했다.
마야는 “영화 제작자들 사이에서 ‘팔로워 수가 많으면 제작비를 유치할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뛰어난 감독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내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하려 한다고 하면 이런 대답이 돌아온다. ‘배우를 캐스팅할 때 프로듀서에게 배우들의 팔로워 수가 적힌 리스트를 받는다’고. 그리고 ‘네가 인스타그램을 없애서 팔로워를 잃으면, 우리는 대신 이런 배우들을 캐스팅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열린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도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마야의 아버지인 배우 에단 호크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실이 정말 힘들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에단 호크는 “영화를 준비하다 보면 누군가 ‘수지를 캐스팅하자’고 제안하는데, ‘그게 누구야?’라고 물으면 ‘팔로워가 1,000만 명이야’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래서 ‘연기 경험은 있어?’라고 물으면 ‘없지만..’이라는 대답이 나온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이어 “그게 영화 제작에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렇다면 나도 SNS 플랫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면 배우로서의 경력을 쌓지 못했을 거란 말인가? 팔로워 수가 많아야 역할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다.
마야 또한 팟캐스트에서 “배우와 유명인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유명인은 본인의 개성이 매력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내가 목표로 하는 건, 사람 자체보다 작품이 매력적인 배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단 호크 역시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는 “요즘 젊은 배우들 중에는 ‘배우는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고 헬스장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물론 운동을 하고 싶다면 하면 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로버트 드 니로가 위대한 배우인 이유는 그의 복근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역할이 필요하면 몸을 단련하는 건 훌륭하지만, 배우로서 그 이상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단 호크는 마지막으로 “18살의 나처럼, 지금의 젊은 배우들도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같은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며 “그런 삶이 훨씬 더 본질적이고 즐거운 인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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