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와일드 로봇을 보고
크리스 샌더스 감독이 연출한 <와일드 로봇>은 표류한 로봇이 인간이 아닌 기러기와의 동행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사고로 인해 야생지대에 홀로 남겨진 로봇 로즈는 주변 동물들과 상생하며 살아간다. 프로그래밍된 사고가 아니라 동물들과 생활을 하며 자연에 적응해나가던 와중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을 만나게 됩니다. 가족이 없는 브라이트빌의 보호자가 된 로즈는 겨울이 오기 전 철새인 브라이트빌이 남쪽으로 가기 위한 비행법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비행이 쉽지 않은 브라이트빌은 다른 새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비행이 나아지게 되고 낯선 세상을 향해 비행을 나서게 됩니다.
인간과의 관계에서만 형성된 프로그래밍을 가지고 있는 로봇이 기러기를 비롯한 자연에 놓여지게 되면 어떠한 이야기가 펼쳐질지를 담은 이 작품은 동물 중 '기러기'를 선택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수많은 새 중 기러기는 특히나 가족 단위로 움직이고 가족 간의 관계가 엄청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브라이트빌은 혼자입니다. 그리고 다른 생물이 아니라 로봇이 그의 가족이 되어준다는 아이러니가 이 작품의 신선한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이란 누군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유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애니메이션으로서 가장 기대되었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철새인 기러기들의 비행 장면이었는데 <드래곤 길들이기>의 비행 장면 이후 가장 인상적인 비행 장면을 이 애니메이션은 보여줍니다. 특히 브라이트빌의 시점샷에선 실제 나는 듯한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같은 드림웍스의 작품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로봇이 주인공인 좋은 작품들이 많았는데 <와일드 로봇>도 꽤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