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콘서트: 더 위닝> IMAX 후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정규 2집, 3집의 비인기 트랙들도 셋리스트에 꽤 많이 들어가서 너무 좋았고, 목 컨디션이 최상이 아닌 것을 보고 월드 투어를 하느라 참 고생 많이 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 하늘을 수놓은 드론쇼도 대단했고, 메인과 서브 스테이지를 넘나드는 리프트 퍼포먼스도 좋았지만 리프트가 너무 불안해보여서 제가 다 긴장되더군요. 실제 공연을 볼 때에 비하면 미비한 감동이겠지만 그래도 어쩌면 우리 시대의 마지막 국민 가수의 100번째 공연을 아맥 극장에서나마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요즘 노래는 그닥 와닿지 않더라, 너무 힙해졌어 등의 푸념을 하는 저를 보면 저도 이 아티스트를 참 오래토록 열렬히 좋아했구나라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아름다운 무대세트와 헤메코, 화려한 세션으로 다시 듣는 "Last Fantasy"는 도쿄돔의 감동을 재현하기에 충분했고, "비밀", "Obliviate", "Havana" 등 내가 너무도 애정했던 곡들을 다시 들으며 10여년 전으로 돌아가 잠시 추억에 잠기게 해줬습니다.
오빠가 좋다는 수줍은 고백을 하던 고등학생이 스물 셋이 되어 수수께끼같은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몰라 갈팡질팡했고, 스물 다섯에 비로소 나만의 색채, 나만의 팔레트를 찾아 지금 이 하루, 이 지금, 우리가 얼마나 눈부시고 아름다운지 깨달았죠.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내려갔던 20대가 지나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정상에 올랐고, 이젠 많은 이들의 어른이 되어 내가 아닌 팬들과 대중을 위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다 겪어보니 결국 나 다운게 제일 좋더라. 너희가 날 16년간 응원해준만큼 나도 너희들의 모든 날들의 열렬한 관객이 될테니 어서 "가 너만의 승리를 이뤄". 시간은 많지 않으니 한시라도 빨리 원하는걸 "미어터질 만큼 다 채워".
팬들도 이지은이라는 사람의 고민과 성장을 지켜봐왔기에, 그녀가 30대에 이르러 세상에 던지는 메세지들이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듯 합니다.
이젠 "사랑이 모든걸 이긴다" 같은 어느 거장이 할 법한 묵직한 메세지를 던져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아티스트가 되어버렸습니다.
하루하루 크고 작은 승리를 하시면서 다음에 또 만나길 바라요
그렇게 아이유는 팬들이 앞으로 쟁취해나갈 "더 위닝"을 기원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어쩌면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고 혼란스러울 시기에, 제 유년 시절을 책임졌던 사람 중 하나로부터 이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크나큰 축복이 아닐까 싶네요.
빼꼼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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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