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라> 리뷰 (스포) _ 순간의 희망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를 보았습니다. 역시 이런 영화는 참 어렵네요.
(그래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걸 수도...)
영화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계속하는데 제가 인상깊게 본 지점과 다른 분들이 이야기하는 지점들이 같은지는 의문입니다.
제가 제대로 해석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유튜브 좀 돌아다니면서 인터뷰들과 여러 비평 영상들을 찾아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보면서 느꼈던 점을 좀 정리해봤습니다.
아노라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한 것은 아노라의 진심은 무엇이었을까였습니다.
반야와의 결혼을 통해 아노라가 얻고자 하는 게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먼저, 자신의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반야와의 결혼에 집착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행운처럼 찾아왔고,
아노라는 결혼하자는 반야의 말을 농담으로 생각하지만,
그가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승낙합니다.
저는 동시에 아노라가 반야에게 느끼는 것이 정말 사랑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해당 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가치 평가를 전혀 하고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프닝 장면의 음악과 연출은 그 공간과 아노라를 굉장히 화려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노라가 해당 삶에 만족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아노라는 "이 일을 하는 거에 너희 가족들은 뭐라고 안해?"라는 질문에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번 생각해보니 아노라가 체념의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일하기까지 많은 것들을 포기했을겁니다.
무너지고 무너지고 또 무너졌기에 그곳에서 일하게 된 것 일겁니다.
그렇게 그녀는 그런 클럽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게 되는 과정까지 이르렀고,
션 베이커 감독이 그런 아노라의 모습을 오프닝을 통해 주목하고 있지 않나 추측해봅니다.
그런 아노라에게 반야라는 희망이 찾아옵니다. 반야로 인한 아노라의 아메리칸 드림이 시작됩니다.
(반야는 계속해서 미국이 환상의 도시임을 강조합니다)
아노라는 희망을 품습니다.
그리고 금방 사라집니다.
아노라가 자신의 빛을 포기하면서 애니가 되어버렸던 그 과거가 다시 재현됩니다.
아노라는 이를 놓지 않으려 발악하면서도, 하나하나 내려놓습니다. (하나하나 포기했었던 과거처럼)
감독은 반야를 찾는 시퀀스를 통해 추락의 과정을 반복적으로, 아주 천천히 보여줍니다.
후반부, 아노라는 다시 현실을 마주합니다. 애니의 삶으로 돌아가야하죠.
이고르와의 장면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애니는 아노라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애니는 반야를 만나기 전의 애니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잠깐의 환상을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노라는 눈물을 흘립니다.
이고르도 이를 이해하고 안아주는 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영화를 보고 짧게나마 든 생각들인데요.
많은 이야기가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만큼 여러 의견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성매매 종사자들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대해 윤리적 관점에서 토론을 벌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의견은 아마 모두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이자 지금까지 나온 리뷰들 중 가장 편협한 시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저도 몇번 더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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