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우연이었어 <매그놀리아> 본 후기
군생활을 할 당시에 생활관 텔레비전 VOD에 영화를 살펴보다가 이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아무도 없을때 이 영화를 틀었지만 결국 긴 러닝타임을 못 버티고 누가 들어와 딴거 보자고 하는 바람에 전역 이후에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처음 시작 후 5분 동안 이어지는 "싱크로니시티"를 설명하기 위한 3개의 이야기로 장식된 도입부는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전 이 영화를 꼭 정주행하겠노라 다짐했고 전역 이후 시간을 내서 전부 보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전역한지 몇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이 영화가 너무 좋아졌기 때문이었죠
이 영화는 서로 관계없는 5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펼치는 하나의 군상극을 보여줍니다
놀랍게도 각자의 캐릭터는 서로에게 도통 영향을 주지도 않을 뿐더러 줄기차게 본인만의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얼핏 보면 난잡하기 그지 없는 그저 혼란스러울 뿐인 편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난잡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깔끔한 편집과 감정 조절 덕분에 관객은 5개의 이야기를 어느 하나에만 치우치지 않은 채 온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선 조절은 후반부에서 극에 달합니다
영화의 극 후반부, 갑작스럽기도 하고 뜬금없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판타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장면이 나오는데도 그것이 자연스럽게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녹아들면서 마음 속엔 황당함 보다는 마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안타까움을 느낀 신의 개입처럼 신비롭다는 감정이 들거든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정말 놀라운 점입니다
대체 그 장면을 넣을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상상력과 영화의 편집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포인트는 바로 영화속 트라우마를 가진 남성우월주의자를 연기한 톰 크루즈의 명연기입니다
톰 크루즈가 연기보다는 스턴트에 더 재능이 있다던지 그딴 망언을 지껄이는 사람에게는 이 영화를 보여주십쇼
전 이 영화를 단연 톰 크루즈 인생 뿐만 아니라 영화사에 이름을 남겨도 될 정도의 최고의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아픈 손가락을 건드는 대담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의 무감정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 스포일러 때문에 말할 수는 없지만 후반부에 보여주는 그 궁극의 감정연기는 톰 크루즈가 어째서 배우인지를 증명하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예입니다
저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9점입니다
작성자 한줄평
"신조차 불쌍히 여기실 영혼들의 가장 가슴 아프고 동시에 따뜻한 이야기"
스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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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에이미만의 노래들이 가슴을 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