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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놈 라스트 댄스 - 이전작들과 별개의 유니버스라고 생각해야 되는 작품(스포있음)

dolstone dolst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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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하디의 베놈 시리즈 중 마지막 편(일 가능성이 높은) 베놈 라스트 댄스를 봤습니다. 볼 만한 부분도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영화는 '버디'가 된 에디와 베놈의 마지막 여정을 다룹니다. 끊임없이 투닥대고 사고 치지만 둘은 어느새 없으면 허전한 서로가 되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새 둘은 서로를 닮아갑니다. 에디는 어느새 베놈같이 과격해졌고, 베놈은 자신을 보고 겁먹는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줍니다. 톰 하디는 베놈이 그의 몸에서 떠났을 때 에디의 상실감을 절절하게 연기합니다.

 

액션신도 나쁘지 않습니다. 의외로 베놈의 액션신은 많지 않습니다. 제노페이지가 쫓아오기 때문에 완전체로 변신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또한 이전까지 나왔던 인간들을 양학 하는 쾌감도 훨씬 적습니다. 그 빈 곳은 몬스터인 제노페이지와 다른 심비오트들이 맡습니다. 제노페이지와 다른 심비오트들의 싸움은 꽤 박진감 넘칩니다. 다양한 심비오트들이 각각의 특성을 살려서 아무리 죽여도 다시 되살아나는 제노페이지와 싸우는 장면은 보는 즐거움이 확실히 있습니다.

 

다만 영화의 미덕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애초에 예전부터 베놈 시리즈는 스토리는 내던져버리고 눈요기만 하는 영화라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이번 작품은 유독 그런 경향이 심합니다. 2편 때도 마지막 하이라이트 장면 때 개연성 없는 뚝뚝 떨어진 장면들 때문에 아쉽다고 리뷰를 남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건 처음부터 계속 눈에 거슬리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분명히 1편과 2편에서 지구를 침략하고 인류를 다 죽이려고 했던 심비오트들은 어느샌가 지구를 지키고 공생을 원하는 착한 외계인이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인간과 함께 외계의 악과 싸우네요? 전 얘네들이 갑자기 오토봇이 된 줄 알았습니다. 심비오트에 대한 설정이 전작과 너무나도 바뀌어 버린 지라 아예 1, 2편을 안 보거나 1, 2편은 다른 유니버스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냥 멀티버스 여행하면서 잘못 왔다고 생각하는 게 맘 편할지도 모르겠네요)

 

베놈의 묘사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1편에서 베놈의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는 베놈이 기본적으로는 개그캐이지만 가끔 되게 유식하고 멋있는 말이나 말장난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2편에서는 모든 심비오트들이 하이브 마인드로 연결되었다고 했었는데 3편에서 보는 베놈은 우리가 익히 아는 전형적인 덩치 크고 힘만 센 바보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래서야 1, 2편에서 쌓아놨던 베놈의 매력이 싹 사라졌죠. 가장 히트 장면은 분명 변신한 자신을 제노페이지가 쫓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첸 아주머니와 춤을 추네요. 진짜 바보입니까?

 

다른 조연 캐릭터들도 성격이나 스탠스가 영화 내에서도 휙휙 바뀌어서 혼란스럽습니다. 스트릭랜드 준장도 이랬다가 저랬다가, 테디 페인 박사나 크리스마스 박사도 왔다 갔다, 상영시간으로 30분 전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을 막 합니다. 물론 다층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그랬다면 이해를 하겠는데 그럼 영화 중에서 어떻게든 설명을 좀 해줘야지요. 그리고 조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문씨네 가족들은 진짜 왜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이 "이 가족은 아예 통째로 드러내도 영화에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쓴 글을 봤는데 이 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진짜 맞는 말 같습니다.

 

그밖에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장면들은 여럿 있습니다. 그 초강산 탱크를 공개된 바깥에 오픈된 장소에 덩그러니 내놓고 있는 것도 어이없고, 51 구역은 왜 철수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 2편까지 공포의 대상이었던 심비오트들은 3편에선 그냥 '등장인물 1'이 되어버린 것도 별로입니다. 뭐 하다못해 '에디처럼 몸에 꼭 맞는 숙주를 구하지 못해서 약하다' 뭐 그런 설명이라도 해 주던가...

 

근데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영화의 주요 키가 되는 '코덱스'입니다. 이 코덱스가 매우 중요한 열쇠이며 이 코덱스가 있으면 널이 깨어난다는 설정 까지는 좋습니다. 근데 왜 굳이 에디와 베놈에게 코덱스가 생긴 걸까요?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는데 "숙주가 죽기 직전 심비오트가 숙주를 살려주면 생성된다"랍니다. 아니 모든 심비오트들이 온 힘을 다해서 가둬 놓은 절대악을 풀어주는 열쇠가 겨우 그걸로 생긴다고요? 제아무리 원작 만화에서 그런 설정이 있다손 치더라도 뭐 바꾸던지 했어야죠. 온 우주에서 똑같은 상황이 얼마나 많았을 텐데 말이죠. 하다 못해 마지막에 마지막 액션신에서도 죽어가는 기지 요원들에게 심비오트들이 기생하는 장면이 여럿 나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 베놈들에게도 모두 코덱스가 생겨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럼 제노페이지들은 굳이 에디와 베놈을 쫓아오지 않고 걔네들을 잡아서 척추에 있는 코덱스를 떼다가 널에게 바치면 되었을 것 같은데요?

 

하여간 2편과 3편 모두 1편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눈요기적인 면은 확실히 뛰어나지만 조금만 더 잘 다듬었으면 훨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여러 모로 아쉽습니다. 베놈 첫 영화는 꽤 재미있게 봤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게 매력 있는 베놈을 주인공으로 하는 시리즈가 이렇게 끝이 나서 좀 아쉽긴 합니다. 톰 하디도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인지 인터뷰에 로건 같은 영화로 다시 베놈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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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a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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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게시판에서 본.. 트랜스포머 영화 시리즈 설정이 매번 휙휙 바뀐 거 생각나네요
22:26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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