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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ius (2016) 편집자 맥스 퍼킨스와 소설가 토머스 울프의 이야기. 걸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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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소설과 핏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편집했던 

전설적인 편집자 맥스 퍼킨스에게 한 남자가 소설뭉치를 보내온다. 

어마어마한 양의 원고를 주고 읽으라 한다.

맥스 퍼킨스는 늘 하던 대로 읽었는데, 그는 남자는 대단한 천재였다. 소설가 토머스 울프다.

하지만, 울프는 글에다 마구 자기 모든 것을 쏟아붓는 타입이라서, 

소설 하나 원고가 박스 몇개가 되는 사람이다.

원고를 출판할 때가 다 되어가는 데도 계속 추가해서 쓰고 있다.

읽는 독자는 생각 안하고 자기 세계에만 몰두한다.  

 

맥스 퍼킨스는 토머스 울프의 소설을 편집하도록 돕는다. 

편집자 토머스 울프는 모범적이고 상식적인 사람이다. 

자기는 "예술가와 대중을 연결해주는 일을 할 뿐, 소설은 전적으로 소설가의 것이다"하고 말한다. 

자기는 음지에서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 편집일이란 무엇인지, 출판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예술 창작이란 무엇인지 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상당히 흥미있는 영화였다. 

토마스 울프는 자기 세계에 몰두해 있느라고,

자기 소설이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하는 문제에 

대해 신경 덜 쓴다. 

맥스 퍼킨스는 토마스와 대중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한다. 

토마스의 비젼을 다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이것이 "원래 토마스의 아이디어 그대로" 대중에게 잘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한다.

그는 대중을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자기가 토마스의 원래 비젼을 왜곡시키는 것은 아닌지 

늘 고민한다.  

예술창작이란 예술가 개인의 활동인가? 영화는 토마스 울프만큼이나 맥스 퍼킨스의 역할도 

크다고 강조한다. 

 

토머스 울프와 맥스 퍼킨스 간 인간적 우정이 이 영화의 소재다.

영화가 아주 섬세하다. 맥스 퍼킨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람이다. 

그는 직업으로서 소설을 꼼꼼히 읽고 검토하고 편집을 한다. 수백 수천페이지를 매일매일 읽는 삶이다.

그는 묵묵히 그 일을 한다. 대부분은 평범하고 재미없는 글들이다. 

일이 끝나면, 그는 뉴욕 시외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아내와 다섯 딸 - 집을 아주 엉망진창 시끄럽게 만든다. 그는 유일하게 조용한 장소 - 옷장에 들어가 

원고들을 읽으며 일을 한다. 그는 늘 평정심을 유지하고, 조용하고 사려깊다. 자기 일에 차가운 열정을 바친다. 

하지만, 어느날, 고호타입의 열정적인 젊은이 토머스 울프가 그의 삶에 끼어든다.

 

천재이지만 미성숙했던 토머스 울프에게, 맥스 퍼킨스는 아버지 비슷한 존재가 된다. 

그는 문학적 조언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관에 대한 조언까지 한다.

자기는 솔직하게 자기 내면의 것을 말할 뿐이다 하는 토마스 울프에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 그 속에 있는 고통을 읽고, 그것을 동정할 수 있어야 진짜 인간"이라고 말해준다.

그것을 할 줄 아는 핏제럴드의 5줄 문장이 네 전체 책보다 더 가치있다 하고 말해준다.

평소에는 점잖은 그가 화를 내며 토머스 울프에게 소리치는 장면이다. 

 

"토머스 울프는 자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캐릭터와 함께 사는 사나이"라든가, 

"토머스 울프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그려낸 단어를 사랑한다"라든가 하는 

통찰력 있는 대사들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맥스 퍼킨스는 늘 아들을 원해왔다. 하지만, 딸만 다섯을 두었다. 

그는 토마스 울프에게 아들같은 애정을 쏟는다. 

하지만, 토마스 울프는 맥스 퍼킨스에게 애증의 관계를 갖는다. 

맥스 퍼킨스가 자기를 컨트롤하는 것 같아 싫다. 사람들은 자기 소설이 맥스 퍼킨스의 작품이라고

뒷담화를 한다. 좋은 말도 한두번이지, 토머스 울프는 맥스 퍼킨스를 증오하기 시작한다. 

맥스 퍼킨스는 토머스 울프가 자기에게 뭐라 하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그를 돌봐준다.

욕하다가 자기 앞에 와서 울고, 화해하자고 했다가 다시 욕하고, 

토머스 울프는 그런 사람이다. 자기도 아마 자기를 컨트롤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침내 토머스 울프가 자길 떠나 버리자, 맥스 퍼킨스는 담담한 가운데에서도 섭섭함을 느낀다.

토머스 울프는 헤밍웨이에 비견되는 천재로 칭찬받지만, 맥스 퍼킨스는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그것이 편집자의 임무라고 그는 믿는다. 

 

맥스 퍼킨스마저 떠나자, 토머스 울프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는다. 

그런 성격의 사람에게 누가 붙어 있겠는가? 그러다가, 토머스 울프는 뇌에 종양이 생기는 병에 걸린다.

폐결핵균이 뇌에 가서 증식했다는 희귀한 병이다.

토머스 울프가 죽을 때, 볼티모어의 병원까지 달려간 사람이 맥스 퍼킨스다. 

그리고, 그의 장례식까지 참석했다.

 

토머스 울프는 죽어가는 침대에서, 흔들리는 손으로 맥스 퍼킨스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다.

그의 뇌리에 마지막 남은 것은, 둘이 예술적으로 협력해서

첫번째 소설을 써 성공한 것이다.

나머지는 다 토머스 울프의 흔들리는 삶, 불안정한 의식의 결과물에 불과하다.

맥스 퍼킨스는 둘 다 얻는다.

아버지로서의 지위. 토머스 울프와 협력한 예술가로서의 지위.

어쩌면 그는 애초부터 이것을 잃은 적 없는지도 모르겠다. 토머스 울프는 자기가 뭐라 말하든

마음 속으로는 이렇게 쭈욱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아름다운 결말이다. 

영화 내내 늘 평정을 유지하던 그는, 이 마지막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린다. 

 

원래 연극 각본이었다고 하는데, 

이만큼 통찰력 있고 훌륭한 대본을 본 지 정말 오랜만이다. 

아마데우스, 고통과 환희, 미드나잇 인 파리, 열정의 랩소디 등과 더불어,

예술가를 다룬 영화들 가운데 최고작들 중 하나에 들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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