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문경을 보고
신동일 감독이 연출한 <문경>은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해 휴식차 내려간 여성이 한 스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비정규직 사원 초월과 함께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문경(류아벨)은 초월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게 도움을 주려 하지만 상사들의 압력으로 인해 초월은 결국 퇴사를 하게 됩니다. 문경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항의하는 목적과 동시에 번아웃으로 인한 휴식의 의미로 초월의 고향이자 자신과 같은 이름인 경북 문경으로 떠나게 됩니다.
홀로 차를 갖고 떠난 여행 중 강아지 괴롭히는 양아치에게 위협을 받고 있는 비구니 스님 가은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양아치가 괴롭힌 길 잃은 강아지 길순과 함께 셋은 시간을 같이 합니다. 딱히 할일도 없는 문경과 잠시 절을 떠난 가은은 길순의 주인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반두비><컴, 투게더>등 우리 사회문제를 흥미롭게 풀어냄과 동시에 진지한 질문까지 던지는 영화를 만들어 온 신동일 김독의 <문경>은 여전히 존재하는 비정규직 문제와 일에 지쳐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문경이라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도 '유사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데요. 이 가족엔 길순의 존재도 포함되는 것입니다. 사실 길순은 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견주가 길에다 버렸을 수도 있는 것이죠. 영화 말미의 길순은 의외의 선택을 합니다. 그것이 또한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반드시 인간에게만 선택권이 있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그런 감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p.s <문경>은 얼마 전 개봉했던 <진주의 진주>처럼 영화의 배경과 주인공 캐릭터의 이름을 같게 설정한 작품인데 어떤 의미인지는 대략 느낌은 오지만 필요한 설정인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휴식..쉼표 느낌일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