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대도시의 사랑법] 마케팅에 속았다. 그래서 좋았다.
박상영 작가의 원작 소설집은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관련한 작가의 인터뷰는 봤지요.
네.. 하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예고편만 보고는 그냥 요즘세대 사랑법을 그린 로코물이려니 했습니다.
90-00년대 헐리웃 로코물 보면 높은 확률로 나오던 캐릭터가 있었어요
여주인공과 각별한 게이 친구 말입니다.
보통은 여주가 힘들때 응원을 해주거나 극에 MSG치는 양념이거나
때로는 여주가 일반인줄 알고 오해하는 캐릭터로 등장하죠.
네.. 어디까지나 도구적으로 활용되던 역할이었어요.
이 작품을 로코물의 규격으로 제단하자면
바로 그 도구적인 게이 남사친에게 인격과 서사를 부여한 작품입니다.
영화는 10여년의 세월 동안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자연스럽게 사랑 이야기가 메인을 이루지만 결국 우정과 성장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특징 속에서 성소수자에 관한 얘기도
너무 딥하지 않으면서 나름의 중심을 갖고 (아마도)소회합니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잘 만들어졌고 이야기도 자기 목소리만 내려 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퀴어 소재를 중심으로 풀어낸다는 것에 배급에서 우려가 있었는지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지 않은것 같았고 그런 탓에 원작에 대한 정보 없이 찾아온 관객은
'어머 이런 영화였어?'라면 짐짓 놀랐을 것 같긴 해요.
이런 식의 마케팅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영화 속 흥수가 왜 그렇게 망설이고 고민했어야 하는지
실시간으로 설득력을 부여한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나 다를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얘기를 당당하게 발화하는 평들도 보이네요.
'네가 너인게 어떻게 약점일 수 있어?'
영화 속 대사를 다시금 곱씹어보게 됩니다.
+
더해서 제가 지금껏 봤던 노상현 배우 출연작 중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늘 살짝 어색하고 겉도는 느낌이 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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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 없이 와서 보라는 의미도 있었으려나요.^^;
어쨌든 감추고 상영한 게 좀 논란이 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