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ny farm (1988) 체비 체이스 귀농하다. 스포일러 있음.
너는 신문기자 하려고 태어났다 하는 말을 듣던 체비 체이스는,
작가가 되려고 아내와 함께 귀농한다.
미국 내에서도 아무것도 없기로 유명한 버몬트주로 간다.
아내와 가족을 만들고, 작가로서 성공하고, 마을주민들과 유대를 이루어 미국적인
시골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첫날부터 이 계획이 틀어진다.
선량한 농민들이 모여 이룬 공동체같은 것이 시골마을이 아니다. 괴짜들이 모여 폐쇄된 마을을 이룬다.
운전면허시험에 떨어져 택시를 타고 다니는 보안관. 과속으로 달리면서 멈추어서지 않고 집앞에
흉기같은 것을 던지는데 알고보니 그게 우편물이다. 동네사람들끼리 야구시합을 하는데
타자가 야구방망이로 포수 머리를 때리고 포수는 기절한다. 그래도 마을사람들은 좋다고 환호를 지른다.
"저 사람 죽지 않았을까?"하면서 말이다.
체비 체이스 아내가 밭을 갈다가 밭 아래에서 관을 발견한다. 보안관과 동네사람들은 배를 잡고 웃는다.
썩어가는 시체를 보면서 말이다.
전의 집주인이 아내에게 유산을 적게 주었는데, 아내가 보복하려고 남편을 아무 관에나 넣어서 밭에다가 묻었다는
것이다. 아내의 유쾌한 장난같은 것으로 치부하면서 웃는데,
체비 체이스는 자기 집 밭에서 시체가 나온 것이 전혀 안 우습다.
체비 체이스가 이 이해 못할 동네에서 벌이는 소동이 이 영화 내용이다.
체비 체이스는 똑똑하지도 않지만 바보도 아니다. 동네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래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영화는 지극히 미국적이다.
나중에 영화는, 이들 이기적이고 평범한 괴짜 마을사람들이
바로 미국인들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끝을 맺는다.
보통사람들에 대한 예찬이다.
체비 체이스는 이 마을을 떠나려다가
자기가 이 마을을 사랑하고 여기에 뿌리박고 싶음을 깨닫는다.
미국적인 가치라는 것이 별 것 없다. 못나고 착하지 않지만 악하지도 않은
바로 당신이 미국을 이룬다. 당신들이 바로 미국의 뿌리다 하는 말을 하고 싶은가 보다.
체비 체이스는 작가로서 재능이 없음을 깨닫지만, 반대로 그의 아내는
작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한다.
체비 체이스는 이 영화에서도 적당히 무능하다. 아내에게 샘을 내면서 삐뚤어진다. 찌질하게 군다.
하지만 가정을 이루고 싶고, 아내에게 순수한 애정을 갖고 있다.
결국 체비 체이스는 작가의 길을 포기하고, 아내에게 외조를 하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자기 무능을 인정하는 것이 쉬울 리 없고, 자기 꿈을 포기하고 아내의 꿈을 위해 헌신하기로 한 것이
쉬울 리 없다. 체비 체이스는 이렇게 진짜 가장이 된다.
그리고 하나의 미국적인 완전한 가정이 완성된다.
그들이 미국적인 가정을 완성하자, 마을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과는 다르게 보인다.
체비 체이스는 그제서야 자연스럽게 미국적인 시골의 일원이 된다.
영화 마지막에, 이 지긋지긋한 집을 거액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집에 대해 지긋지긋해 하던 체비 체이스는,
계약서에 서명을 하려다가 자기가 집을 마을을 사랑함을 깨닫고
서명하기를 거절한다. 그리고, 같은 마음이던 아내와 키스한다.
이것도 1980년대 미국을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이 땅을 팔면 미국 전체를 사들인다 어쩐다 하면서
나아갈 무렵, 좌절과 절망에 빠져있던 미국을 상징하는 사건 아닐까?
폭소라기보다 자연스러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를 다 보고나면 참 재미있고 웃긴 영화였다는 생각이 남게 된다.
감독이 무려 조지 로이 힐이다.
늘어지거나 불필요한 부분이 없고, 잘 짜여진 상태로 긴장을 유지하면서 속도감 있게 나아가는 영화다.
코믹하지만 미국적인 경험의 스케치가 계속 이어지지만, 하나의 영화로 잘 통합되어 있다.
체비 체이스 캐릭터는 너무 개성적이고 호감이 간다.
가정을 직접 이루어서 인생의 단맛 쓴맛 다 본 사람들은
체비 체이스의 당혹과 찌질함 그리고 그가 가족에게 헌신하기로 결심하는 과정이
남의 일같지 않을 것이다.
추천인 2
댓글 2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