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일본 애니 중 히트작이 없는 이유
일본 신문 토요케이자이 온라인판 기사를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https://toyokeizai.net/articles/-/627318
일본 애니 제작사들에게 제작비 팍팍 대주며 오리지널 애니 만들어내던 넷플릭스가 최근 제작 편수를 확 줄였다는데....
거기다 더해, 넷플릭스 쪽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중에 히트작이 없는 이유에 대해 알려주네요.
넷플릭스가 일본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줄이는 사정
2022년 들어 2분기 연속으로 회원 수가 감소하면서 앞날이 위태로워진 넷플릭스. 지난 10월 18일(현지 시각) 발표된 3분기(7~9월) 결산에서는 사정이 바뀌어 241만 명의 회원 수가 증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143만 명 증가로 전체 성장을 견인했고, 감소세가 지속됐던 북미 시장과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도 플러스로 회복됐다.
첫 회원 수 감소를 발표한 4월 이후 넷플릭스는 정리 해고를 통한 비용 절감 등 여러 대책을 쏟아냈다. 2022년 11월에는 새로운 요금제 ‘광고가 있는 베이식’을 개시한다. 이 요금제의 월정액 요금은 일본에서 790엔(세금 포함)으로, 기존의 최저 요금제 ‘베이식’보다 200엔 싸다.
저가 요금제의 등장으로 회원수 증가가 예상되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건 다음 4분기(10월~12월)부터다. 회사측의 예상으로는 3분기와 비교했을 때 회원 수가 450만 명 늘어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700만 달러 늘어나지만, 영업 이익은 주로 환율의 영향으로 3억 달러 감소할 전망이다.
■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업계에서 확산되는 불신감
역풍을 맞고 있는 넷플릭스. 일본 내에서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을 둘러싸고 제작사로부터 불온한 목소리가 들린다. “2022년 들어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기획이 전혀 통과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한 사람은 여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여해온 제작회사의 한 간부다.
“기획이 통과되는 편수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진행되던 기획이 갑자기 멈춘 사례도 있어 파장이 심각하다.”고 말하는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간부도 있다. 여러 애니메이션 제작 관계자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넷플릭스는 2022년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 편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원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 타이밍이기도 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애니메이션 제작을 줄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 개최된 넷플릭스의 글로벌 팬 이벤트 ‘투둠 재팬’에선 신작 애니메이션들을 잔뜩 소개한 오프닝을 공개하는 등, 일본 애니메이션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던 만큼, 제작사들이 곤혹스러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에서 애니메이션 컨텐츠의 조달을 총괄하는 야마노 유지 씨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향후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 편수의 증감에 대한 확답은 피했다. 다만 회원 수 감소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기뻐할 만한 작품을 계속 전달한다는 점은 변함없다. 그러한 작품에 더 크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편성을 재검토해나갈 것이다. 기존의 애니메이션 팬들이 원하는 작품에다가, 보다 폭넓은 시청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균형 있게 조달할 수 있도록 현재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단순히 제작 편수를 줄인다기보다는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 등에 초점을 맞춰 집중 투자해 나가는 전략으로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넷플릭스가 지금의 타이밍에 전략을 바꾼 배경에는 회원 수 감소보다 더 심각한 과제가 있는 듯하다. 그것은 넷플릭스 독점 배급 애니메이션 중 히트작이 별로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다.
■ 2차 판권 사업을 하기 쉬운 TV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
“넷플릭스가 독점 공개하는 애니메이션은 공개 시점에선 그다지 화제가 되지 않더라도, 몇 년 뒤 TV로 공개하면 반향이 생기는 작품이 있다.”며 또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간부가 말했다. 무료로 같은 시간에 방영되는 TV(공중파) 애니메이션은 시청자들끼리 SNS에서 함께 떠들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쉬워서, 히트작으로 이어지기 쉬운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넷플릭스 독점 공개 작품은,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좀 더 고액의 제작비를 받을 수 있더라도, 자체 노하우가 부족해서 2차 판권 사업(굿즈 판매 등)을 하기 어렵다는 제작사 측의 구조도 히트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근래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넷플릭스 등 OTT 배급에 주력하는 흐름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2차 판권 사업을 하기 편한 TV로 되돌아가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애니메이션 제작회사 간부)고 한다.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입장에선, 히트할 것으로 예상되는 작품은 넷플릭스로 내보내지 않고, TV로 내보내는 것이 더 돈이 된다. 거꾸로 말하면 리스크가 있는 작품을, 제작비를 보장해주는 넷플릭스에 보낸다는 소리로도 들린다. 그 결과 넷플릭스에는 도전적인 작품이 대부분이 되어버리는, 넷플릭스 입장에선 답답한 구조가 완성되어 버린 셈이다.
분명 이런 상황에서는 제작 편수를 늘리기보다 타깃을 좁혀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합리적일지도 모른다. “넷플릭스가 일본에 상륙한 직후에는 구두로 곧바로 기획이 결정되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금은 그런 기세가 사라지고, 심사숙고하는 국면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애니메이션 업계 관계자도 있다.
2022년 10월부터는 슈에이샤와 처음으로 공동 제작하는 작품 <로맨틱 킬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된다. 그동안 수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슈에이샤와의 연계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야마노 씨도 “이를 계기로 작품 제작은 물론, 보다 다각적인 대응으로 함께 사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다만 일본 애니메이션은 제작 개시부터 공개까지 3~4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지금의 넷플릭스 전략이 실제 형태로 나타나려면 한참 더 기다려야 한다. 그때는 지금껏 볼 수 있었던 것 같은 도전적인 오리지널 작품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히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넷플릭스는 큰 전환에 도전하고 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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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작 상황의 변화는 결국 넷플릭스가 결정한 비용 절감의 일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에게도 비슷한 영향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딱히,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에만 생긴 문제는 아닐듯 싶어요.
싸펑,버블 이외에는 볼게 없었던 이유가 이거였네요.
절반이 3D 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