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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용산CGV 홍콩할매 경험담

미스터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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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많이 다녀봤지만 처음 겪었던 무서웠던 일을 남기기 위해 오랜만에 글 남깁니다.
다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진심입니다.

엊그제 일요일 글래디에이터2 영화 4DX 마지막회차 새벽 02:00 상영차를 보러 용산에 갔습니다.
표검사를 마치고 입장하려는데 왠 할머님께서 앞에서 서계신데 저에게 말을 거시더군요.
별로 신경을 쓰는 편은 아니지만.. 제가 사람 관상을 좀 볼줄 압니다.  
건방진 말일진 모르겠지만.. 어느정도 연륜이 쌓이면 많은 사람을 접하게되고 경험에 의해서 자기만의 보는눈과 촉이 축적되잖아요.
할머님 외모는 대충 70-75세 정도?  머리는 올빽스타일 (한대도 안맞는 영화배우 스티븐시갈 같은) 이고 이 헤어스타일의 여성은 페미 또는 보살 사이비종교 등의 업종에서 주로 볼수있죠.
화장도 곱게 하시고 진짜 보살님 같은 이미지였고, 의상은 남성정장 같은걸 입으셨더군요.
눈빛을 보니 게슴츠레하고 이미 정상이 아님을 직감합니다.

저에게 영화보러 왔냐면서 좌석이 어디냐고 대뜸 물으시더군요.
어감 말투나 질문내용이나 평범한 분이 아니고 치매?  마음의 병이 살짝 있다고 감지했고, 왜 물으시냐고 되물으니..
좀 망설이시다가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티켓 얼마주고 들어왔냐고., 더이상 대답할 필요를 못느껴 대충 얼버무리고 입장하는데 지켜보던 옆의 검표원 아가씨가 할머니를 대신 응대합니다.
아마 저에대한 배려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극장에 들어가니 시간이 시간인지라 관객이 아무도 없더군요.  
좌석에 앉아 광고를 보고 있는데 저의 불길한 예감은 단한번도 틀린적이 없더군요..
영화가 시작함과 동시에 뒤에서 누가 잽싸게 걸어오더니 제자리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 할머니 였습니다.  그리고 제옆에 앉으려고 하는데 제 바로 옆자리는 제가 놓아둔 모자가 있어서 인지 옆옆 자리에 앉으며 말을겁니다.
극장에 아무도 없어서 그런데 어쩌구 저쩌구 잘 안들리지만 제옆에 앉아도 되겠냐는 것이었습니다.
불쾌했지만 옆옆 자리이기도 하고 뭔일 있겠냐 싶어 예예  대충 넘기고 영화를 보는데..

영화가 시작했는데 앉아마자 말을 겁니다.
바로 짜증이 났습니다.  정상적인 분은 아닌걸 아니까 같이 옆에서 보는것도 그런데 말을 걸다니.
뭐 먹고있냐 (오징어)  집은 어디냐  끝나고 어디갈꺼냐
말을 거는것도 질문 내용도 황당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간격이 바로 이어서 하는것도 아니고, 10분뒤 30분뒤 한시간뒤 등 그냥 뜬금없이 질문을 던지며 저를 바라봅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자리를 박차고 나가거나 다른데로 가서 보겠지만, 이 할매는 분명 따라올걸 같은 느낌이 들고 영화감상을 망치고 싶지않아 그냥 말을 씹고 영화보다가
정 못참겠으면 할머니..  영화좀 볼께요. 끝나고 얘기하죠.. 라고 정중히 대화자제를 부탁했습니다.
역시나 그 할머니는 제 말은 아예 들으려는 의지가 없거나 안들리는듯 했고. 본인이 하고 싶은대로 제게 말을 걸거나 영화보다 박수를 치며 인생은 나의것 마이웨이 하시더라구요.

정말 영화보는 내내 기분이 나뻣지만 마침내 영화는 마치고 자막이 올라가는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저를 따라 나오시더군요.
연세는 상당히 많으신것 같은데 행동이나 발걸음은 젊은이 못지않게 재빨랐습니다.
그때부터 심연의 막연한 공포가 밀려옵니다.
노인네가 뭐있겠어. 치매시겠죠.. 그냥 빨리 집에가자.

나가는데 계속 따라오며 말을 걸려합니다.
어디로 가요?  집은 어디에요? 이름은뭐에요?   와 이건 진짜 스토커도 아닌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 하다. 
정면으로 바라보고 저 집에 갑니다. 할머님도 들어가셔요.  했더니
저랑 같이 동행하고 싶네요.  라고 대답하십니다.
음..  그시간은 사람도 하나도 없고 용산아이파크몰도 컴컴한 다 문내린 상태라 공포심도 살짝 들고 그냥 본능대로
따라오지마십시요. 들어가세요. 라고 단호히 얘기하고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듯 도망쳤습니다.
볼일보고 손 씻고 나가려는데 앞에 할머니가 기다리고 서있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다시 엄습해옵니다.

나가자마자 전속력으로 주차장까지 달려갑니다.  누가 있던 말던 그냥 달렸습니다.
아무도 없는 컴컴한 매장들 사이를 헤치며 나홀로 달리고 있으니 마치 공포영화속 주인곳이 된듯 합니다.
내 차가 보이고...  거기까지 가서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주변을 재빠르게 스캔하고 빛의 속도로 차문을 열고 시트에 앉는 동시에 시동을 걸고 전속력으로 건물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적당히 극장고 멀어지고 안도했는지 내려서 숨을 돌렸습니다.
어렵게 시간내서 새벽에 극장에 왔다가 기분 잡친것 생각도 안나고 그 할머니 인상만 계속 떠올랐습니다.
난 새가슴이었구나.
좀더 대범하고 어른스러웠다면 할머니를 모시고 극장직원에게 할머니가 정상이 아니신것 같으니 경찰을 부르던지 보호안내해드리라고 부탁할수도 있는데..
워낙 험한 세상 험한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할머니의 예상치못한 돌발행동에 더 경계한 내자신을 돌이켜보았습니다.

간혹 도시괴담처럼 들려오는 아무도 없는 극장안에서 변태 아저씨 만난 사연이라던지 굳이 내 옆자리로 와서 앉는 이상행동자 얘기는 들었는데,
그런 일도 분명 상황이 맞는다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그 할머니는 외로웠을 겁니다.  그 시간에 노인분이 혼자 액션영화를 보러 어디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오셨을까.
아니면 자주 그렇게 극장에 와서 데이트상대를 찾으시는걸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집에 오는 기분이 여러 감정을 교차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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