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매트릭스4] 매트릭스4의 정체성은 이것과 관련이 있다 보입니다.
감독인 라나(래니) 워쇼스키의 성전환이라 생각이 드네요. 다들 아시겠지만 워쇼스키는 형제였다가 남매가 되고 결국에는 자매가 된 감독들로 유명하죠.
4편은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고 싶을 정도로 난해하고, 한번만 보고서는 대사에 담긴 속뜻이나 복선들을 알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난잡하긴 합니다. 다만 이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이유가 감독의 성전환 후 겪은 여러 심적 갈등이나 부담감 등을 떠올리게 된다면 그래도 왜 영화가 이렇게 나왔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남깁니다.
비록 수많은 철학과 숨겨진 속뜻이 있어 아직까지도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 해석이 종종 언급되는 1~3편이기에 선뜻 얘기를 꺼내기는 어렵지만 종교니 철학이니 이런 모든 것을 떠나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명작이라 일컬어지는 1편은 토마슨 앤더슨이란 매트릭스에 갇혀 있던 평범한 프로그램이 매트릭스에서 초월자인 네오로서 우화(羽化)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라고 스토리를 축약할 수 있습니다. 엔딩을 보면 네오가 훨훨 날아 오르는 장면은 번데기가 날개를 얻어 자유로이 날아다닌 다는 것과 같은 묘사이죠. 따라서 매트릭스 1편은 확실하다 말하기는 어려워도 그 당시에는 '래리' 워쇼스키로서 본인(+동생)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해방을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번 4편은 래리 워쇼스키로서 찍은 작품이 아닌 '라나' 워쇼스키로서 매트릭스를 찍은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품의 메시아는 네오가 아닌 트리니티가 되는 것도 십분 이해가 갈만한 대목이죠. 네오는 여전히 구원자이긴 하지만 이번 작품의 엔딩에 이르러 하늘로 날아 오를 수 있었던 사람은 바로 트리니티로(비록 나중에는 네오도 날아 오르긴 했지만), 앞서 말한 1편에서는 네오라는 남자 케릭터를 통해서 본인의 성정체성에 대한 해방의 염원을 담았다면 이번에는 트리니티라는 여자 케릭터를 날아 오르게 함으로써 성전환을 통해 드디어 자기를 찾고자 했던 염원이 해소되었다는 것을 보여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는 비록 복잡하고 난해해서 해석을 포기하게 끔 했지만 결과적으로 대표적인 장면만 추려보자면, 트리니티와 네오가 포드에서 탈출하는 장면은 흡사 번데기를 찢고 나오는 장면과 유사하고, 네오와 트리니트가 포드에서 탈출할 때 이를 돕는 이오측 로봇 세대 중 두 대가 날개가 있다는 점 (네오를 구출할 때 이용한 로봇은 두대 - 하나는 꿀벌과 유사한 형태, 하나는 센티넬과 비슷한 형태 / 트리니티를 구할 때는 나방형태의 로봇) 네오가 탈출하고 나서 이오로 실려 갔을 때 합성지성체들이 연구하는 것 중 하나는 우화라는 얘기가 나올 때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곤충인 나비가 있었습니다. 그 중 화룡점정은 트리니티가 떨어지려는 네오를 붙잡고 날아오르는 모습은 감독이 1편을 찍을 때 염원의 상징으로 삼았던 네오를 여성 케릭터인 트리니티가 끌어안고 날아 오름으로서 성적인 정체성에 대한 해방감을 얻었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낸 모습이라 보이고요, 그러면서도 엔딩에 이르러 네오와 트리니티가 매트릭스 세계에서 같이 날아 다니는 장면을 넣은 이유는 '래리'와 '라나'는 여전히 공존한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라는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뭐 물론 영화를 감독 본인의 성정체성에 대한 투영물이라 보기에는 너무 큰 해석의 비약이 있지 않느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영화가 왜 이모양으로 나왔는가 고뇌할 때 쯤에 감독의 성전환이라는 중대한 사건을 고려 한다면 영화가 비장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난해하기도 하고 케케묵은 감정이 되살아 나기도 하며 현실(우리가 살아가는 진짜 현실)을 조롱하기도 하는 그런 다단한 장면들은 아마 감독 본인이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을 영화에 담아내고자 했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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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트리니티가 갑자기 time to fly가 되버렸는지 띠용했는데 여성감독이라 이젠 트리니티에 애착을 갖고 해방시켜준 의미라고 보는게 커야할지...
엇나간 발언이 될까 우려되어
못적고 있었는데....정말 깔끔하게 적어주셨네요
감사드려요~~😎😎😎
저는 영웅본색 2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전례 없는 특이한 사생활의 감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