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9
  • 쓰기
  • 검색

나의 청춘 마리안느 (1955) 아름다운 환상의 서정시.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2107 2 9

images (1).jpg

images (3).jpg

images.jpg

 

 

나의 청춘 마리안느는 한 세대 사람들을 홀린 영화다. 

이장호감독은 자신이 영화를 계속 만든 이유가 이 영화 속 마리안느를 찾고픈 욕망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다.

 

영화는 어느 젊은이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뱅상. 꿈속에서 또 네 노랫소리가 들렸다. 이미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꿈속에서 네 노랫소리가 들려오곤 한다. 

그러면 나는, 

그 알프스산의 신선한 나뭇잎 향기와 깨끗한 공기를 느끼게 된다. 

멀리 고성(古城)이 올려다 보인다. 

네 노랫소리는 

나뭇가지들을 열어젖히고 신비로운 길을 내게 보여준다. 

보이지 않던 길이 훤히 드러나 보인다. 

그때 나는 알프스 산 호숫가에 있는 기숙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말만 기숙학교일 뿐, 부모에게 내동댕이쳐진 반쯤 고아들이 

거기 머물러 있었다."

9.jpg

그렇다. 무대가 알프스산 호숫가에 있는 오래된 기숙학교다. 영화를 가득 채우는 것은 사춘기 소년들이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 - 끝없이 순수한 것을 무한히 동경하는 소년들이다. 

그들을 닮아, 흑백화면은 너무나 깨끗하고 투명하고 알프스산 숲의 싱그런 향기가 풍긴다.

나의청춘마리안느3_cine212722.jpg

화자인 등장인물이 바라본 그의 친구 뱅상의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다. 

뱅상은 사춘기 소년들 중에서도 가장 순수하고 감수성 예민한 소년이다. 그는 그 학교 학생들은 보도 못한 

미국이라는 곳에서 왔다고 한다.

 

이 영화는 뱅상이 호수를 건너 어느 고성(古城)에 갔다가 

마리안느라는 신비로운 소녀를 만나는 내용이다. 추억의 마니라는 애니메이션과 비슷하다.

하지만 마니와 이런 저런 모험을 함께 겪는 애니메이션 주인공과는 달리 

뱅상은 마리안느를 두번 아주 짧게 만난다. 마리안느는 어느 시대 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신비한 소녀다. 

유령인 것같기도 하고 사람인 것같기도 하다. 하지만, 유령이든 사람이든

마리안느는 순결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존재다. 마치 금방이라고 사라져 버릴 신기루처럼 

신비로운 아련함을 가진 소녀다. 

끝없이 순결한 것을 갈망하던 뱅상은, 자기 갈망을 구현한 듯한 마리안느를 고성(古城)에서 혼자 만난다. 

뱅상 외에 그 누구도, 마리안느가 존재했던 것을 본 사람이 없다. 

마리안느는 외롭던 뱅상의 마음을

소녀다운 사랑으로 품어준다. 

13.jpg

33.jpg

images (5).jpg

11.jpg

s-l1200.jpg

나의청춘마리안느3_cine212722.jpg

 

하지만 그 후 뱅상은 마리안느를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실존하는 인물이었다면 찾아다니기라도 할 텐데, 

실존하는 인물이었는지 아니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고성(古城)은 텅 비어 있고, 적막만이 감돈다. 뱅상은 혼자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너 

그 고성(古城)으로 가 미친듯 헤메다가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멘다. 

 

영화가 어찌나 잘 만들어젔는지, 관객들은 뱅상의 미칠 듯한 갈구와 그리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 

찾을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마리안느는. 뱅상은 채워질 수 없는 갈망과 그리움으로 

마리안느를 찾아 세상 끝에서 끝까지 헤메다닐 지도 모른다. 

뱅상은 갑자기 어른이 된다. 마리안느를 찾아 그는 산을 내려간다. 

친구는 숲 속 기숙학교를 떠나 세상으로 나아가는 뱅상의 뒷모습을 보며 

그를 전송한다. 

 

33.jpg

images (2).jpg

 

이 영화 속 마리안느의 모습은 정말 신비롭고 깨끗하다. 배우 이름이 마리안느 홀트였다고 하는 것을 보니,

예명이 아니었을까? 여배우가 아니라, 청소를 하는 소녀였던 것을 주연배우로 기용했던 것이라 한다.

그리고, 나의 청춘 마리안느로 스타가 되었지만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  

 

미칠 듯이 아련한 영화다. 감독이 신기가 내려서 만든 영화인 것 같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이상건
  • spacekitty
    spacekitty

댓글 9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의 문체가 고풍스러워서 어렸을 때 읽었던 책들을 떠올리게 하네요

04:49
24.05.06.
BillEvans 작성자
spacekitty
나의 청춘 마리안느의 시작부분이죠. 처음 시작부터 영화 속으로 관객들을 확 끌고 들어갑니다. 말씀하신 대로 한 세대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영화입니다. 아마 1970년대까지 영화도 많이 관람되고 책도 많이 읽혔던 것 같습니다.
08:24
24.05.06.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08:25
24.05.06.
profile image 3등
마리안느 홀드는 독일에서 꽤 많은 영화를 찍다가 동료 배우와 결혼해서 아들을 낳은 후 은퇴했다고 나오네요
08:50
24.05.06.
BillEvans 작성자
네버랜드
그렇다면 이 또한 마리안느를 신비로운 존재로 남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바램이 반영된 것이겠군요.
10:08
24.05.06.
profile image
내용은 모르는데 제목은 한번쯤 들어본 고전이군요. 많은 청춘들이 영향을 받았을 듯...
13:05
24.05.07.
BillEvans 작성자
잠본이
한 세대를 홀렸다고 하더군요. 어딘가 신기가 있는 듯도 한 영화입니다.
16:24
24.05.07.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Bakeneko: A Vengeful Spirit (1968) 범작이지만 군데군데 ... BillEvans 1시간 전00:10 130
HOT 송중기 <보고타> 넷플릭스 영화 글로벌 1위입니다. 6 하이데 하이데 1시간 전00:23 530
HOT 2025년 2월 5일 국내 박스오피스 golgo golgo 2시간 전00:00 549
HOT ’쥬라기월드 리버스 공식 뉴스틸들 NeoSun NeoSun 2시간 전23:07 425
HOT <9월 5일: 위험한 특종>을 보고 나서 (스포 O, 추천) ... 2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23:34 224
HOT <부탁 하나만 들어줘2> 첫 포스터 공개 1 뚠뚠는개미 3시간 전22:53 614
HOT 쥬라기 월드 리버스 티저 한글자막!! 4 zdmoon 3시간 전22:11 813
HOT ‘쥬라기월드 리버스’ 첫 트레일러, 포스터 5 NeoSun NeoSun 4시간 전22:01 964
HOT 아이유 콘서트 보러 왔어요 (태국) 9 라라랜더 라라랜더 6시간 전20:04 803
HOT "故 서희원(구준엽 아내) 고별식 없다" 동생 서... 4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23 1620
HOT 새로 오픈한 용스엑에서 <위키드> 관람했습니다. 일단... 2 선우 선우 5시간 전21:04 489
HOT 'Presence'에 대한 단상 5 네버랜드 네버랜드 6시간 전19:41 463
HOT 영화 브로큰 이게 뭔가요 5 블루레이 6시간 전19:36 2302
HOT 오늘 개봉 '9월 5일: 위험한 특종' 로튼 리뷰 3 golgo golgo 8시간 전17:27 820
HOT 박훈정 감독의 [슬픈 열대] 스틸 공개 8 시작 시작 7시간 전18:45 2662
HOT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개봉 당시 스기이 기사부로 ... 4 중복걸리려나 12시간 전13:23 547
HOT 9월5일: 위험한 특종 - 리뷰 6 소설가 소설가 9시간 전16:22 675
HOT 권력과 인간의 민낯 <브루탈리스트> 2 마이네임 마이네임 7시간 전18:15 882
HOT 영화<당탐1900>에서 주윤발 영어 연기 4 손별이 손별이 7시간 전18:06 591
HOT 중국애니메이션 <나타지마동요해> 개봉 8일만에 관객... 8 손별이 손별이 8시간 전17:57 595
1165703
normal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1시간 전01:03 109
1165702
image
하이데 하이데 1시간 전00:23 530
1165701
image
hera7067 hera7067 1시간 전00:22 268
1165700
image
hera7067 hera7067 1시간 전00:20 133
1165699
image
hera7067 hera7067 1시간 전00:16 160
1165698
image
hera7067 hera7067 1시간 전00:15 180
1165697
image
hera7067 hera7067 1시간 전00:14 204
1165696
image
BillEvans 1시간 전00:10 130
1165695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00:00 549
1165694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2시간 전23:56 114
1165693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23:49 120
1165692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23:46 155
1165691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23:44 162
1165690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2시간 전23:34 224
1165689
normal
기다리는자 2시간 전23:21 234
116568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23:07 425
1165687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3:05 291
1165686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3:00 334
1165685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2:55 457
1165684
image
뚠뚠는개미 3시간 전22:53 614
1165683
normal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3시간 전22:49 301
1165682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2:30 310
1165681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2:26 232
1165680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2:19 830
1165679
image
zdmoon 3시간 전22:13 314
1165678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2:12 351
1165677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22:12 471
1165676
image
zdmoon 3시간 전22:11 813
1165675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3시간 전22:09 477
1165674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2:08 531
116567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22:01 964
1165672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21:31 178
1165671
normal
라인하르트012 4시간 전21:19 393
1165670
image
선우 선우 5시간 전21:04 489
1165669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5시간 전20:49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