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사이트 스태프들의 '브로커' 감상평
일본 영화 전문 사이트 '에이가닷컴'에
<브로커> 특집 기사가 실렸는데...
https://eiga.com/movie/93673/special/?lid=tp_top_special
그 사이트 편집장 등 스태프들이 본 소감들이 있어서 옮겨봤습니다.
[eiga. com 리뷰 ①] 편집부도 초기대 → 총출동해서 감상…
실제로 본 소감은? “인생 베스트를 경신해야. ”
●남자 편집자 A(30대 초반)의 경우…“영혼의 부드러운 곳을 밀어준다.”
정말 부리나케 시사실로 달려갔다. 평소 “감동 작품”은 땡기지 않는 편인데, <브로커>는 경우가 달랐다. 예고편에서부터 이야기에 끌려서 무조건 영화를 빨리 보고 싶었다.
실제로 보니 명작일 거란 예감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작품에서 “유사 가족 = 가짜들의 공동체”가 때로는 “진짜 가족 = 전통적인 공동체”를 능가하는 강한 결속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또다시 감동적이면서 지극히 인간적으로 그려내 보였다.
상징적인 것은 베이비 박스에 자기 아이를 맡긴 젊은 여성 소영이 불을 끈 상태에서 뭔가를 중얼거리는 장면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눈물이 터져서 눈을 통해 흘러내리는 듯한 감각에 빠졌다.
그리고 이따금 찌를 듯한 스릴이 도사리고 있으니 방심해선 안 된다. 또한 중반부터 종반에 걸쳐서 등장인물들이 다정하게 다가왔다가, 때로는 애틋하게 이별했다 또 다가오고, 다시 한 걸음 내디디며 살아가며, 그것을 인정하는, 그런 모습이 영혼의 부드러운 곳을 밀어준다.
감상 후 제대로 일어서지 못했다. 인생 베스트 영화 리스트를 갱신해야 했다. 극장에서 개봉하면 몇 번을 더 볼까 등을 생각하며 잠시 멍하니 있었다.
●여성 편집자 B(20대 후반)의 경우…
"엄마 얼굴이 떠올라서 울컥했다."
극장에서 나오는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무거워지는 것은, 계속 깊은 여운에 젖고 싶어서... 고레에다 감독 작품을 보면 대부분 그렇게 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발 빠르게 극장을 나와서 바로 엄마에게 연락했어요.
당장 뭔가를 말하고 싶다거나 얼굴이 보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엔딩 크레딧을 보며 엄마 얼굴이 떠올라서 울컥했어요.
감상 중 ‘아, 좋다’라고 생각되는 대사들이 몇 번이고 나왔는데, 특히 ‘우산’을 가지고서 한 대사가 가슴에 사무쳤어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생각하면 조금은 기분이 풀릴 정도로, 사람들 간의 유대를 느끼게 해주는 멋진 말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기억하고 싶어요.
●여성 편집자 C(30대 중반)의 경우…"형사들의 대화가 최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배두나가 연기한 형사 수진.
아기를 팔려고 계획하는 ‘브로커’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려는 것에 이상할 정도로 집착하는 그녀는, 마치 ‘가족’처럼 서로 감싸고 의지하는 ‘악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기 내면과도 마주하게 된다.
무뚝뚝한 표정 속에 감춘 섬세함. 그리고 그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후배 형사(이주영)과의 대화도 최고. 관객의 시각과도 겹치는 그의 이야기도 주목하시라.
[eiga.com 리뷰 ②] 편집장 코마이 나오후미는 이렇게 봤다…
● 이것은 '영화를 본다' 이상의 체험이다. 자신의 소년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는 신기한 영화다.
이 영화를 다 보는 순간 “후련하다.”, “재밌었다” 등의 단순한 느낌을 받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저도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 순간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닙니다. 여러 감정이 솟아오른 거죠.
영화에 등장하는 것은 아이를 버린 부모,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 그리고 버려진 아이를 남에게 파는 어른... 모두 가족관계가 불완전한 사람들입니다. 아이를 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기에, 언뜻 보기엔 기브 앤 테이크가 성립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선 불법 비즈니스인 부분이 사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즉 아이에게 ‘가격’이 붙는 겁니다. “4,000만 원 이하로는 못 판다.”, “아니, 400만 원씩 할부로 안 해주면 못 산다.” 한국에서 어린애의 시장 가치는 눈동자의 눈썹의 모양새에 따라 오르내리는 모양입니다.
아이의 출신과 성장을 둘러싼 이야기여서인지, 아무튼 보고 있으니 제 소년 시절 추억이 차례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같은 반 애 중 저런 애가 있었지.”, “그 녀석 늘 선생님한테 혼났지.” 등, 초등학교 시절 기억이 괜히 생각나는 신기한 체험을 했습니다. 그것은 결코 나쁜 체험이 아닙니다.
또 “이 영화는 원래 일본에서 찍으려고 기획했던 것 아닌가?”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아기 포스트(한국의 베이비 박스)’가 있고 말이죠. 하지만 저출산은 일본보다도 한국이 더 심하다고 하니 한국 쪽에서 생겨난 기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문에 더해 “송강호 역할은 일본인 배우라면 누가 적임자일까?”라는 것도 보면서 생각한 포인트입니다. 그런데 좀처럼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 역할에 딱 어울리는 일본인 배우가 말이죠. 개인적으로 “송강호 외에는 적임자가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한 시점에서, 이 영화의 위대함을 깨달았습니다.
이 영화가 가진 복잡함의 정체는 송강호의 역할로 상징됩니다. ‘미워할 수 없는 범죄자’는 관객의 공감을 모으지 않을 수가 없죠. 무엇이 옳고, 누가 악인인지? 명확하게 답을 내는 사람보다도, 답을 못 내는 사람이, 저를 포함해 더 많지 않을지.
또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송강호는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수상했고, 고레에다 감독 작품으로는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굉장한 일이죠. 수상식 시즌이 기대됩니다. 송강호, 최종적으로 아카데미상을 탈 가능성도 나오고 있죠. 무척 기대됩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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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평이군요 :-) 저도 뭉클하고 따뜻하게 잘 봤는데.. 잘 됐으면 좋겠네요 🥺
근데 전 해진이가 소영이한테 한마디할때 눈물이 날뻔했다죠 ㅠㅠ
저도 개인적으로 여운남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