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되팔이에게 들은 되팔이의 세계
예전에 친구 하나가 서울 자취방 생활을 청산당하고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부모님이 친구를 찾아갔다가 온갖 영화굿즈가 비정상적으로 쌓여있는 걸 보고
"독립하고 싶다고 해서 방 잡아줬더니 학업은 뒤로 제껴두고 이런 짓만 하고 있었구나"
부모님 빠르게 판단 완료
모든 굿즈는 종량제봉투에 담겨서 버려집니다.
거의 실어증이 올 뻔 했다는 친구는
이제는 입대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고 나서야 정신을 차립니다.
지금은 전역한 친구에게 내가 옛날에 이랬었다고 들었던 내용이에요.
내가 쓰긴 부끄럽고 올려도 된다고 해서 올립니다.
1) 되팔이를 하게 된 계기
예전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친구는
<어느 가족>의 코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GV 최전열을 예매합니다.
그런데 이 좌석을 X만원에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되고
진짜 X만원에 팔리겠어ㅋㅋ 하고 연락했다가 정말로 입금이 됩니다.
이때부터 친구는 되팔이가 됩니다.
2) 되팔이 왜 했던 거야?
- 어쨌든 생계는 유지되고, 시간을 들이기 때문에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기 때문.
되팔이를 하면 어쨌든 다른 정상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플미를 붙이기 때문에 일단 이득은 남습니다.
하루에 햄버거 세트나 식당에서 밥 먹는 정도로는 벌린데요.
돈이 부족하지는 않으니 극장 왔다갔다하는 시간이 낭비되는 건 생각도 못하고 신나게 돌아다녔답니다.
거기다 부지런하게 움직이긴 해야 하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나도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까지 들었다고...
가끔가다 굿즈를 구할 수 없는 지방 구매자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쪽지를 받으면
지금 하는 일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착각이 들어서 끊을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3) 욕먹은 적은 없어?
기생충 키링때 줄 섰다가 벌써 쓸어가버린 다른 되팔이 욕한적은 있다고... ㅋㅋㅋ
이 친구가 되팔이하던 시절에는 극장 직원들이 눈치는 전혀 안 줬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굿즈 쓸어갈 때 사람들이 놀란 표정이거나 눈 부라렸던 것 같다네요.
4) 지금은 굿즈, 되팔이 어떻게 생각해?
- 군대하면 받으러 갈 수도 없는 걸 왜 그렇게 금괴처럼 모아두고 있었는지....
- 코로나 19 이후로 극장이 굿즈 장사하는 건 이해되고 그냥 개인이 모으는 건 정상적이라고 봄. 되팔이가 문제임.
- 굿즈 되팔이는 쓸데없는 사명의식(받으러 올 수 없는 지방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받는 거야 등)이나
어쨌든 돈이 벌리기 때문에 존재함. 몇 번 말했지만 시간이 낭비되는 걸 모르고 극장의 지박령이 되는 거야.
평생 이렇게 산다면 불쌍한 거고 가장 최선은 이런 되팔이에게 굿즈를 사지 않는 것임.
되팔이에게 굿즈를 사주면 이 사람은 되팔이짓에서 벗어날 기회를 잃게 되는 것.
- 나는 혼자 했는데 집단으로 움직이는 경우에는 평생 못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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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팔이보다 사는 사람이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욕은 되팔이가 다 먹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어떻게 쓰든 자기 맘이지만 그돈이 되팔이 배채우는데
들어가는데 일조하는건 사실이죠.
수요가 있으니 공급도 있다는 전제는 이해합니다만, 애당초 다른 사람의 욕망에 기생해서 정말 갖고 싶은 사람들 피를 빠는 게 되팔이의 속성입니다. 근절하겠다고 정말 갖고 싶은 걸 마냥 외면할 수 있는가는 개인마다 입장이 다를 거고요. 되팔이 대상이 되는 물건들을 보면 제겐 정말 조금의 소유욕도 일으키지 않는 것들이 많지만, 거기에 가치와 애착을 두는 사람들에겐 그렇지 않을 테죠. 어떤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일련의 문화 관련 소비 전체가 죄다 쓰잘데기없는 짓으로 보일 텐데, 당장 극장 관람료만 봐도... '그 돈 내고 극장에 가니까 호구로 보고 관람료 올리는 거다, 극장 가는 사람들이 더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에는 시간낭비인데 되팔이를 왜 하는걸까요....
.
그것도 자기비용에서 나가는 것이니…
일단 본문에서는 영화 되팔이구
언론에서 리셀러라고 불러줄 정도로 잘나게 돈버는 명품 되팔이, 신발 되팔이들이 있긴 해요
확실한 건 영화 굿즈 되팔이는 들인 시간과 비용 대비 얻는 게 그닥 없다는 거에요
되팔이 리셀러의 범주는 고가 명품시계 명품백 신발 피카츄빵 핫토이장난감 플스 티케팅 초고가아파트등등 그 범위는 상당히 넓고 다양합니다
되팔이는 절대 부업이 될수 없습니다.
왜냐면 시간투자대비 돈이 전혀 안되기 때문이죠
게다가 재고관리 생각하면 손해안보면 다행이죠
모든 굿즈가 잘 팔릴거란 생각이 있어야 가능한데
현실은 매우 다르죠.
그래서 되팔이들은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많이 유입하게 됩니다.
물론 전문 꾼들은 옷 신발 가방 등등 업종을 가리지않죠
되팔 빌런 그룹 극장에서 그만보고싶어요
그런 날이 올까요
적어도 되팔이짓하는 게 일반 알바보다도 못 할 정도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수입도 못 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돈까지 잘 벌렸어봐요, 아주 공짜 돈 벌려는 별의 별 되팔것들이 더 튀어나왔을 겁니다.
근데 이거 팔아서 얼마나 남는다고.. 싶던..^^;;
찐업자들은 생각보다 더 많이 벌거 같은데
이 글이랑 댓글 보면서 비웃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