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5
  • 쓰기
  • 검색

랑종 캐릭터리뷰-영화속 디테일들을 모아 추론해본 님의 이야기(스포)

염세주의자
21516 18 15

3회차 관람후  쓴 이 글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66798428

 

모든 스포일러와 영화의 결말, 그리고 곡성의 스포일러등이 아낌없이 등장하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스포일러 방지선)

 

 

------------------------------

 

일단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님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1.님에겐 바얀신이 실제로 내려진게 아닐수도 있다.

 

-영화 도입부에 촬영팀은 님에게 목소리가 변하거나 부르르 떨거나 다른 사람같은 행동을 한적이 있냐고 질문합니다.

 

-그러자 님은 그런 적 없다며 TV를 너무 많이 보셨다며 웃어넘깁니다.

 

-그러나 악령에게 빙의된 밍, 후반부에 바얀신이 내려진 노이는 명백하게 다른 사람이 된듯한 말과 행동을 합니다.

 

-밍이 빙의된후 님에게 니가 랑종이 된건 니 언니가 자신의 속옷을 너에게 입히고 너의 신발에 괴상한 부적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극 후반 퇴마의식을 치를때 밍인 척 변장한 노이의 신발속에 부적이 붙여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큐팀이 싼티에게 왜 악령이 든 밍이 아니라 노이를 대신 의식장에 데리고 가냐고 묻자 싼티는 마니의 파란색차에 붙여진 '이 차는 빨간색이다'라는 스티커를 언급하며 씩 웃습니다.

 

-'이 차는 빨간색이다'라는 스티커는 귀신을 속이기위한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밍 대신 노이를 변장시켜 데리고 간것도 귀신을 속이기위한 방법이며, 속일 수 있다는 확신하에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필요한 주술적준비중 하나가 신발속 부적입니다. 

 

-평생 바얀을 부정하고 단 한번도 바얀을 느껴본적이 없다는 노이는 바얀이 생생하게 느껴진다며 황홀해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이 평생 배운적도 없는 주술과 주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합니다.

 

-그러나 언니 대신 랑종이 된 후 매일마다 기도를 하고 의식을 치르고 사람들을 돕고 본적도 없는 바얀신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던 님은 마지막인터뷰에서 바얀신을 느껴본적이 평생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며 슬피 웁니다. 

 

저의 추측

 

-노이가 단순히 바얀을 거부한 것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내려오려는 바얀신내림을 동생 님에게 전가시키기위해 부정한 수단(주술사)을 썼기 때문에 님에게 바얀신이 온전한 형태로 신내림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진짜 계승자가 아니라 주술사의 농간으로 가짜 계승자에게 속아서 내려졌기 때문에)

 

-나아가 님이 겪었던 신병증상은 바얀신의 신내림으로 인한게 아니라 주술사의 저주,살날림굿으로 인해 초래된 것이고 그것을 바얀신내림으로 착각한 님이 죽기직전까지 자신이 바얀신을 받은 랑종이라고 믿다가 바얀신상의 참수를 본 이후 실체적인 진실을 깨닫고 믿음을 한순간에 잃어버렸을 가능성이 크다.

 

-님에게 실제로 바얀신이 온전히 내림했다면 지극정성을 다해서 바얀신을 섬기고 선한 마음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돕던 님이 그 오랜 세월동안 바얀신의 존재를 단 한번도 느끼지 못했을리가 없다.

 

-그러나 작중에서 님이 보여주는 여러 신통한 능력들을 볼때, 온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바얀신이 노이 대신 자신의 랑종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님을 어여삐 여겨 자신의 권능을 일부 허락하였거나, 온전하진않지만 불완전하게나마 바얀신이 님에게 임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즉 완전하지못한 신내림, 반쪽짜리 신내림, 그리고 그것을 노력과 믿음으로 극복해보려 하였으나 끝내 바얀신상의 참수를 목격하고 좌절해버린 님

 

저의 추측에 영감을 준 다른 소소한 디테일들

 

-밍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마닛은 귀가하는 문상객들에게 남의 신발 잘못 신고 가지않게 잘 살펴보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장례식장에서 노이는 님에게 자신의 집에서 스카프(?)를 가져와 달라며 님에게 부탁하는데 님은 군소리 없이 심부름을 하지만 노이는 님이 스카프를 잘못 가져왔다며 짜증을 부립니다. 그러자 님은 짜증나면 언니가 직접 가져오면 되지않느냐고 반박합니다.

 

-님은 랑종이 된 이후에도 예전에 하던 일인 옷수선일을 계속 합니다. 옷을 수선하는 일은 새옷을 만드는게 아니라 남이 입던 헌옷을 받아 꿰매고 고치는 일입니다.

 

-귀신을 속인다라는 개념, 남의 신발 잘못 신고 가지말라는 디테일, 노이 때문에 심부름을 다녀왔지만 잘못된 물건을 가져온 님, 남이 입던 옷을 기우고 고치고 꿰매는 일인 옷수선이라는 님의 직업의 본질, 이런 디테일을 님과 연결하여 해석하면 님은 바얀과 님을 속인 노이와 주술사의 행위 때문에 평생동안 자신의 발에 맞지도않는 남의 신발을 신고(원래는 노이가 신어야할 바얀신랑종이라는 신발), 남이 입던 옷을 수선하며(원래는 노이가 입었어야할 바얀신랑종이라는 옷) 언니가 떠넘긴 것 때문에 수고했지만 그 결과물은 결국 온전한게 아니었다. 해당 디테일들은 이런 님의 슬픈 운명을 암시하는 디테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2.님이 급사한 진정한 이유는?

 

이 부분은 사실 크게 논란거리는 없어보이는 주제긴 하지만 3회차때 눈에 들어온 디테일이 있어서 추가해봅니다.

 

-극중 유일하게 험한 끔살이 아닌 자다가 죽는 호상을 맞이했다는 점에서 님의 죽음은 바얀신에 의한 자비로운 안락사가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그 죽음이 온전히 바얀신의 '자비'만은 아니라는 정황이 여럿 있는데,

 

-작중에 직접적으로 묘사된 마지막인터뷰에서의 바얀신에 대한 믿음부정, 바얀신 제단앞에서의 불경한 행동(제단에 바치는 음식을 엎어버림)뿐 아니라

 

-님의 죽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바얀신제단이 온통 엎어진 모습과, 바닥에 꼬여있는 벌레들, 그리고 똑바로 반듯하게 누워서 죽은게 아닌 침대에 거꾸로 누워서 엎드려 죽은 님의 시신의 형상을 보았을때(머리방향도 반대,가슴방향도 반대) 님의 죽음이 자비로운 안락사가 아닌 부정적인 원인에 의한 죽음이라는게 암시됩니다.

 

-그리고 극중에서 님이 죽기전 살아있는 님이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퇴마의식을 위해 퇴마사 싼티와 흰 실로 서로 묶고 함께 합장을 하고 목욕재계하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은 님이 마지막인터뷰에서 바얀신에 대한 믿음을 부정하는것만큼이나 불길한 장면이었습니다.

 

-바얀신상을 참수한게 싼티가 맞다면(상단에 링크한 글 참고) 님은 자신의 목을 자른 자와 영적인 합일을 추구한 것이죠. 이는 바얀신입장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아싼티야가문과 결합하여 바얀신가문의 피를 더럽힌 노이의 죄와 유사한 죄입니다. 신의 입장에서 볼때 육체적교접보다도 더 금기시하는게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는것, 즉 영적인 교접이죠. 구약성서의 여호와는 그래서 바알신을 모시는 이민족들을 진멸시키고 그 자들과 통한 유대백성들도 남김없이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바얀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고 인터뷰를 통해 바얀을 부정하며, 바얀신 제단앞에서 불경스러운 행동을 한 것도 모자라 퇴마사 싼티에게 영적으로 의지하며 싼티와 영적합일을 추구한 님의 행동은 바얀신의 진노를 살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이에게 속은후 평생을 바얀을 위해 성실하게 랑종역할을 수행한 님에 대한 자비가 더 끔찍한 죽음이 아닌 자면서 조용하게 죽는 죽음이었다는 점에서 님의 죽음은 바얀의 심판과 자비가 혼합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약성서에도 이것과 유사한 사례가 많이 나오는데, 대표적인 케이스중 하나가 모세입니다. 모세는 여호와의 선택을 받아 이집트에서 유대백성들을 탈출시켜서 가나안으로 인도하는 중책을 맡았고, 그 역할을 성실히 잘 수행했지만, 단 한순간 자신의 혈기를 이기지못해 여호와의 성물을 던져서 깨버리는 불경죄를 저지릅니다. 그때문에 모세는 여호와에게 징벌을 받아 정작 자신이 인도한 유대백성들이 들어가는 가나안땅에 못 들어간채로 광야에서 죽음을 맞게 되죠. 

 

글을 쓰다보니 저녁식사할 시간이 되어버려 밍과 노이, 마닛과 싼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을 통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8


  • XFJin08
  • 토킹
    토킹
  • 레히
    레히
  • 옥수수쨩
    옥수수쨩

  • 궁금해돌지경

  • 기달이자
  • 대너
    대너
  • Nashira
    Nashira
  • 아악아아아
    아악아아아
  • BongJoonHo
    BongJoonHo

  • MONEYBALL

  • dkxixid
  • golgo
    golgo

댓글 15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와우.. 생각해보니 초반 장례식장의 대사들도 허투로 나온 게 아니네요.

굉장히 설득력 있는 글 같습니다.

18:31
21.07.15.
golgo
감사합니다 처음 볼땐 이야기전개에 별 의미가 없는 장면이고 대사인데 왜 넣었지?안그래도 다큐 부분 지루한데 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뭔가 있어서 그걸 넣었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8:35
21.07.15.
3등
생각할수록 노이가 바얀 신을 거부한 게 만악의 근원...
18:39
21.07.15.
profile image
님은 마지막인터뷰에서 바얀신을 느껴본적이 평생동안 단 한번도 없었다며 슬피 웁니다. 
여기서
평생동안이라고 영화에 나오나용?
19:48
21.07.15.
아악아아아
님이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채 단한번도 느껴본적이 없다고 말했고 느껴지지않아요가 아닌 느껴본적이 없어요라고 말했으니 시제는 현재완료형으로 해석함이 맞다고 봅니다. 노이와의 대화에서 느낀다고 말한건 거짓말이었다는 뉘앙스가 마지막인터뷰에서 흘러나오죠.
19:58
21.07.15.
.,..,.,.
관리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20:48
21.07.15.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모든 글 다 읽으면서 너무 흥미로웠고 또 새로운 글 올라올지 기대돼요 ㅎㅎ
22:06
21.07.15.
profile image
기다리다 기절할거같아요!!!!!!!!!!! ㅎㅎㅎ 다음편 기대되요 ㅠㅠ
22:54
21.07.15.
플렁아웃
이거 다음편 마닛편은 아까 올렸으니 안 읽으셨으면 읽어보세요~!
22:57
21.07.15.
생각하면 할수록 각본을 엄청 쫀쫀하게 쓴듯해요 ㄷㄷ
14:54
21.07.21.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오징어 게임 2] 호불호 후기 모음 5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3일 전17:22 7289
공지 [애니멀 킹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9 익무노예 익무노예 4일 전14:16 2087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2 익무노예 익무노예 24.12.23.11:36 14324
HOT 애플TV+) 슬로 호시스 시즌1-4 최고의 첩보물! 2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00:02 448
HOT 2024년 12월 30일 국내 박스오피스 3 golgo golgo 3시간 전00:01 785
HOT 디즈니 플러스) 왓 이프 시즌3 - 초간단 후기 6 소설가 소설가 4시간 전22:42 460
HOT (약스포) 월하의 공동묘지를 보고 3 스콜세지 스콜세지 4시간 전22:32 249
HOT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시사회 후기 남겨요! 1 무비카츠 무비카츠 5시간 전21:53 284
HOT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파트1 시사회 리뷰 1 또레 5시간 전21:22 380
HOT 데어데블, 어벤져스에 합류하나 2 카란 카란 6시간 전20:55 969
HOT <스포 주의> 결말이 아직도 생생한 작품들 1 뚠뚠는개미 6시간 전20:55 737
HOT 빌 스카스가드, 니콜라스 홀트의 따뜻한 배려에 감사 2 카란 카란 6시간 전20:26 756
HOT 오징어 게임,20년 후 3 Sonatine Sonatine 8시간 전18:46 2342
HOT 코믹콘 재팬에서 팬서비스 해주는 세바스찬 스탠 2 GI 8시간 전18:40 890
HOT 올해 저의 best top 10 영화 1 무비디렉터 8시간 전18:20 1261
HOT 2025년 오스카 작품상 예측 - 인디와이어 2 NeoSun NeoSun 8시간 전18:08 1831
HOT 스기이 기사부로가 말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과거, 현재, 미래 6 중복걸리려나 9시간 전17:31 778
HOT 데드데드데몬즈 .. 이영화 잘나가는 애니영화 군요.. 3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9시간 전17:21 802
HOT 2004년 사건이 모티브인 영화 '한공주' (2013) 무... 1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9시간 전17:18 567
HOT 25년 1분기 일드 라인업! 4 하드보일드느와르 9시간 전17:17 668
HOT [오리지널 티켓] No.129 보고타 1 무비티켓 10시간 전17:01 591
HOT “‘하얼빈’ 느리고 어둡다고요?” 1 카란 카란 10시간 전16:53 1906
1162296
image
스누P 1시간 전01:51 141
1162295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0:43 271
1162294
normal
끌리면봅니다 2시간 전00:16 609
1162293
normal
3시간 전00:05 162
1162292
image
소설가 소설가 3시간 전00:02 448
1162291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00:01 785
1162290
normal
3시간 전00:00 118
1162289
normal
3시간 전23:53 143
116228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3:46 384
1162287
normal
MOTB 3시간 전23:37 194
1162286
normal
울프맨 3시간 전23:18 661
1162285
normal
울프맨 3시간 전23:14 672
1162284
image
GI 4시간 전22:53 288
1162283
image
쏘쏘거북 4시간 전22:50 198
1162282
image
소설가 소설가 4시간 전22:42 460
1162281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4시간 전22:32 249
1162280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22:24 317
1162279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22:14 704
1162278
image
무비카츠 무비카츠 5시간 전21:53 284
1162277
normal
totalrecall 5시간 전21:40 815
1162276
normal
울프맨 5시간 전21:26 351
1162275
image
또레 5시간 전21:22 380
1162274
image
카란 카란 6시간 전20:55 969
1162273
image
min님 6시간 전20:55 483
1162272
image
뚠뚠는개미 6시간 전20:55 737
1162271
normal
Sonatine Sonatine 6시간 전20:38 268
1162270
image
카란 카란 6시간 전20:26 756
1162269
normal
하늘위로 7시간 전19:43 237
1162268
image
Sonatine Sonatine 8시간 전18:46 2342
1162267
image
GI 8시간 전18:40 890
1162266
image
무비디렉터 8시간 전18:20 1261
1162265
image
NeoSun NeoSun 8시간 전18:08 1831
1162264
image
9시간 전18:00 557
1162263
image
중복걸리려나 9시간 전17:31 778
1162262
image
NeoSun NeoSun 9시간 전17:26 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