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제 다 보신 분들만>톨킨 경이 반지의 제왕을 통해 진짜 하고 싶었던 말
많은 사람들이
반지의 제왕을 보고 그 서사의 장엄함에 감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톨킨경은 장엄함 보단
"작고 하찮은 존재라도 가치가 있고 그 어떤 영웅적이고 서사적인 일대기라도 사소하고 투박한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호빗이란 종족은 인간 절반의 키와 욕심도 없고 야망도 없는 잘먹는게 가장 큰 욕심인
다른 종족이 보기에 나약하고 하찮은 종족이었고
사루만은 그들을 하찮게 여기며 천대하는 말을 했죠.
하지만 프로도 샘 메리 피핀이 한 일들은 항상 결정적인 일을 해왔습니다.
프로도는 신인 간달프조차 타락할까 두려워 손도 못 대는 반지를 2년간 운반했고 그 유혹을 잘 이겨왔습니다.
마지막에 이실두르와 같이 타락했지만 그가 아니었다면 이미 중간계는 사우론의 손에 넘어갔을 겁니다.
샘은 누구도 가기 싫어하는 모르도르로 여행하며 프로도를 물심양면 도와줍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프로도는 진작 골룸에게 반지를 빼앗겼을 것이고 결국 나즈굴들의 손에 들어갔겠죠.
피핀은 엔트들을 전쟁에 참여하게끔 꾀를 쓰고 3편에서 의도치 않았지만 사우론이 팔란디르를 통해 피핀이 반지를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게되죠. 게다가 간달프의 명령대로 봉화에 불을 붙여 로한의 기마대를 부릅니다 그로 인해 아라곤이 곤도르로 귀환하고 검은문 공격을 감행하는 과정까지 이어지며 프로도에게 기회를 주었죠 용기 또 대단한게 마지막 검은문 앞 전투에서 아라곤 다음으로 돌격하죠. 그들의 용맹함은 누구보다 고귀하며 컸습니다.
메리는 로한에 남아 에오윈을 보필하며 전투에 참여하고 그가 마법사 왕의 뒤를 치지 않았다면 에오윈은 결국 죽었을 겁니다.
피핀과 더불어 아라곤 다음으로 돌격하죠.
-이때 마법사 왕의 뒤를 찌른 검은 마법사 왕이 멸망시킨 두메다인 왕국의 후예들이 마법사 왕을 물리치기 위해 특수 제작한 검이었고
이 검은 1편 프로도가 나즈굴에게 칼침 당한 장소에서 아라곤이 나눠준 그 호신용 칼이었죠.
결국 두메다인의 복수는 작은 존재인 호빗의 손에 의해 그 목적을 달성하게 됩니다.
(마법사 왕 또한 인간(man)은 날 죽일 수 없다고 하찮게 대하며 업신여겼지만 결국 그 하찮은 인간(woman)의 손에 최후를 맞이하죠)
이처럼 당장은 큰 일 같아 보이진 않지만 저들이 행한 일은 나비효과가 되어 큰 변화를 불러 옵니다.
프로도가 모리아 광산에서 골룸을 발견하고 간달프에게 왜 골룸을 죽이지 않냐 질문하자
"아무리 하찮은 자라도 저마다의 할 일이 있다"라고 합니다.
골룸은 프로도를 미행하지만 프로도를 안내해 모르도르로 들어갈 수 있게끔 했고 최후에는 타락한 프로도를 의도치 않게 막는 결과까지 내었습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프로도는 진작 길을 잃거나 검은문에서 잡혀 죽었거나 운명의 산에서 타락한 프로도를 막지 못했을 겁니다
간달프의 말처럼 골룸같은 살인자에 저주받은 하찮은 자도, 작고 싸움도 못하고 힘 없는 호빗들도 전부 할 일이 있었던 것이죠.
이들을 무시했던 사루만과 사우론은 신들일지라도 이 작은 존재들로 인해 최후를 맞이하고
이들을 믿었던 간달프 아라곤은 승리하며
중간계 대륙에는 평화가 찾아오게 되죠.
에필로그에서 그들에게 절을 하는 장면을 통해 톨킨은 세상 모든 작은 존재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장엄한 서사를 가진 이가, 하찮은 존재에 지나지 않았던 이들이 이룬 업적에 경의를 표했듯이 말이죠.
여담으로 이 장면에서 각자 성격이 나오는데
메리와 피핀은 즐거운 반면
겸손한 샘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는지 어리둥절한 모습을 하고
마지막에 타락해버린 프로도는 자신이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가거나, 실망시킬뻔 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저런 불안한 표정을 지은 겁니다.
(피터잭슨 감독의 디테일 중 하나죠.)
이런 죄책감과 타락에 대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프로도는 간달프의 인도 아래 신의 세계 천국인 발리노르로 떠나는 보상을 받습니다.
톨킨 세계관에서 죽음은 축복으로 프로도의 죽음을 암시하기도 하여
다시는 만나지 못할거란 아쉬움에 메리 피핀 샘이 슬픈 표정을 지은 거죠.
하지만 천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지낼 프로도는
레드북의 결말대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레골라스 김리 또한 반지전쟁의 공으로 발리노르행 티켓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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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을 다 보고나니 샘이 주인공인걸 다시 느낌.
2편 앤딩 대사도 멋지게 하고 전체 대사도 아마 제일 많을듯.
아마도
프로도랑 같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강해서 였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반지의 힘이 필요없을만큼
갈라드리엘이 프로도에게 한 대사에 그대로 나오죠 "Even the Smallest Person can Change the Course of the Future."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입니다
반지시리즈를 볼때마다 호빗들의 능력에 정말 감탄하게 됩니다 의도했든 의도치않았든 그들의 행동과 순간의 결정이 갈라드리엘의 말처럼 거대한 중간계의 흐름을 바뀌놓게 되니까요
특히 링베어러로서의 프로도의 위대함은 중간계 대대로 찬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소박하고 착한 샘조차 프로도가 죽은줄 알고 맡아둔 반지를 다시 프로도에게 되돌려주기 잠깐 힘들어할 정도로(그걸 또 되돌려준 샘 역시 엄청나죠ㅜㅜ) 끊임없는 반지의 유혹과 태산같은 악의 무게를 그 작은 몸으로 1년 이상 버티며 모르도르를 향한 여정을 이어갔죠
첫개봉 당시 영화를 봤을때 간달프는 왜 저 작고 평화로운 호빗에게 이렇게 힘든 임무를 맡긴 거야 라는 생각에 밉기까지 했는데 이후 영화를 볼때마다 이게 프로도와 세 호빗들의 운명일 수밖에 없었다는걸 깨닫게 됩니다 더불어 곤도르 사람들 틈에 서서 호빗들에게 절을 하고 싶어지더군요ㅎㅎ
정답입니다.
저도 반지의 제왕과 실마릴리온을 보면서 느꼈던 점이죠.
더불어 이영도 작가님이 드래곤 라자에서 주인공을 하찮은 초쟁이로 둔 것도 그런 의미였죠.
먼치킨이 되어버렸지만..
발리노르행 티켓 탐나요ㅎ
크... 정말 핵심을 잘 짚어주신 글이네요 뭉클합니다